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도심에서 더글러스 스트리트(Douglas Street)를 타고 남쪽 외곽으로 빠져 나왔다. 비콘힐(Beacon Hill) 공원을 가기 위해서다. 공원 끝자락에 서면 후안 데 푸카 해협(Strait of Juan de Fuca) 건너편으로 미국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의 장쾌한 산악 능선이 펼쳐진다. 바닷가에 서서 그 풍경만 바라보아도 눈이 시원해지지만 여기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두 가지 기념물이 더 있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 1번 하이웨이가 시작하는 마일 제로(Mile Zero) 기념비가 그 첫 번째다. 태평양을 출발해 캐나다 10개 주를 모두 지난 다음 대서양에 면한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t. Johns)까지 장장 7,821km를 달린다. 바로 그 옆에 테리 팍스(Terry Fox)의 동상도 서있다. 골수암으로 다리 하나를 절단한 채 세인트 존스를 출발, 빅토리아를 향해 마라톤을 벌이던 그는 도중에 암이 재발해 계획을 중단하고 얼마 후 세상을 떴다.

 

바닷가를 따라 동쪽으로 차를 몰아 오크 베이 마리나(Oak Bay Marina)를 찾아갔다. 도심에서 가까운 위치에 요트 계류장과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어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바다 건너편으론 미국 워싱턴 주의 베이커 산(Mt. Baker)이 하얀 눈을 이고선 멀리서 손짓을 한다. 여기에 사람들 발길을 잡아 끄는 한 무리의 물개가 살고 있다. 이 번잡한 곳에 생활 터전을 잡은 물개들의 의도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녀석들은 사람 기척만 있으면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곤 먹이를 달라 조른다. 사람들이 매점에서 물개 먹이로 파는 생선 조각을 수시로 던져주기 때문이다. 우리도 한 봉지 구입해 녀석들에게 던져 주었다. 너무 쉽게 먹이를 구하려는 행동이 좀 얄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물개를 탓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디에도 물개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판이 없어 마음이 좀 놓였다.

 

 

 

컨페더레이션 파운틴(Confederation Fountain)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분수대다.

그 주변 돌벽에는 캐나다 연방을 이룬 모든 주의 문장이 걸려 있다.

 

 

 

캐나다를 관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의 서쪽 기점에 마일 제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비콘힐 공원에서 바다 건너 미국땅에 자리잡은 올림픽 국립공원의 웅장한 산악 지형을 바라보았다.

 

비콘힐 공원 한 구석에 세워진 토템 폴.

높이가 38.8km 1956년 세워질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하지만 현재는 네 번째로 높은 토템 폴이 되었다.

 

바다로 튀어나온 곳에 위치한 클로버 포인트(Clover Point)는 연을 날리기 아주 좋은 장소다.

 

 

빅토리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크 베이 마리나가 있어 많은 요트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오크 베이 마리나에는 물개 몇 마리가 사람들이 던져주는 생선 조각에 미련이 남아 멀리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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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09.27 0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개가 넘 귀여워요. 근데 전 블랙 물개만 봤는데, 이 물개는 하얀색에 점이 박힌 점박이 물개라 신기합니다.^^

    • 보리올 2016.09.27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녀석들 무척 영악합니다. 사람들이 생선 조각을 들고 오는지 미리 확인하곤 그 사람에게만 몰려 갑니다. 산에서 만나는 그레이 제이와 행태가 비슷하더군요.

  2. sword 2016.09.27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빅토리아에도 테리폭스의 동상이 있다니 신기하네요 ㄷㄷ

    • 보리올 2016.09.28 0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빅토리아에도 테리 팍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답니다. 테리 팍스가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한 뉴펀들랜드 세인트 존스의 마일 제로에서도 그의 동상을 보았지요. 마라톤 도중에 그가 죽지 않았더라면 그 마라톤의 종착점이 되었을 빅토리아 마일 제로에도 동상을 세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 justin 2016.10.08 2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기서도 베이커산이 보인다니 놀랍습니다! 여기는 가까운 북한산도 공기가 안 좋아서 안 보일때가 많아요. 캐나다 살 때는 너무나 익숙해서 몰랐는데 공기가 여기와 너무 틀립니다.

    • 보리올 2016.10.14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기 오염으로 공기가 좋지 않아 한국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 상황이라 너무 걱정스럽구나. 국민 건강에도 유해한 요소인데 어쩔 방안이 없으니 말야. 캐나다엔 깨끗한 공기와 물이 있어 다행이다만 자랑할 수도 없고.

 

뉴펀들랜드 여행을 마감할 시간이 되었다. 공항으로 비행기를 타러 가기 전에 나머지 시간을 세인트 존스 시내 구경에 쏟을 생각이었다. 우리의 이 마지막 여정이 나에겐 어쩌면 가장 중요한 볼거리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 세인트 존스의 화려한 주택가를 보고는 언젠가 저곳을 꼭 가리라 마음 먹은 곳이 바로 여기 아닌가. 이곳에 세워진 건물이나 주택 외관은 화려한 색채를 자랑한다. 건물 외관에 이렇게 원색이나 다채로운 색상을 칠할 수 있는 용기는 과연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다. 이곳 사람들이 원래 뛰어난 색채 감각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지인들이 설명하기론 오래 전부터 고기잡이에 나섰던 어부들이 바다에서 자기 집을 쉽게 찾기 위해 남들과 다른 색깔을 칠했다고 한다. 하긴 어떤 이유가 그 속에 숨어 있겠지.

 

세인트 존스는 바닷가에서 급하게 치고 올라간 언덕배기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상이었다. 규모가 큰 건물은 대개 바닷가에 자리를 잡았다. 언덕배기 위에 있는 바실리카 성당에 차를 세우고 성당부터 둘러 보았다. 아래로는 주택가가 자리잡고 그 아래로는 바다가 펼쳐진다. 성당 옆에 있는 박물관, 더 룸스(The Rooms)는 월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이제 거리 탐방에 나설 시각이다. 천천히 걸으며 이 거리 저 거리에서 세인트 존스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섰다. 퀸스 로드(Queen‘s Road)와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 고워 스트리트(Gower Street)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았다. 두 시간 가량 돌아다녔나. 거리 풍경이 고만고만한 것이 처음처럼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여길 떠나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 들였다.

 

 

 

 

높은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바실리카 성당.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도 같은 색을 칠한 경우가 드물었다. 옆집과는 다른 색상을 칠한 것이

오늘날 세인트 존스를 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색깔을 가진 도시 중에 하나로 만들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세인트 존스의 도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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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1.28 0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색상이 그야말로 휘황찬란합니다. 어부들이 힘들게 고기를 잡고 집에 돌아올때마다 세상에 집같이 아름답고 푸근하고 편안한 곳은 없을거라는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4.11.28 0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세상에 화려한 색채로 유명한 도시들이 몇 개 있는데 세인트 존스도 그 중 하나로 이름을 내밀고 있지. 뉴펀들랜드의 독특한 분위기, 그들만의 유별난 정서도 있는 것 같고. 한번쯤 가볼만 하더라.

  2. 2015.08.16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5.08.17 05: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따로 여행 경로를 정리해 알려주신 카톡으로 보내드리자니 좀 그렇네요. 제가 다닌 경로와 볼거리가 여기 블로그에 차례로 있는데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뉴펀들랜드 관련한 글을 차례로 보시는 것이 더 자세한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시그널 힐(Signal Hill)은 세인트 존스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세인트 존스 항을 감싸안은 지형에서 한쪽 끝단에는 시그널 힐이, 다른 쪽엔 포트 암허스트(Fort Amherst)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캐보트 타워(Cabot Tower)는 시그널 힐 꼭대기에 세워져 있는데, 이곳은 1901년 마르코니(G. Marconi)3,468km 떨어진 콘월에서 송신한 무선 신호를 잡아낸 곳으로 유명하다. 완만한 구릉지대엔 트레일이 있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산책하기에 좋았다. 안개가 끼어 먼 거리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집사람이 캐보트 타워를 내려서다 미끄러지는 바람에 넘어졌는데, 공원 관리인이 그것을 보고 엠브런스를 불러 의료진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린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그냥 돌려보냈다.

 

세인트 존스 외곽에 있는 퀴디 비디(Quidi Vidi)로 향하다가 테리 팍스(Terry Fox)의 동상이 세워진 마일 제로(Mile 0)도 둘러 보았다.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이 1980년 여기서 시작되었다니 나에게도 감회가 깊었다. 대륙 반대편에 있는 빅토리아의 마일 제로도 예전에 들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테리 팍스는 암이 재발되어 빅토리아까진 갈 수가 없었다. 퀴디 비디는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었다. 마침 해안가에 빙산 두 개가 떠내려와 머물고 있어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웠다. 퀴디 비디에서 다시 북상해 미들 코브(Middle Cove)와 토베이(Torbay)를 들러 거기서도 멀리 있는 빙산 몇 개를 보고는 세인트 존스로 돌아왔다.

 

 

 

 

 

 

 

 

시그널 힐은 캐나다에서 꽤나 유명한 역사 유적지로 통한다. 오래 전에는 세인트 존스로 들어오는 배들을 식별해

신호수가 깃발로 알려주던 곳이었다. 1762년에는 북미 지역에서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빅토리아에 있는 테리 팍스의 마일 제로 표지판을 보고 이번에는 세인트 존스에 있는 마일 제로도 보게 되어 감회가 컸다. 여긴 테리 팍스가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한 곳이고, 빅토리아는 마라톤의 목적지였지만 결국은 가지를 못했다.

 

 

 

 

 

 

 

조그만 어촌 마을인 퀴디 비디는 동일한 이름의 맥주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어 뉴펀들랜드에선 이름이 나있다.

 

 

미들 코브는 작은 빙어(capelin)가 산란을 위해 6, 7월경이면 새까맣게 비치로 올라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토베이는 미들 코브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닷가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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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1.26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조그만 빙하도 홀로 먼 곳까지 여행을 왔습니다. 절벽과 바다, 빙하, 그리고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어머니와의 뉴펀들랜드 여행에서 보기드문 일들이 꽤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럼주도 원샷하고 넘어져서 911까지 오게 돼는 이야기거리가 참 흥미롭습니다.

    • 보리올 2014.11.26 1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건 빙하라 부르기보단 빙산이라 부르지. Glacier와 Iceberg로 그 영문 이름도 다르고. 북극해에서 만들어진 빙산이 뉴펀들랜드까지 떠내려와 녹는 모양이더라. 그래서 뉴펀들랜드에선 심심치 않게 바다에 떠다니는 빙산을 볼 수가 있지. 타이태닉호도 빙산과 부딪혀 침몰했다고 하지 않냐.

 

일출 시각에 맞추어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를 다시 찾았다. 캐나다에서, 아니 북미 대륙을 통틀어서 가장 동쪽에 있다는 곳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는 행운을 맛보고 싶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안개에 묻힌 희뿌연 모습만 보았기에 그냥 가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다행이 하늘이 맑아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새벽부터 길을 서둘렀다. 내리막 도로에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케이프 스피어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하늘이 점점 붉어지며 태양이 수면들 박차고 하늘로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일출에 의미를 주니 매매일 떠오르는 태양임에도 더욱 반가웠고 한편으론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해안포 진지로 썼다는 배터리(Battery)를 둘러보고 계단을 올라 등대 아래에 섰다. 새로 지어진 등대는 시간에 맞춰 불이 들어와 이미 밝아진 세상을 더욱 밝히고 있었고, 더 높은 지점에 자리잡은 옛날 등대는 햇빛을 반사해 한쪽 면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른 시각이긴 했지만 일출명소로 유명한 곳을 우리만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발이 닿는대로 등대 주변을 거닐다가 벼랑 끝에 서서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발 아래엔 대서양이 넘실대고 있었다. 케이프 스피어를 빠져 나오며 블랙헤드(Blackhead)란 어촌 마을을 잠시 들렀고, 세인트 존스로 나오면서는 포트 암허스트(Fort Amherst)에서 세인트 존스를 건너다 보는 시간도 가졌다.

 

 

 

 

 

 

케이프 스피어에 이르는 동안 여명이 밝아오더니 목적지에 도착하자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바다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만들었다는 해안포 진지. 독일 유보트가 여기도 출현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이곳에 설치된 해안포를 실제 사용한 적이 있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해뜰녁의 케이프 스피어 풍경. 북미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곳에서 가슴 벅찬 일출을 맞았다.

 

 

케이프 스피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어촌마을 블랙헤드는 이른 아침이라 인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조용한 동네였다.

 

 

세인트 존스로 들어오는 바닷길을 지키는 포트 암허스트는 바다 건너에 있는 세인트 존스를 바라보기에

아주 좋은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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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1.24 0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미대륙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니 의미가 남다르겠습니다. 이곳도 신년이 되면 사람이 바글바글할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새해 첫 날 일출을 위해 찾아봐야겠습니다.

    • 보리올 2014.11.24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해 일출맞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니 여기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지. 갈 곳이 많아 좋겠다. 세상은 넓고 갈곳은 많으니...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달려 세인트 존스(St. John’s)로 들어섰다. 캐나다 서쪽끝에 있는 빅토리아(Victoria)에서 시작하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의 동쪽 끝단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름 감회가 깊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이 하이웨이는 그 사이에 캐나다 10개 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캐나다의 대동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인트 존스 항구 근처에 차를 세우고 도심을 좀 걸었다. 본격적인 시내 구경은 다음 날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기에 맛보기로 도심 근처를 조금 둘러보고 싶었다. 역사와 전통이 묻어있는 건물에 울긋불긋한 색깔을 칠해 놓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는 듣던대로 선술집으로 가득했다. 단위 면적당으로 따지면 북미에서 선술집의 밀도가 가장 높다고 했다. 이런 것도 자랑거리가 되나 싶지만 아무튼 선술집이 많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의미이리라. 건물 외양만 보아도 기분이 좋았다. 내부는 어떨지 궁금했지만 그 모두를 들어가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닌가. 저녁은 조지 스트리트에 있는 멕시코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매콤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집사람이 망설임없이 선택한 곳이다. 마침 식당 홀에선 살사 댄스를 즐기러 온 젊은이들도 붐볐다. 반대 공간에 있는 테이블을 잡고 젊은이들이 춤추는 것을 구경하며 식사를 마쳤다.

 

멕시코 식당에서 나와 트래퍼 존스 펍(Trapper John’s Pub)이란 곳을 찾아갔다. 스크리치 인(Screech-In)이란 의식을 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선술집이 바로 여기다. 스크리치는 뉴펀들랜드에서 생산한 럼을 말한다. 이 독한 럼을 단숨에 들이키고 손을 들어 선서를 하면 뉴펀들랜드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치기 어린 의식이 스크리치 인이다. 이 의식을 치루는 사람에겐 1인당 12불을 받는다.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가운데 술도 못하는 집사람이 럼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집사람이 손을 들어 선서를 따라하자, 마치 기사 작위라도 주듯이 집사람 어깨에 막대를 대고 뭐라 주문을 외더니 인증서가 한 장 건네졌다. 이렇게 집사람은 뉴펀들랜드 사람이 되었고 난 운전 때문에 뉴펀들랜드 사람이 될 기회를 놓쳤다.

 

 

 

 

 

 

 

 

 

 

세인트 존스는 본래 바다에 접한 항구 도시라 바닷가 가까이에 도심이 형성되었다.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하고 선술집이 많아 여행객을 즐겁게 한다.

 

 

 

매콤한 음식이 생각나 찾아간 멕시코 식당.

젊은이들이 쌍쌍으로 살사 댄스를 추는 열정적 동작에 저녁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스크리치 인이란 별난 의식을 치룬 선술집 트래퍼 존스 펍.

이런 별난 의식을 만들어 돈벌이에 나선 뉴펀들랜드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조금 높은 지역에서 바라본 세인트 존스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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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1.22 0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세인트 존스에 입성했습니다. 역시나 건물들이 알록달록합니다. 아니! 그런데 어머니께서 그 독한 럼주를 원샷했다는게 가장 놀랐습니다.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는 또 볼 수 있지만 어머니의 그런 진귀한 장면을 놓쳐서 아쉽기만 합니다.

    • 보리올 2014.11.22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네 엄마의 럼주 원샷에 놀라는구나. 처음엔 당연히 주저했지. 하지만 식당 주변에서 사람들이 네 엄마에게 박수를 치며 원샷을 외치니까 안 마시기도 좀 그랬을 거야. 그렇게 네 엄마는 뉴펀들랜드 사람이 되었단다. 재미있지?

  2. 김정희 2015.01.04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사진만봐도 뉴 펀들랜드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3. 김정희 2015.01.04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사진 파일 좀 부탁드려요.
    pibu2050@hanmail.net
    캐나다수업중 필요해서요.
    월(내일)까지만.^^

    • 보리올 2015.01.04 0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뉴펀들랜드에서 찍은 모든 사진을 원하는 것은 물론 아니겠죠? 사진을 특정하거나 캐나다 수업의 내용을 알면 보내드리기가 편할텐데 그 범위를 정하기가 어렵네요. 제가 임의로 선별해서 몇 장 보냈으니 더 필요하시면 메일로 연락바랍니다.

  4. 김정희 2015.01.04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감사드려요.
    뉴펀들랜드 에 대한 사진은 보내주시면 다 감ㅅㅏ하지요.
    L O V E

    • 보리올 2015.01.04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추가로 요청하신 케이프 스피어, 시그널 힐 사진을 메일로 몇 장 더 보냈습니다.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