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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마운트 호수(Wedgemount Lake)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4. 8. 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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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러를 지나 펨버튼 쪽으로 12km를 더 가서 오른쪽으로 꺽으면 웨지마운트 호수로 오르는 산행 기점을 만난다. 가리발디 주립공원에서 가장 북쪽에 속하는 웨지마운트 호수는 주립공원이 자랑하는 다섯 명소 가운데 하나다. 이 다섯 명소를 남쪽부터 소개하면, 스쿼미시(Squamish)에서 들어가는 엘핀 호수와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가 첫 명소이고, 여기서 휘슬러 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두 번째 명소인 블랙 터스크와 가리발디 호수를 만난다. 이 지역은 가리발디 주립공원 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휘슬러 직전에 있는 치카무스(Cheakamus) 호수와 휘슬러에서 오르는 싱잉패스(Singing Pass)가 세 번째, 네 번째 명소로 꼽힌다. 여기서 소개하는 웨지마운트 호수는 다섯 번째 명소로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야긴 여기도 무척 아름다운 곳이란 의미 아니겠는가.

 

웨지마운트 호수까지의 산행 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편도 7km, 왕복으론 14km인데 밴쿠버에 있는 트레일 중에선 긴 편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등반고도는 만만치 않다. 이 거리에 등반고도가 자그마치 1,220m에 이른다. 한 마디로 경사가 무척 가파르다는 말이다. 가리발디 주립공원에서는 제법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빠른 걸음으로 다녀온다면 5시간도 가능하겠지만 실제는 6~7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을 시작해 웨지 크릭(Wedge Creek)을 지나고 산사태가 났던 너덜지대를 지난다. 그나마 산사태 지역에선 시야가 트여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지그재그 산길을 따라 고도를 올리면 어느덧 숲을 벗어나며 마지막 가파른 바윗길이 우릴 맞는다. 다리는 이미 퍽퍽해졌지만 웨지마운트 호수가 그리 멀지 않다는 희망에 다시 걸음을 떼어 놓는다.

 

입에서 단내가 날 즈음이면 눈앞에 빙하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곤 바로 BCMC에서 지었다는 조그만 산장 건물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인 호숫가에 도착한 것이다. 웅장한 봉우리에 둘러싸인 철옹성 호수는 고즈넉한 가운데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에머랄드 빛으로 빛나는 저 물색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호숫가 바위에 자리잡고 도시락을 펼쳤다. 이런 대자연 앞에서 먹는 도시락처럼 맛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똑같은 음식이라도 장소에 따라 맛이 차이를 보이니 이것 또한 대자연의 축복이리라. 한발한발 걸어 올라온 자에게 자연이 선물하는 보답에 가슴이 시렸다. 다음엔 산장에 묵거나 캠핑을 하면서 하룻밤을 여기서 묵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장은 선착순이라 먼저 오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아니면 텐트를 가져와 캠핑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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