내가 태어난 곳은 충청북도 청원군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청원군 남이면 척산리다. 조금 있으면 청주시와 통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청원군이란 이름도 곧 사라질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태어난 곳에서 오래 살지를 않아 고향이란 느낌은 전혀 없다. 그저 호적에 남은 출생지로 기억될 뿐이다.
고국에 들어가 있던 어느 날, 자신이 태어난 곳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철이 드는 것인지, 나이를 먹는 것인지…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청주시를 싸고 있는 청원군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2009년 12월 22일과 29일 양일을 이용해서 말이다.
청원군에 속하는 읍면이 과연 몇 개일까 꼽아보니 모두 10개가 떠올랐다. 어디부터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중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살았던 마을부터 찾았다. 북이면 추학리 학암마을. 열 다섯 살 까까머리 시절에 그 친구를 따라 십 리가 넘게 제방을 따라 걸어왔던 곳이다.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친구네 집을 찾아 보았지만 어느 집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ROTC 출신으로 임관 사진을 나와 같이 찍었던 그 친구는 30대 초반에 요절하고 말았다.
북이면 추학리를 시작으로 내수읍 비상리, 미원면 미원리, 낭성면 문박리, 문의면 품곡리, 강내면 신촌마을, 강외면 오송리 등을 차례로 돌았다. 그 외에도 남일면과 부용면, 오창면도 돌았지만 도회지처럼 변한 시골 모습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일찍 빠져 나왔다. 요즘 시골 마을에서 옛 기억 속의 정겨움을 찾아낼 것이라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꼭두새벽에 출발해 10개 읍면을 돌고 왔더니 거의 10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이것도 장난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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