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차노에서 오르티세이(Ortisei)로 이동했다. 곤돌라와 케이블카를 이용해 세체다(Seceda)를 오르기 위해서다. 요즘 무릎이 부실해져 관광객 모드로 케이블카 타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1인당 32유로를 받는 케이블카 요금은 솔직히 만만치 않았다. 해발 2,456m에 위치한 케이블카 스테이션에서 내렸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십자가가 세워진 파노라마 전망대로 천천히 걸어 올랐다. 구름이 많은 날씨라 사방으로 펼쳐진 산악 풍경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았다. 능선에 닿으니 세체다 산군의 위용이 바로 우리 눈 앞으로 다가왔다. 사스 리가이스(3,025m)를 비롯해 페르메다(2,873m), 푸르체타(2,942m) 등 하늘로 솟은 봉우리들이 기묘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구름에 휘감긴 봉우리도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다. 하지만 트레 치메와 더불어 돌로미티에선 유명세를 떨치는 곳인데 날씨 복 없는 것이 좀 속상하기는 했다.

 

세체다는 푸에즈 오들레 자연공원(Parco Naturale Puez Odle)에 속한다. 독일어로는 푸에즈 가이슬러(Puez Geisler)라고 불린다. 오들레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이 지역 원주민들이 쓰는 라딘어로, 바늘(Needle)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뾰족한 침봉을 바늘에 빗대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능선엔 젋은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특히 러시아에서 온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능선을 따라 천천히 걸어 세체다 봉으로 좀더 접근해 보았다. 사방으로 펼쳐진 주변 산세도 부지런히 눈에 담았다. 사진에서 봤던 풍경보단 극적이진 않았지만 이 풍경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능선에서 내려와 2B 트레일을 타고 케이블카 스테이션으로 돌아왔다. 스테이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음식과 맥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르티세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세체다로 올랐다.

 

 

 

 

 

 

세체다에 오르면 사방으로 아름다운 산악 풍경이 펼쳐져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십자가가 세워진 능선은 세체다 봉을 조망하기에 좋은 위치라 거의 모든 사람이 여길 오른다고 보아도 좋다.

 

 

 

십자가가 있는 파노라마 전망대에서, 그리고 능선을 따라 걸으며 뛰어난 산악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돌로미티가 자랑하는 곳답게 세체다는 그 특유의 풍경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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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계리직 2020.03.23 2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포르투갈 북서부에 있는 아베이루(Aveiro)는 인구 8만 명을 가진 도시로 대서양에 면해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운하가 있고 그 운하를 떠다니는 몰리세이루(Moliceiro)란 배가 있어서 포르투갈의 베니스라 불리지만, 솔직히 베니스와 비교해선 규모가 너무 작았다. 몰리세이루는 과거에 해조류를 채취해 마을로 실어나르던 보트였는데 요즘은 관광객을 싣는 유람선으로 바뀌었다. 베니스의 곤돌라에 비해선 훨씬 컸고 외관을 다채로운 색깔로 장식해 제법 화려해 보였다. 이 운하와 몰리세이루가 아베이루의 최고 볼거리로 꼽힌다. 코스타 노바(Costa Nova)로 가는 길에 아베이루를 잠시 들러 운하를 따라 산책을 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몰리세이루에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관광객이 그리 많은 도시는 아니었다.

 

운하 주변을 둘러보곤 주마간산으로 도심도 잠시 돌아보았다. 아베이루는 19세기부터 유행한 아르노보(Art Novo),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건물이 많아 의외로 아름다운 도심을 간직하고 있었다. 높지 않은 건물이 제각각 다른 모양을 하고는 개성을 뽐내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다. 골목길로 들어서 발길이 닿는대로 걸었다. 건물이나 담장에 아줄레주 타일 장식을 한 곳이 많아 산책 또한 즐거웠다. 로마 시대부터 아베이루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 소금이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선 소금을 조금씩 포장해 판다. 요즘엔 계란 노른자와 설탕을 섞어 속에 넣은 전통 과자, 오보스 몰레스(Ovos Moles)로 이름을 날린다. 어느 카페에서나 오보스 몰레스를 팔았다. 맛이나 본다고 하나 입에 물었는데 내 입에 너무 달아 하나로 끝냈다.

 

 

 

 

 

운하에 정박 중인 화려한 색상의 몰리세이루가 운하를 따라 도열한 건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운하 위에 있는 로터리 한 편에 세워진 조각상

 

이 지역 탐험가로 15세기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베닌을 발견한

조앙 아폰수 데 아베이루(João Afonso de Aveiro)동상이 운하 옆에 세워져 있다.

 

운하 옆으로 아름다운 아르노보,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이 즐비해 도심 풍경을 돋보이게 한다.

 

 

 

 

 

아름다운 건축물 사이를 걷는 골목길 탐방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골목길을 걸으며 오보스 몰레스, 공예품, 생선 통조림, 소금을 파는 가게도 지나쳤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면서 눈에 들어온 극장 건물과 그 옆 담장의 타일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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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둘리토비 2019.07.15 2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비긴어게인2"를 보면서 포르투갈에 가고 싶어지더라구요(포르투와 리스본중심이었죠)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책으로 읽고 소장한 DVD로도 보면서 좀 더 강렬해졌어요

    전 북유럽,핀란드를 집중적으로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외에 여기 포르투갈이 정말 궁금해요~^^

    • 보리올 2019.07.16 0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핀란드에 계시는 모양이죠? 30년 전에 독일에서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헬싱키까지 기차로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둘리토비님 블로그엔 굉장히 철학적인 화두들이 많네요. 부럽습니다.

  2. 해인 2019.11.15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르투갈의 베니스 라고 하기에는 많이 심심하죠 😅 그래도 곤돌라같은 몰리세이루와 알록달록한 집들이 왜 베니스에 비유되는지는 알긴 하겠더라구요. 흐린 날이었지만 이때 먹었던 계란 노른자맛 포르투갈 전통과자 (이름 까먹었어요)와 이 곳 장인의 가게에서 데려온 와인홀더, 기억에 오래 오래 남을거에요! 와인홀더 하나만 더 데려오고 싶으니까 또 가야겠어요.

    • 보리올 2019.11.15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 넌 아베이루에서 와인홀더를 득템했지. 그런 품목은 안목이 있는 사람이나 살 수 있는데 말야. 아베이루 전통과자는 오보스 몰레스라 한단다. 그것만 파는 가게도 있었지.

 

 

베네치아만에 있는 석호, 즉 라군(Lagoon)에 흩어져 있던 118개 섬들을 400여 개의 다리로 연결하면서 베네치아는 도시로 성장을 하게 되었고, 중세 시대에는 중계무역을 통해 경제적인 번영을 구가하였다. 섬과 섬 사이의 수로와 운하가 중요한 교통로가 된 까닭에 수상도시, 운하도시로 불리게 되었다. 베네치아에선 사람이나 물자를 실어나르는 조그만 배, 곤돌라의 역할이 꽤나 중요했다. 곤돌라는 길이 10m 내외의 소형 선박으로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간다. 선수와 선미의 휘어져 올라간 모양새가 고풍스러워 보인다. 오래 전에 타본 적이 있어 썩 마음이 내키진 않았지만, 곤돌라를 타고 싶다는 일행이 있어 리알토 다리 근방에서 배에 올랐다. 이젠 흔하디 흔한 관광상품으로 전락해 낭만이 넘치진 않았다. 노를 젓는 곤돌리노도 서비스 정신보다는 돈을 챙기곤 그 다음부턴 시간 때우기에 바빠 보였다. 최대 6명까지 30분 운행에 80유로를 받았다. 물 위에서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다리 위에선 이런 골목길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S자 형의 대운하, 즉 카날 그란데(Canal Grande)가 베네치아 도심을 지난다.

 

1591년에 지어진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는 카날 그란데를 연결하는 다리 네 개 중 가장 오래되었다.

 

 

 

리알토 다리 인근에서 곤돌라에 올라 수로로 만들어진 골목길을 한 바퀴 돌았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타는 곳은 여러 군데가 있다. 산마르코 성당 바로 뒤에도 곤돌라 타는 곳이 있었다.

 

 

 

 

 

 

곤돌라를 타는 것보다 운하 위에 있는 다리에서 골목을 누비는 곤돌라를 찍는 것이 더 즐거웠다.

 

산마르코 광장에 면해 있는 곤돌라 탑승장.

 

 

 

산타루치아 역으로 걸어가면서 눈에 띈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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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894m의 플레제르(Flegere)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뚜르 가는 버스를 타고 레프라(Les Praz)에서 내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래로 골프장이 나타났고 곧 샤모니와 몽블랑이 보이기 시작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플레제르 산장과 레스토랑부터 들렀다. 산장이나 레스토랑 앞마당은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안락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여유롭게 산악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예전에 플레제르 산장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어 이곳 풍경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산악 풍경은 한 마디로 대단하다. 운이 좋게도 몽블랑 정상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자리잡은 침봉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구름에 가리는 것이 좀 아쉬웠다. 몽땅베르에서 보았던 메르 드 글라스 빙하와 그 뒤에 버티고 있는 그랑 조라스도 눈에 들어왔다.

 

사실 플레제르는 락블랑(Lac Blanc)을 가기 위해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아니면 해발 2,595m의 엥덱스(Index)까지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하이킹을 즐기기도 하지만, 난 레스토랑 앞뜰에서 맥주 한 잔 시켜놓고 내내 몽블랑만 바라보다가 내려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레우슈(Les Houches)로 이동하여 레샤방(Les Chavants)에서 곤돌라로 해발 1,900m에 있는 프라리옹 고원(Prarion Plateau)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았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사용하지만 여름철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세상이었다. 여기서도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다곤 하지만 식별이 쉽지 않았고 조망도 별로였다. 오히려 몽블랑 앞에 있는 돔뒤구떼(Dome du Gouter, 4304m)와 에귀드비오나세이(Aiguille de Bionnassay, 4052m)가 더 뚜렷이 보였다.

 

레프라에 있는 플레제르행 케이블카 승강장

 

 

 

플레제르에 있는 레스토랑 앞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 모습을 감췄다.

 

 

구름이 많은 날씨임에도 온전한 모습의 몽블랑 정상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샤모니 계곡 반대편에 메르 드 그라스 빙하가 길게 자리잡고 있다.

 

레우슈에 있는 프라리옹행 곤돌라 승강장

 

 

겨울철에는 스키, 여름철에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인파가 많다.

 

 

프라리옹 고원을 한가롭게 거닐다 고원에 설치한 호텔과 옛 시설 잔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프라리옹에서 바라본 몽블랑 산군. 구떼와 비오나세이 봉이 두드러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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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퍼기 2019.03.11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랑 느낌이 비슷하네요ㅎ좋은 사진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샤모니 쪽에서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 그리고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브레방(Brevent)이 아닐까 싶다. 샤모니에서 접근이 쉽고 조망이 뛰어나 에귀디미디와 더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브레방 전망대를 오르려면 샤모니에서 걸어 10분 거리에 있는 곤돌라 승강장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곤돌라를 타고 플랑프라(Planplaz)까지 간 다음,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해발 2,525m의 브레방까지 오른다. 플랑프라에서 날아오른 패러글라이드가 하늘을 수놓은 장면도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었다. 브레방에서 내리면 몽블랑을 조망할 수 있는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어느 곳에서나 몽블랑을 보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조금 더 발품을 팔면 브레방 정상에 닿는다. 정상 표식도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브레방을 둘러싼 에귀 루즈(Aiguille Rouges) 산군도 한 눈에 들어오지만 아무래도 압권은 몽블랑 조망이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몽블랑 정상은 구름에 가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몽블랑 정상은 자주 본 적이 있어 그리 섭섭하지는 않았다. 몽블랑 정상에서 샤모니 쪽으로 뻗어내린 빙하와 산기슭이 묘한 흑백의 조화를 보여줘 그나마 고마울 뿐이었다.

 

샤모니에 있는 곤돌라 승강장

 

 

곤돌라로 해발 1,999m에 있는 플랑프라에 올랐다.

 

 

 

플랑프라에서 브레방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패러그라이딩 할공장이 아래 있어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드를 많이 볼 수 있다.

 

 

샤모니 유명 전망대 가운데 하나인 브레방 정상에 닿았다.

 

 

 

브레방 뒤편으로 펼쳐진 에귀 루즈 산군이 시야에 가까이 들어왔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으로 반쯤 구름에 가린 웅장한 산악 풍경이 펼쳐졌다.

 

브레방에서 플랑프라로 내려서는 케이블카와 급한 경사를 오르는 산길이 눈에 들어왔다.

 

 

 

플랑프라엔 샤모니에서 유명한 패러글라이딩 할공장이 있다.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더를 옆에서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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