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9.11.14 [독일]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4)
  2. 2019.11.09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6)
  3. 2019.11.03 [독일] 플뢴(Plön) (8)
  4. 2019.01.10 이탈리아 돌로미티 트레킹 ; 트레치메 (2)
  5. 2016.11.25 [노르웨이] 베르겐 (4)

 

산을 좋아하는 탓에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Zugspitze, 2962m)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예전부터 추크슈피체의 존재를 모르진 않았지만 독일 최고봉이란 정도로 일부러 오기는 쉽지 않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에 자리잡은 추크슈피체는 히틀러가 독일을 통치하던 시절인 1936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더니 하늘에 구름이 많긴 했지만 주변 산들이 모두 보이기에 추크슈피체로 차를 몰았다.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그 비용이 엄청 비쌌다. 1인당 58유로라니 몽블랑에 있는 에귀디미디로 오르는 것보다도 비쌌다. 추크슈피체 정상부가 구름에 가려 있는 것도 티켓 구입에 망설임을 주었다. 상황 판단이 쉽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구름이 걷히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꽤 많은 사람을 실은 케이블카는 단숨에 고도 2,000m를 올려 추크슈피체 정상에 닿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운이 따르진 않았다. 정상부가 구름 속에 잠겨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라운지와 전망대를 돌며 속히 구름이 걷혀 파란 하늘과 파노라마 풍경이 나타나기를 고대했지만 구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름 속에서 빗방물까지 돋기 시작하고, 기온도 영하로 내려갔는지 추위가 대단했다. 구름 사이로 황금십자가가 세워진 정상이 어슴프레 보여 간신히 사진에 담았다. 날씨가 나쁜데도 케이블카는 연신 사람들은 쏟아낸다. 브라트 부르스트를 시켜 먹으며 두 시간을 버틴 끝에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시간 낭비라 싶어 하산하기로 했다. 케이블카로 다시 내려왔다. 섭섭한 마음을 아입 호수(Eibsee)에서 풀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옆에 있는 아입 호수는 해발 973m에 있는 호수로 맑고 깨끗하기 짝이 없었다. 호수를 에워싼 나뭇가지에 단풍이 들어 가을 냄새도 물씬 풍겼다.

 

 

 

케이블카로 추크슈피체를 오르는 도중에 장쾌한 산악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추크슈피체에 세워진 라운지와 전망대가 구름에 가려 모든 것이 흐릿했다.

추크슈피체 정상에 황금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날씨가 춥고 궂은데도 라운지 밖에선 소시지를 구워 파는 가게가 성업 중이었다.

 

 

라운지 안에 있는 카페엔 맛있게 드세요란 한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인근에 있는 아입 호수 주변엔 붉고 노랗게 변한 단풍이 눈에 띄었다.

 

 

 

수려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맑은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 아름다운 산악 풍경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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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묭수니 2019.11.14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셔널 지오그레픽을 보는것 같아요.!!감동!!
    산에서도 먹음직 스러운 소세지를 볼수있다니 독일임을 실감하게 하네요^^

    • 보리올 2019.11.14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붕 띄워주시면 제가 나중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인양 시건방을 떨지도 모릅니다. 격려의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2. 해인 2019.11.15 0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시간을 기다렸는데도 구름이 걷히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안고 내려오신거 너무 공감x100합니다. 여행은 날씨가 다 한다 라는 말 요즘에 많이 돌던데.. 흐린 여행도 나름 운치가 있지만 독일의 최고봉에서는 날씨가 맑았으면 더 더 더 좋았겠네요.

 

함부르크에서 ICE 고속 열차를 타고 뮌헨(München)으로 내려갔다. 30년 전에 경험했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의 낭만을 아내와 막내딸에게도 소개한다는 마음이었다. 옥토버페스트는 9월 말에 시작해 10월 초까지 16일에서 18일 동안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 축제다. 올해는 921일에 시작해 106일에 끝났다. 매년 날짜가 조금씩 바뀐다. 이 기간에 전세계에서 6백 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온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요즘엔 세계 각국에서 이 옥포버페스트를 흉내내서 또 다른 옥토버페스트를 연다. 기차에서 내린 뮌헨역은 엄청난 인파로 붐볐고, 뮌헨 시내 어디서나 옥토버페스트의 열기가 느껴졌다. 렌터카를 인수해 행사장으로 차를 몰았다. 행사장은 그리 멀지 않았지만 길이 막히고 주차장을 찾는다고 빙빙 도느라 시간만 허비했다. 행사장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행사장까지 걸어가야 했다. 처음부터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행사장 입구를 찾아 안으로 들어섰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았지만 옥토버페스트는 예전과 같은 낭만을 느낄 수가 없었다. 세상에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람 외에는 구경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과장일까. 이름깨나 있는 빅텐트는 사전 예약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스몰텐트로 가서 입장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더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손을 내젖는다. 어느 곳이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이 길었다. 텐트 입장을 포기하고 큰길을 따라 걸으며 옥토버페스트 분위기나 맛보는 것이 전부였다. 길거리에서 커리 부르스트와 브라트 부르스트를 먹은 것이 그나마 기억에 남았다. 술에 취한 젊은이들 사이에 주먹질이 오가는 상황이 되자 금방 경찰이 달려왔다. 다시는 올 곳이 아니구나 싶어 오래 머물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행사장 밖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손님들은 행사장의 무질서와 혼잡을 피해 나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다. 행사장에서 마시려 했던 맥주도 여기서 마셨다. 1리터 잔으로 기분을 내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야 해서 파인트 한 잔으로 만족해야 했다. 맥주는 역시 뮌헨 맥주가 맛있었다. 이렇게라도 한 잔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옥토버페스트에 대한 미련이 남아 대낮에 뮌헨 시내에 있는 뢰벤브로이켈러(Löwenbräukeller)를 찾아갔다. 뮌헨 여행을 시원한 뢰벤브로이 맥주로 마감하기 위함이었다. 대낮이라 그런지 차분한 분위기에 사람도 많지 않았다. 뢰벤브로이에서 직접 만든 맥주에 비엔나 슈니첼, 커리 부르스트를 시켜 안주로 했다. 이제 뮌헨을 뜬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격의없이 어깨동무를 하고 테이블에 올라 밴드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는 못 했지만 솔직히 아쉬움이 크진 않았다.

 

행사장 입구를 들어서면 옥토버페스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대관람차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옥토버페스트 행사장에서 맥주 한 잔 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엄청난 인파에 파묻혀 제대로 길을 걷는 것도 쉽지 않았다.

 

 

중앙대로 양쪽에 자리잡은 기념품 가게나 소세지를 파는 가게도 넘치는 인파에 성업 중이었다.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아우구스티너 등 옥토버페스트에 참여하는 14개 빅텐트는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기회조차 없었다.

 

뮌헨 시내에서 만난 뢰벤브로이 맥주 공장

 

 

 

 

 

뢰벤브로이켈러에서 호젓하게 뮌헨 맥주를 맛보는 시간을 따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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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9.11.15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세계의 취객들이 모인다는 그 옥토버페스트! 한창 축제 막바지에 다녀오셔서 난장판이었나봐요! 저는 그나마 뮌헨친구가 있어서 예약은 못했지만 텐트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운이 꽤 좋은 편이죠 😁 다음에 (내년에) 가게 된다면 꼭 김서방과 전통의상을 입고 다녀오고 싶습니다! 👌🏻

    • 보리올 2019.11.15 0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엔 사람들로 흥청이는 곳에서 재미도 찾았다만 지금은 이런 난장판이 별로더구나. 과거의 낭만이 모두 깨져버렸다. 그래도 평생 한 번은 가봐야할 곳이 아닌가 싶다.

  2. 시윤맘 2019.11.15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얼마전 할로윈에 이태원에 갔다가 각종 분장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 무리에 흡수되지 못하고 조용한 거리로 빠져나온 경험이 있어요. 옥토버페스트에 나름 환상을 가지고 있는 저였는데 아버님 포스팅을 보니 조금은 김이새는데요?😭 하지만 꼭 옥토버페스토가 아니어도 독일에서 마시는 맥주는 정말 맛있을거 같아요😀

    • 보리올 2019.11.15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제 옥토버페스트는 엄청난 상업적 이벤트가 되어 버려 낭만이 없더구나.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평생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독일엔 무척 다양한 맥주가 있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천국이지. 맛있는 맥주를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을 것 같다.

  3. justin 2019.11.15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 때는 아저씨들께서 그렇게 맛있게 드시던 맥주와 소시지 콤보가 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때 먹은 소시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컸으니까 맥주도 같이 먹어봐야겠군요!

    • 보리올 2019.11.15 1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아들에게 맥주는 안 주고 소시지만 줬던 모양이구나. 한 모금 하고 싶다고 하지 그랬냐. 독일에선 맥주를 물 대신 마신다고 하잖아.

 

오래 전 독일 근무할 당시에 살았던 곳을 찾아가는 추억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그것도 아내와 막내딸을 동반하고 말이다. 나야 귀임한 뒤에도 몇 차례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 기왕이면 다른 곳을 갔으면 했으나, 26년 만에 다시 독일을 찾은 아내의 소원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일단 독일부터 들른 다음에 렌터카를 빌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절충을 보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Kiel)에 닿았다. 빠르게 차창을 스치는 농촌 모습, 광활한 대지, 초원의 푸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기차역으로 지인이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5년을 살았던 아파트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딸들이 태어난 병원도 들렀다. 그래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우리 아들을 자기 자식처럼 아껴주었던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 옛날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떤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그 사이 70대 후반의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플뢴에 있는 지인 집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우리에겐 참으로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플뢴은 슐레스빅 홀슈타인(Schleswig Holstein) 주에 속하는 조그만 도시다. 인구는 8,900명으로 우리 나라의 군청 소재지에 해당한다. 킬에서 뤼벡(Lübeck)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 그로써 플뢰너 제(Grosser Plöner See)를 품고 있고,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호수가 주변에 널려있어 아름다운 호반 도시를 이루고 있다. 호수 옆 언덕 위에 자리잡은 플뢴 성(Plöner Schloss)은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17세기에 르네상스 식으로 지은 플뢴 성은 하얀 외관에 검정 지붕을 하고 있어 꽤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예전에 자주 왔던 곳이었지만 도심과 호수를 차분히 둘러보고 호수를 따라 난 트레일을 걸은 것은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정한 자연과 독일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새롭게 다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속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킬까지 올라갔다.

 

 

플뢴 초입에서 보라색 꽃이 만발한 들판 뒤로 풍력 발전기가 씽씽 돌고 있는 생경한 풍경을 만났다.

 

1818년에 건축된 플뢴 시청사는 플뢴 성과 더불어 플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플뢴 시청사 앞으로는 교회와 상점, 카페가 밀집된 올드타운이 펼쳐진다.

 

 

 

 

화재로 소실되어 1868년 새로 지은 니콜라이 교회(Nikolaikirche)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언덕 위에 있는 플뢴 성에서 내려다본 플뢴 도심

 

 

 

30년 전쟁의 와중에 지어진 플뢴 성은 한때 이 지역을 통치한 슐레스빅 홀슈타인 플뢴 공작의 거처였다.

 

 

 

플뢴 성의 부속시설인 조그만 규모의 정원을 거닐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라 불리는 그로써 플뢰너 제는 길이가 8.3km, 면적이 30 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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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9.11.11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아버지 블로그에 독일 여행 이야기거리가 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서 왔습니다. 마치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한 듯이 설레입니다.

    • 보리올 2019.11.12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군가 여행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구나. Frau Gumpert와 크리스틴, 니콜과 네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니콜은 아직도 한국말을 제법 잘 하더구나. 너도 언제 가봐야할 것 같더라.

  2. 해인 2019.11.15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뢴에 2번 방문해서 한번도 플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어요. 고작 하이디 집 정원에서 바라본 호수가 다에요! 플뢴성이 있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네요 😅 이런 뜻 깊은 여행에 제가 빠져서 살짝 아쉽네요......... 저의 홈타운인데!

    • 보리올 2019.11.15 0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플뢴이 크진 않지만 고풍스럽고 호반 도시라 꽤나 아름다운데 그냥 지나쳐서 좀 아쉽구나. 다음에 가면 꼭 시간을 내렴. 어딜 가나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겠냐. 이 여행을 하면서 네 생각이 많이 났지. 언제 또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참, 네가 태어난 병원에 들른 이야기를 했나?

  3. 지인 2019.11.15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주동안 제일 여유로웠던 플뢴 😂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4. 시윤맘 2019.11.15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은 아직도 어렸을적 독일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몇가지 에피소드를 줄곧 얘기해주곤 하는데요. 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 얘기했다던 그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신거져?^^ 그 어렸던 꼬맹이가 커서 그 당시 자기나이 또래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찾아간다면 참 감회가 새롭겠네요. 그 핑계로 저도 독일에 한번 가야겠어요!

    • 보리올 2019.11.15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년을 살았으니 기억에 많이 남겠지. 빠른 시간 안에 시윤이 데리고 꼭 가보거라. 며느리, 손주 보듯 반가워할 거다.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듯 하더구나.

 

유럽 중부에 자리잡은 알프스 산맥은 동으론 슬로베니아, 서쪽으론 프랑스에 이르는 광대한 산군이다. 그 가운데 오스트리아와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가 있다. 현지에선 이탈리아 알프스가 알프스 산맥에 속한 북부 산악 지역 전체를 의미하기보다는 북서쪽의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남티롤 지방에 속하는 돌로미티는 그냥 돌로미티란 이름으로 불린다. 예전에 우리는 돌로미테라 부르곤 했는데, 이탈리아에 속하는 땅인만큼 이탈리아 발음에 맞춰서 돌로미티라 부르는 것이 타당해 보였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 돌로미티를 영화에서 먼저 접했을지도 모른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산악구조대원으로 나오는 <클리프행어(Cliffhanger)>를 촬영한 곳이 바로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클리프행어를 보면서도 로케이션이 돌로미티인 줄은 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 했다.

 

돌로미티 트레킹은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도는 당일치기 코스부터 시작을 했다. 공식적으론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라 불리는 곳인데, 트레치메란 세 개의 거대한 바위산을 일컫는 말이고 라바레도는 그냥 지명이다. 돌로미티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돌로미티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라 볼 수 있다. 작은 봉우리란 의미의 치마 피콜로(해발 2,856m)와 가장 높은 봉우리를 의미하는 치마 그란데(3,003m), 동쪽에 있는 봉우리란 의미의 치마 오베스트(2,972m)가 나란히 붙어있다. 우리 식으로 삼형제봉이라 이름을 붙이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우리가 첫날 걸은 지역은 모두 트레치메 자연공원(Parco natuale Tre Cime)에 속했다.

 

아우론조 산장(Rifugio Auronzo)까진 차로 오를 수 있었다. 산장 앞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며 울퉁불퉁한 산세가 눈 앞에 펼쳐진다. 돌로미티란 명성이 명불허전이란 것을 첫날부터 확인시켜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날씨 또한 쾌청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넓고 평탄한 길을 따라 라바레도 산장으로 향했다. 산 속에 홀로 서있는 조그만 교회 앞에는 옛날 군복 차림의 노병들이 모여 산악 전쟁에서 죽은 영령들을 추모하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묵념을 올렸다. 두 아이를 데리고 홀로 걷는 젊은 엄마가 눈에 띄었다. 한 아이 손을 잡고 또 한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라 절로 눈길이 갔다. 엄마 손을 잡았던 네댓 살 여자 아이가 갑자기 3m 높이의 바위를 기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졸지에 여자 아이의 볼더링 실력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 같으면 위험하다고 뜯어말릴 판인데 이 엄마는 아이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덩달아 옆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라바레도 산장을 지나 날망에 오르니 로카텔리 산장(Rif. Locatelli)이 눈에 들어온다. 산장으로 내려서며 바라본 트레치메의 모습이 위풍당당하게 다가왔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럴 때면 늘 집에 두고 온 가족이 생각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환상적인 풍경을 함께 즐기지 못 하는 것이 아쉬웠다. 산장 앞에는 돌탑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거기엔 산장을 세운 제프 이너코플러(Sepp Innerkopler)의 흉상이 새겨진 동판이 있었다. 이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산악부대를 이끌었던 사람으로 전쟁 중에 사망했다. 이 주변엔 1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싸운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돌아 아우론조 산장으로 돌아옴으로써 첫날 트레킹을 마쳤다. 해질녘에 바위가 붉게 물드는 순간을 보지 못한 것은 좀 미련으로 남았다.

 

 

첫날 트레킹을 시작한 아우론조 산장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산 속에 외롭게 교회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마침 그곳에서 산악 전쟁에서 죽은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라바레도 산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네댓 살쯤 되었을 어린 꼬마가 볼더링 실력을 뽐내며 조그만 바위를 오르고 있다.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트레치메의 위용에 절로 가슴이 떨렸다.

 

 

 

로카텔리 산장에서 바라본 트레치메의 모습. 산장 앞에는 이너코플러의 흉상이 새겨진 동판이 있었다.

 

 

트레치메 뒤쪽을 돌다가 의외로 많은 에델바이스를 발견했다.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돌며 돌로미티의 다양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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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달 2019.06.19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과 글 잘읽었습니다...
    산행기가 좋네요~

 

무척 오랜만에 베르겐(Bergen)을 다시 찾았다. 베르겐 하면 추위에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내겐 전부였다. 1989 3월인가, 부활절 휴가를 맞아 홀로 독일에서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적이 있었으니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노르웨이는 3월 말임에도 한겨울이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산악지대의 좁은 도로를 엄금엉금 기다시피 운전하다가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누군가는 뒤로 비켜줘야 교행이 가능했다. 한쪽은 바다로 뚝 떨어지는 벼랑이었으니 눈길에 후진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솔직히 겁도 많이 났다. 그렇게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로 향하다가 중도 포기를 하고 베르겐으로 돌아왔더니 설상가상으로 호텔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이었다. 결국 어느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 안에서 덜덜 떨며 쪽잠을 잤던 기억이 있는 이 도시는 19세기까지는 노르웨이 최대도시였으나 현재는 오슬로 다음으로 밀려났다.

 

베르겐 공항에서 차를 빌려 시내로 향하는데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뺑뺑 돌아서 도심에 있는 호텔에 닿았다. 짐을 풀곤 저녁 식사를 겸해 시내 구경에 나섰다. 브뤼겐(Bryggen)의 옛건물만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브뤼겐 지역과 토르겟 어시장(Torget Fish Market)을 중심으로 시내 구경을 마쳤다. 어시장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고래고기 스테이크를 시켰다. 원래는 현지인이 추천한 식당을 가려 했지만 빈 자리가 없었다.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한 아가씨가 우리 말로 인사를 하기에 깜짝 놀라 쳐다보았더니 어버지가 한국인이라 했다. 포장마차에서 제공한 고래고기는 성의도 없었고 맛도 없었다. 어시장 물가는 바가지 요금이라 느껴질 정도로 비쌌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한다. 어둠이 내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칙칙한 날씨에 베르겐의 아름다움이 좀 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브뤼겐 지역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베르겐 항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기에 이 지역이 베르겐 도심에 속한다.

 

 

베르겐 관광지 가운데 첫손에 꼽하는 브뤼겐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베르겐의 명물로 불리는 토르겟 어시장.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어시장의 길거리 식당은 우리의 포장마차와 비슷했지만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바가지 상혼이 심했다.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스페인 음식인 파에야를 시켰는데 솔직히 본전 생각이 났다.

 

 

 

 

저녁을 먹고 다시 도심 구경에 나섰다. 바다에 비친 야경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브뤼겐의 옛건물은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한자동맹의 한 축으로 번영을 누렸던 흔적이라 보면 된다.

 

 

브뤼겐에 있는 기념품 가게. 산이나 동굴에서 산다는 전설 속의 괴물, 트롤(Troll)의 인형이 눈에 띄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에도 베르겐의 어시장엔 사람들로 붐볐고 포장마차는 밝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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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r and life 2 2016.11.26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너무 이쁘네요~ 굳! 공감눌리고 갑니다^^

  2. justin 2016.11.27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그럼 예전에 독일에서 차를 몰고 가실때도 덴마크, 노르웨이 오슬로를 거쳐서 베르겐까지 가신거에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지도로 보니까 상당히 오래 걸리셨을거같아요. 그나저나 아버지께서는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인연이 없으신가봅니다. 저랑 같이 가면 맛있을거에요~

    • 보리올 2016.11.28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일에서 덴마크로 넘어가 유틀란트 반도 북쪽 끝에 있는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오슬로로 갔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얼마 걸렸는지는 기억에 나지 않는구나. 중간에 어디선가 하룻밤 묵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