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친 시각에도 하늘은 여전히 밝았다. 비가 그친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지만 그 사이로 파란 하늘이 드러나 청량감을 선사했다. 날씨도 시원해졌고 공기도 맑아 산책하기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오카나간 호수(Okanagan Lake)로 내려섰다. 프라이비트 비치(Private Beach)에서 보는 호수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무심히 떠있는 보트 몇 척 뒤로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올라 눈을 즐겁게 했다. 그리 대단한 풍경은 아니었지만 인적이 없는 호숫가에서 호젓함을 맘껏 누릴 수 있었다. 호숫가를 따라 남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겔라틀리 베이(Gellatly Bay)에 이르기까지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는 차량 몇 대를 보았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온 뒤라 쳐도 너무 적막한 곳이 아닌가 싶었다. 겔라틀리 베이에 닿으니 그나마 낚시하는 사람이 보이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커플에 다이빙대에서 물로 뛰어드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꽤 알려진 관광지임에도 사람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푸르름을 선사하는 나무들이 호숫가를 점령한 프라이비트 비치로 내려섰다.

 

프라이비트 비치에서 호수 위에 떠있는 보트와 뭉게구름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오카나간 호수 건너편으로 붉은 햇살이 스며들었다. 캐나다 구스가 유유히 호수를 헤엄쳐갔다.

 

호숫가를 따라 남쪽으로 방향을 트니 오른쪽엔 아직도 강한 햇살이 비친다.

 

북쪽 하늘에 가득한 구름 사이로 석양의 붉은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을 돌려 호수 남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겔라틀리 베이에는 그나마 인적이 보여 잠시나마 적막감을 잊을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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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리부부 2021.11.12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캐나다에서만 느낄수 있는 풍경이네요ㅋㅋ
    사진을 멍하니 바라 봤습니다ㅋㅋ

    • 보리올 2021.11.13 1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나다를 잘 아시는 분 같습니다. 땅덩이는 크고 사람은 적어 좀 황량한 곳이지만 그래도 청정한 자연은 괜찮은 곳이죠. 그 점을 전 좋아합니다.

 

 

팬데믹 기간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첫 가족 여행으로 나선 곳이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였다. 2년이란 세월을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 했던 사위와 와인 한 잔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 졸지에 가족 여행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 부부에 두 딸, 사위까지 모두 5명이 차 한 대로 출발했다. 코퀴할라 하이웨이(Coquihalla Highway)를 지나 메리트(Merritt)에서 97C 하이웨이로 갈아탔다. 우리가 묵을 숙소가 있는 켈로나(Kelowna)까진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 큰딸이 예약한 웨스트 켈로나의 에어비앤비 숙소에 짐부터 풀었다. 첫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어 숙소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오카나간 호수(Okanagan Lake)로 산책을 나갔다. 이 호수는 길이 135km, 폭이 4~5km에 이르는 굉장히 큰 호수다. 호숫가를 따라 1~2km 산책해도 극히 일부분만 보는 셈이다. 프라이비트 비치(Private Beach)를 오르내리는 와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치 옆에 있는 정자에서 비를 피해야 했다. 소나기가 지나간 후에 다시 비치로 내려섰다. 빗방울은 멈췄지만 하늘엔 구름이 가득해 칙칙한 호수 풍경을 눈에 담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메리트에서 97C 하이웨이를 타고 켈로나로 향했다.

 

웨스트 켈로나에 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는 깔끔해서 좋았다.

 

사위가 가져온 화이트 와인으로 웰컴 드링크를 대신했다.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빗방울이 멈춰 호숫가를 따라 겔라틀리 베이(Gellatly Bay)까지 걸어갔다 .

 

숙소로 돌아와 큰딸과 사위가 준비한 와인과 고기로 저녁을 해결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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