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타운을 빠져나와 우리가 향한 곳은 PEI 국립공원이었다. 북쪽 해안지역에 자리잡은 이 국립공원은 40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었다. 빨간색 절벽과 하얀 사구가 어우러져 아주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캐나다의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선 아무래도 격이 좀 떨어지지 않나 싶었다. 주마간산으로 너무 빨리 지나가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국립공원 경계 밖에 위치한 노스 러스티코(North Rustico)도 지나쳤다.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 이제는 관광지로 변모한 것 같았다. 하얀 등대와 창고, 카페, 선물가게도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오후 늦게서야 PEI 국립공원의 서쪽 끝을 이루는 카벤디시(Cavendish)에 도착했다. 우리에겐 빨간머리 앤으로 유명한 곳이다. 루시 몽고메리(Lucy Montgomery) 1908년에 펴낸 <Anne of Green Gables>가 우리에겐 빨간머리 앤으로 번역이 되어 소개가 되었다. 그 소설 속 배경이 되었던 집, 그린 게이블스를 아직도 보존하고 있었다. PEI는 이 빨간머리 앤이란 콘텐츠로 엄청난 관광 수입을 올리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여기서 결혼식 올리는 것을 소원으로 여기는 일본 젊은이들이 많다고 하지 않는가. 유명한 소설가 한 명 배출한 덕분에 PEI는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는 컨텐츠를 확보한 셈이다. 부러울 뿐이다. 

 

그린 게이블스를 나와 PEI 국립공원 서쪽 끝에 있는 비치로 가면서 운좋게도 한 무리의 여우를 만날 수가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녀석들인데 이 지역엔 자주 출몰하는 모양이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낯설지 않은지 사람을 겁내는 기색은 없었다. 비치로 들어섰다. 아직 수온이 차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없었다. 비치를 산책하는 사람들 몇 명이 전부였다. 여기서도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 붉은 절벽이 대조를 이루는 해안 풍경에 눈이 즐거웠다. 이제 노바 스코샤로 돌아갈 시각이 되었다. PEI를 빠져 나올 때는 컨페더레이션 다리(Confederation Bridge)를 타기로 했다. 끝없이 이어진 다리 위에서 바다 위로 떨어지는 석양을 감상하는 것으로 하루 여행을 마감했다.

 

 

PEI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섰다. 붉은 색을 띤 절벽과 모래사장이 푸른 하늘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확트인 대서양에 가슴을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룬 조그만 어촌마을 노스 러스티코에 들렀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빨간머리 앤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린 게이블스. 루시 몽고메리의 소설 속 배경이 된 곳이라 연중 관광객으로 붐빈다.

 

 

카벤디시에 있는 비치를 가기 위해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섰다가 여우 몇 마리를 만났다.

이 녀석들은 사람을 무서워하기보단 오히려 지나가는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았다.

 

 

 

 

카벤디시 비치에서 만난 PEI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풍경을 담아 보았다.

붉은색의 절벽이 단연 압도적이었고, 붉은 바위에는 둥글게 뚫린 구멍이 많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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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07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립공원 타이틀을 지니기엔 높은 산과 맑은 호수가 없어서 격이 떨어진다~하시는것 같은데요...ㅋ
    소설을 읽고 상상한 집과 좀 다르게 생겼어요...
    작가 일대기를 읽어보면 옛 사람은 사랑도 만만디로 진행했더군요...오래 익혀서 깊이가 더했을 것 같습니다...^^
    왜 바위가 붉은 색인지요...철분같은 광물이 포함되어서 그런지~

    • 보리올 2014.04.07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간머리 앤의 저자 몽고메리의 결혼 생활이 그리 행복하진 않았다 들었습니다. 부군이 무척 완고한 목사라고 들었습니다. 맞는지 모르겠지만요. 해안 풍경만 있는 국립공원이라 그리 장엄하단 느낌이 없었습니다. 바닷가 바위가 주로 형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붉은 색을 많이 띄죠.

  2. roue 2017.02.16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우가 공격하지 않나요 가까이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