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살거나 어떤 일로 밴쿠버를 들르는 사람이라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파노라마 리지를 다녀오라 강력 추천한다. 파노라마 리지에서 보는 조망이 가리발디 주립공원에선 최고 경관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일로 파노라마 리지를 다녀오려면 발품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야 한다. 당일로 하기엔 힘에 부치거나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테일러 메도우즈(Taylor Meadows)나 가리발디 호수(Garibaldi Lake)에서 하룻밤 캠핑을 하고 그 다음 날 파노라마 리지를 올라도 좋다. 산행 거리는 왕복 30km이고 등반고도도 1,520m나 된다. 소요시간은 대략 10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산행 기점은 가리발디 호수나 블랙 터스크(Black Tusk)를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러블 크릭(Rubble Creek) 주차장이다. 주차장을 출발해 가리발디 호수로 오르는 완만한 지그재그 길을 6km 오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들어서 테일러 메도우즈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숲이 사라지면서 시야가 트이는 테일러 메도우즈에선 블랙 터스크의 뾰족한 첨탑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 블랙 터스크 정션에서 계속해 직진을 한다. 헬름 호수(Helm Lake)가 보이는 삼거리, 파노라마 리지 정션에선 오른쪽으로 꺽어 파노라마 리지까지 제법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올라야 한다. 파노라마 리지가 가까워 올수록 발 밑에 돌조각들이 많아진다.
해발 2,100m가 넘는 파노라마 리지에 오르는 순간, 지금까지 막혀있던 전방 시야가 거칠 것 없이 탁 트인다. 비취색을 자랑하는 가리발디 호수가 우리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왜 이곳에 파노라마 리지란 이름을 붙였는지 금세 이해가 간다. 가리발디 호수와 그 뒤에 버티고 선 설산들이 한데 어우러져 굉장한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절로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낮게 깔린 구름이 설산을 부분적으로 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우리 뒤로는 블랙 터스크가 아까 테일러 메도우즈를 지나며 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파노라마 리지를 둘러싼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내가 사는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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