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가지고 베르겐(Bergen)을 출발해 스타방게르(Stavanger)를 거쳐 몇 군데 트레킹을 마치고 베르겐으로 돌아왔다. 며칠 동안 차로 달린 거리야 5~600km 남짓하지만 도로 환경이 무척 열악했고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구간도 있어 시간이 꽤 걸렸다. 우회로가 없는 환경에서 페리는 도로의 일부다 보니 그 운행 시각에 정확히 맞추는 일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었다. 노르웨이 도로 상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많이 뒤진다. 하지만 노르웨이 지형을 살펴보면 도로를 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금방 이해가 간다. 위도가 높은 지역이라 황량한 산악 지형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데다가 내륙으로 깊게 파고든 피오르드 또한 많다.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에 터널과 교량도 많고 어느 곳을 가든 바다를 건너는 페리를 한두 번은 이용해야 한다.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 시간적인 여유를 넉넉하게 갖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렌터카 비용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비쌌고 그리 좋지 않은 도로를 달리는데도 돈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 우선 피오르드를 건너기 위해 페리를 이용하는 비용이 비쌌다. 거리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40분 걸리는 어느 구간에선 운전자 포함한 차량은 미화 32, 탑승자 한 명당 9불씩을 추가로 내야 했다.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시골 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뭔가 앞에서 번쩍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과속으로 카메라에 찍힌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노르웨이어로 된 표지판을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무인으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시스템이었다. 도로도 엉망인데 돈을 뺏기는 것 같아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 통행료는 나중에 렌터카로 합산 청구되어 내 신용카드에서 일방적으로 빠져 나갔다. 석유로 부국이 된 노르웨이에서 꼭 이래야만 하나 싶었다.

 

베르겐을 출발해 E39 도로를 타고 스타방게르로 내려가다 처음으로 페리에 오른 할젬(Halhjem).

 

 

할젬에서 샌드비크복(Sandvikvåg)으로 가는 페리에서 호수와 같은 피오르드를 만났다.

 

2차선 도로 상에 있는 어느 다리에서 보수 공사가 한창이라 한 차선을 통제하고 있었다.

 

아르스보겐(Arsvågen)에서 모르타비카(Mortavika)로 가는 두 번째 페리에 올랐다.

 

 

스타방게르에서 뤼세보튼(Lysebotn)으로 가는 45번 도로 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붕에 풀이 자란 노르웨이 전통 가옥이 몇 채 있었으나 사람이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산악 지역으로 들어설수록 황량한 지형이 나타났고 차량 두 대가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는 점점 좁아졌다.

 

 

오다(Odda)로 가기 위해 히엘메란드(Hjelmeland)에서 네스빅(Nesvik)으로 가는 페리에 올랐다.

 

 

 

아름다운 풍경을 지녔다는 13번 도로를 달려서 오다 아래에 있는 뢸달(Røldal)에 도착했다.

13세기에 지은 뢸달 통널 교회(Røldal Stavkirke)가 유명한 곳이다.

 

 

오다로 접근하면서 로테포센(Låtefossen)의 쌍폭포를 만났다. 낙차 165m의 폭포는 수량이 많아 그 기세가 대단했다.

 

오다에서 베르겐으로 향하면서 존달(Jondal)에서 마지막으로 페리를 탔다.

 

 

우리가 건너온 하당게르 피오르드에 저녁 노을이 곱게 내려 앉았다.

이 하당게르 피오르드는 노르웨이 3대 피오르드 가운데 하나다.

 

'여행을 떠나다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제네바 ②  (0) 2019.01.31
[스위스] 제네바 ①  (0) 2019.01.28
[노르웨이] 남서부 로드트립  (2) 2016.11.28
[노르웨이] 스타방게르  (2) 2016.11.27
[노르웨이] 베르겐  (4) 2016.11.25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6) 2016.10.20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12.01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리 사진을 보니까 문득 메이플리지에서 포트랭리갈때 이용하던 페리가 생각나요. 그런 조그만 페리에 비해 노르웨이의 바다를 건너는 페리는 밴쿠버에서 밴쿠버아일랜드 들어가는 페리랑 비슷하겠죠?

 

예전에 오슬로(Oslo)에서 베르겐(Bergen)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스치듯 지나쳤던 탓에 스타방게르(Stavanger)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내겐 첫 방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베르겐 남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는 스타방게르는 베르겐에 비해서 그리 크지는 않다. 그래도 노르웨이 남서 해안에선 꽤 큰 도시에 속한다. 노르웨이 전체적으로 봐서 세 번째인가, 네 번째로 큰 도시라 했다. 과거엔 헤링(Herring), 즉 청어가 많이 잡혀 수산업과 가공업이 발달했었다. 하지만 1969년부터 북해에서 석유가 펑펑 솟으면서 현재는 오일 머니로 호황을 누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스타트오일(Statoil)이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오일 메이저도 여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정오를 넘긴 한낮에 스타방게르에 도착해 예약한 호텔부터 찾아들었다. 호텔이 항구 바로 옆에 위치해 도심을 둘러보기가 아주 편했다.

 

부두엔 거대한 크루즈 두 척이 정박해 있었다. 도심에서 웃고 떠들며 맥주를 마시거나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크루즈 승객들로 보였다. 최근 들어 스타방게르에 크루즈 기항이 늘면서 도시 분위기도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항구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곤 구시가지로 올라가 보았다. 항구 서쪽 연안에 위치한 감레 스타방게르(Gamle Stavanger)는 올드 스타방게르, 즉 구시가를 의미한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18, 19세기에 지은 목조주택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가옥 자체의 고풍스러움은 느끼기 어려웠지만 건물 외관을 하얗게 칠해 놓아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른 도시의 구시가처럼 지저분하고 어두침침한 환경과는 완연히 달랐다. 집집마다 창문이나 처마에 꽃바구니를 장식한 여유도 마음에 들었다. 오후 늦은 시각에 크루즈 두 척이 떠나고 나니 도심 전체가 썰렁하게 변해 마치 다른 도시에 온 듯 했다.

 

 

항구 옆으로 멋진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었다.

 

 

스타방게르를 방문하는 크루즈 숫자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한다. 배에서 내린 크루즈 승객들로 도심이 무척 붐볐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구시가인 감라 스타방게르를 헤집고 다녔다.

하얀색을 칠한 건물 외관과 꽃바구니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건물의 커다란 유리창에 도심 풍경이 몇 겹으로 겹쳐 보였다.

 

 

 

항구를 벗어나 바닷가를 따라 홀멘(Holmen) 지역을 둘러 보았다.

하얀 건물 사이로 고동색 건물이 끼어 있는 조합이 새로웠다.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나타났다. 노르웨이 석유 박물관도 눈에 띄었으나 들어가진 않았다.

뤼세 피오르드를 다녀오는 유람선도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에선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한 가판대에 진열된 머플러와 모자가 눈길을 끌었다.

 

 

어느 상가 앞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한 트롤(Troll)이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1125년에 건립되었다는 스타방게르 교회(Stavanger Domkirke)는 여러 번의 개보수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마켓 스퀘어와 브레이아(Breia) 호수에서 맞은 스타방게르의 야경.

 

'여행을 떠나다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제네바 ①  (0) 2019.01.28
[노르웨이] 남서부 로드트립  (2) 2016.11.28
[노르웨이] 스타방게르  (2) 2016.11.27
[노르웨이] 베르겐  (4) 2016.11.25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6) 2016.10.20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②  (2) 2016.10.18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11.29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방게르의 항구를 보니까 어렸을적 함부르크의 크루즈들이 떠올랐어요! 그렇게 큰 크루즈들을 보았던 것이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나봐요~

    • 보리올 2016.11.30 1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함부르크에서 크루즈를 본 것이 기억에 있냐? 크루즈는 사실 엄청난 선박이지. 조선강국인 한국에서도 아직 쉽게 만들지 못하는 배란다.

 

무척 오랜만에 베르겐(Bergen)을 다시 찾았다. 베르겐 하면 추위에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내겐 전부였다. 1989 3월인가, 부활절 휴가를 맞아 홀로 독일에서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적이 있었으니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노르웨이는 3월 말임에도 한겨울이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산악지대의 좁은 도로를 엄금엉금 기다시피 운전하다가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누군가는 뒤로 비켜줘야 교행이 가능했다. 한쪽은 바다로 뚝 떨어지는 벼랑이었으니 눈길에 후진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솔직히 겁도 많이 났다. 그렇게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로 향하다가 중도 포기를 하고 베르겐으로 돌아왔더니 설상가상으로 호텔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이었다. 결국 어느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 안에서 덜덜 떨며 쪽잠을 잤던 기억이 있는 이 도시는 19세기까지는 노르웨이 최대도시였으나 현재는 오슬로 다음으로 밀려났다.

 

베르겐 공항에서 차를 빌려 시내로 향하는데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뺑뺑 돌아서 도심에 있는 호텔에 닿았다. 짐을 풀곤 저녁 식사를 겸해 시내 구경에 나섰다. 브뤼겐(Bryggen)의 옛건물만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브뤼겐 지역과 토르겟 어시장(Torget Fish Market)을 중심으로 시내 구경을 마쳤다. 어시장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고래고기 스테이크를 시켰다. 원래는 현지인이 추천한 식당을 가려 했지만 빈 자리가 없었다.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한 아가씨가 우리 말로 인사를 하기에 깜짝 놀라 쳐다보았더니 어버지가 한국인이라 했다. 포장마차에서 제공한 고래고기는 성의도 없었고 맛도 없었다. 어시장 물가는 바가지 요금이라 느껴질 정도로 비쌌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한다. 어둠이 내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칙칙한 날씨에 베르겐의 아름다움이 좀 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브뤼겐 지역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베르겐 항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기에 이 지역이 베르겐 도심에 속한다.

 

 

베르겐 관광지 가운데 첫손에 꼽하는 브뤼겐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베르겐의 명물로 불리는 토르겟 어시장.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어시장의 길거리 식당은 우리의 포장마차와 비슷했지만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바가지 상혼이 심했다.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스페인 음식인 파에야를 시켰는데 솔직히 본전 생각이 났다.

 

 

 

 

저녁을 먹고 다시 도심 구경에 나섰다. 바다에 비친 야경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브뤼겐의 옛건물은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한자동맹의 한 축으로 번영을 누렸던 흔적이라 보면 된다.

 

 

브뤼겐에 있는 기념품 가게. 산이나 동굴에서 산다는 전설 속의 괴물, 트롤(Troll)의 인형이 눈에 띄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에도 베르겐의 어시장엔 사람들로 붐볐고 포장마차는 밝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Car and life 2 2016.11.26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너무 이쁘네요~ 굳! 공감눌리고 갑니다^^

  2. justin 2016.11.27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그럼 예전에 독일에서 차를 몰고 가실때도 덴마크, 노르웨이 오슬로를 거쳐서 베르겐까지 가신거에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지도로 보니까 상당히 오래 걸리셨을거같아요. 그나저나 아버지께서는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인연이 없으신가봅니다. 저랑 같이 가면 맛있을거에요~

    • 보리올 2016.11.28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일에서 덴마크로 넘어가 유틀란트 반도 북쪽 끝에 있는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오슬로로 갔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얼마 걸렸는지는 기억에 나지 않는구나. 중간에 어디선가 하룻밤 묵은 것 같은데...

 

앞서 다녀온 쉐락볼튼이나 프레이케스톨렌보다 이 트롤퉁가가 노르웨이 현지에선 훨씬 더 유명한 것 같았다. 노르웨이를 홍보하는 영상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여길 찾는 사람 또한 무척 많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트롤퉁가는 피오르드, 즉 바다에 면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링게달스(Ringedals) 호수 위에 있다. 길쭉한 호수의 형상은 피오르드와 비슷해 보였고 낭떠러지 위에 자리잡은 바위란 점도 이전의 두 곳과 유사해 내 임의로 피오르드 트레킹이라 불렀다. 트롤퉁가를 향해 오다(Odda)를 지나 튀세달(Tyssedal)로 들어섰다. 산행 기점이 있는 주차장까지 올라가려 했지만 이미 만차라고 차를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한 사람당 편도에 50크로네씩 받았으니 버스요금치곤 꽤 비쌌다. 입석까지 꽉 채운 버스는 차선이 하나뿐인 산악도로를 달렸다. 맞은 편에서 차가 내려오면 둘 중 하나는 후진을 해서 교행할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트롤퉁가 산행 기점에 섰다. 토롤퉁가란 말은 스칸디아비아의 가상 괴물인 트롤의 혀를 의미한다. 호수면에서 약 700m 위에 있는 절벽에 수평으로 바위 하나가 길게 튀어나와 있어 혓바닥이란 단어를 썼다. 트롤퉁가까지 가는 코스는 여름이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코스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왕복 22km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해발 420m에서 산행을 시작해 1,200m 가까운 높이까지 올랐다. 1km 구간에서 고도를 439m나 올리는 것을 빼곤 급경사는 없지만 오르내림이 의외로 심했다. 나무도 첫 1km 구간에만 있었고 나머진 온통 바위투성이에 조그만 호수 몇 개가 보일 뿐이었다. 삭막한 풍경이 계속되어 좀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황량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산길엔 빨간 페인트로 T자 표식을 해놓기도 했고, km마다 이정표도 세워 놓았다. 위에 적힌 숫자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아래 숫자는 우리가 걸어온, 즉 돌아갈 거리가 이정표에 적혀 있었다.

 

일행보다 앞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혼자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 새 트롤퉁가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외에도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사람도 많았다. 혼자서 아니면 커플로 바위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사실 트롤퉁가에 오르는 것이 아슬아슬해 보이긴 했지만 바위는 생각보다 넓고 평평했다. 사람들도 그리 무서워하는 것 같지 않았다. 바위 끝에서 좀 떨어진 지점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대세였지만, 소위 인생컷 한 장 남기겠다고 바위 끝에 걸터앉거나 그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사람도 있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작년 여름엔 호주의 한 여학생이 바위 끝에서 균형을 잃어 추락사한 일도 있었다. 일행이 도착하기도 전에 하산을 서둘렀다.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발목을 다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걸음에 속도를 붙여 걸었더니 왕복에 모두 7시간 20분이 걸렸다.

 

산악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주차장과 매점이 있었고, 거기서 조그만 다리 하나를 건너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급경사가 나타났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자,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1km가 조금 넘는 급경사 오르막 구간을 치고 올라오면 황량한 풍경이 펼쳐지며 경사는 완만해졌다.

 

 

풍경엔 황량한 느낌도 많았지만 그 속에는 노르웨이 특유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다.

 

 

1km 간격으로 나타나는 이정표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되돌아갈 거리가 적혀 있었다.

한여름을 빼곤 오후 1시까지 이 4km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여기서 돌아서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링게달스바트넷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에서 시원한 풍경을 마주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산행 내내 지루한 산길이 계속되었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풍경도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트롤퉁가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트롤통가 위에 있는 날망에 올라 바라본 링게달스바트넷 호수는 그 모습이 피오르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11.24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노르웨이의 산악지형은 그 자체만으로 개성이 있네요~ 특히나 트롤퉁가같이 인생샷 찍을 수 있는 특이한 spot 들이 마음에 들어요!

 

스타방게르(Stavanger)에서 타우(Tau) 행 페리를 탔다. 20분 만에 바다 건너에 도착해 프레이케스톨렌으로 향했다.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 딴에는 무척 일찍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프레이케스톨렌의 유명세를 반영하듯 주차장엔 먼저 온 차량들이 꽤 많았다. 프레이케스톨렌까지는 왕복 8km에 네 시간이 소요되는 그리 어렵지 않은 산행 코스였다. 마치 마을 뒷산을 오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바윗길을 걸어 고개 세 개를 넘는 데도 꽤나 땀을 흘려야 했다. 산길을 덮은 안개 속 습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산길은 돌을 가지런히 놓거나 습지 구간엔 판잣길을 만들어 놓는 등 제법 잘 정비되어 있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길가에서 2013~2014년 시즌에 네팔 세르파들이 이 등산로를 정비했다는 표식을 발견했다. 무슨 까닭으로 네팔 세르파들이 노르웨이까지 와서 등산로를 정비한 것인지 궁금증이 일었지만 어디서도 답을 얻진 못했다.

 

프레이케스톨렌은 연단이란 의미의 퓰피트 락(Pulpit Rock)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벼랑 끝에 자리잡은 커다란 넙적바위를 일컫는데, 뤼세 피오르드(Lysefjorden)를 내려다 보는 풍경이 뛰어나 꽤 유명한 관광지로 꼽힌다. 프레이케스톨렌으로 다가서는 마지막 구간은 낭떠러지 옆으로 난 길을 걸어야 했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한 중국인 아가씨가 천길 낭떠러지가 무섭다고 주저앉더니 지나가는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내 배낭 끈을 두 손으로 잡고서 프레이케스톨렌으로 올랐다. 절벽 아래에 뤼세 피오르드가 자리잡고 있지만 안개가 자욱해 바다는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안개 사이로 가끔씩 보이는 시커먼 벼랑과 온통 하얀 안개뿐인 피오르드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람들은 벼랑 끝에 앉거나 거기서 과감한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 보는 사람도 물론 있었다. 혼잡한 인파를 피해 프레이케스톨렌 뒤에 있는 바위로 올랐다. 네모진 형태의 넙적바위를 위에서 더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네팔 세르파들이 이 등산로를 정비했다는 내용을 알리는 표식이 길가에 붙어 있었다.

 

 

 

그 아름답다는 피오르드 경치가 안개에 가리는 것은 아닌지 내심 가슴을 졸여야 했다.

안개 아래에 숨은 곳이 피오르드인지 호수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대부분 바위로 이루어진 산길 주변으로 제법 무성한 초목이 나타나곤 했다.

 

 

절벽을 따라 오르는 마지막 구간을 지나치니 프레이케스톨렌이 눈에 들어왔다.

 

 

벼랑 끝에 앉거나 거기서 양팔을 벌리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용기를 자랑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피오르드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

 

 

바닥에 바싹 엎드려 안전한 자세로 벼랑 아래를 내려다 보는 사람도 있었다.

 

 

 

 

비록 안개가 피오르드를 가리긴 했지만 안개 위로 드러난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프레이케스톨렌 뒤에 있는 바위에 올라 더 높은 위치에서, 더 넓은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치앤치즈 2016.11.08 2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바위는 워낙 유명해서 사진을 많이 보긴 했지만, 짙은 안개가 깔린 모습은 정말 뭐라고 형언하기 힘든 장관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안개가 너무 푹신하게 보여서 그 위에 드러눕고 싶은 충동에 혹시라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멋진 풍경과 멋진 사진입니다.ㅎ

    • 보리올 2016.11.10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을 보고 댓글로 표현하는 내용이 너무 멋집니다. 근데 그 많은 사람 중에 아무도 푹신한 이불 위로 뛰어내리는 사람은 없던데요. 언제 한번 노르웨이 직접 가셔서 이 풍경을 보셔야 할텐데요.

  2. justin 2016.11.21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첫 사진을 보고 왠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된 사진이 있지? 했는데 짙은 안개가 깔려있었네요! 흡사 운해같기도 하고 배경이 하애서 뭔가 풍경 사진 같지 않은 이질적인 느낌도 나서 신기합니다!

    • 보리올 2016.11.23 0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다시피 내가 CG 같은 것에 약하지 않냐? 사진에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사진이 신기했다니 내 귀엔 마냥 칭찬으로 들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