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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시

[네팔] 카트만두 대한항공 직항편을 이용해 카트만두까지 곧장 7시간을 날아갔다. 직항편이 생기기 전에는 방콕을 경유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콕에서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트레킹으로 지친 육신을 태국 마사지로 풀어줄 기회가 있었는데, 직항 때문에 그런 낭만이 줄어든 것이다. 비행기에는 서양인 탑승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네팔 들어가는 경유지로 인천공항이 많이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카트만두 공항으로 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 창문을 통해 네팔의 산악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산능선이나 강변에 논과 밭이 포진해 있었다. 한 평 땅을 개간하기 위해 땀흘린 농부들의 노고가 보이는 듯 했다. 그 사이를 구불구불 강줄기 하나가 한가롭게 지나고 있었다. 카트만두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엔 좀 촌스런 구석이 있다. .. 더보기
[네팔] 카트만두 히말라야 트레킹 때문에 제법 자주 찾게 되는 카트만두. 사람 정신을 쏙 빼놓는 그 특유의 소란스러움에도 질리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카트만두에 상당한 내성이 생긴 모양이다. 이런 여행지에 어느 정도 관록이 붙었다는 반증이리라. 하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호기심이 많이 줄은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카트만두 거리를 거닐며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경우나 카메라를 들이대는 횟수가 줄었다는 사실로도 금방 알 수 있다. 이러다가 네팔에서 아주 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했다. 카트만두 전역을 뒤덮은 시끄러운 경음기 소리는 여전했다. 카트만두에 다시 온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의미로 듣기로 했다. 길거리에 꾸그리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하루를 소일하는 베짱이들도 변함이 없었다. 길가에 세워진 빨간 .. 더보기
[네팔] 카트만두 - 하티반 리조트와 보전 그리허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다녀온 뒤, 카트만두보다는 한적한 전원 숙소를 찾아 하티반(Haatiban) 리조트로 이동했다. 카트만두 외곽으로 한 시간 가량 빠져 나간 후, 어느 시골 마을에서 버스가 멈췄다. 여기서부턴 길이 좁아 리조트 차량으로 갈아타야 한단다. 짚 몇 대에 분승해 구불구불 소나무가 많은 언덕길을 올랐다. 벌써 어둠이 내려앉아 리조트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었다. 이렇게 하티반 리조트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하티반 리조트는 방갈로 형태로 숙소를 만들어 놓아 방이 떨어져 있었다. 허영만 화백의 일본인 친구인 사카이 다니씨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내가 일본어를 조금 하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짐을 풀고 식당에 모였더니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지 전등 대신 촛불을 켜놓았다. 우와, 약간은 ..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6> 세두아에서 상큼한 아침 시간을 맞았다. 하늘은 푸르고 공기는 서늘하면서도 맑았다. 오전 6시 40분, 이른 시각임에도 아이들 네 명이 마당에 펼친 멍석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공책에 열심히 영어 단어를 적고 있는 아이들이 기특했다. 학교도 아니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멍석에 앉아 스스로 영어 공부를 하다니 이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이 아이들이 나중에 네팔의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기서 가슴이 먹먹했던 순간도 있었다. 열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돌박이 아이를 등에 업고 있어서 처음엔 동생을 들처업고 나온 누나로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 아기는 여자 아이의 아들이란다. 조혼 풍속이 있는 히말라야 일부 지역에서는 열 두셋이면 여자 아이들은 시집갈 준비를..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4> 처음 십튼 패스를 오를 때보다야 부담이 한결 덜했지만 어쨌든 오늘도 십튼 패스를 올라야 한다. 전에 비해 눈이 많이 녹았다. 하지만 강한 햇빛이 내리 쬐는 날씨에 눈 위를 걷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까지 걸쳤지만 살이 익는 듯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까지 올랐던 몸이라 하더라도 해발 4,170m의 십튼 패스를 넘는 일은 여전히 힘이 들었다. 점심을 먹기로 했던 콩마에 텐트를 쳤다. 하루 일정을 일찍 마감한 것이다. 십튼 패스를 넘으며 지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두들 얼굴에 화색이 돌고 여유만만해졌다. 술 한 잔하는 사람들, 텐트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들. 쉬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포터들도 일찌감치 도박판을 벌였다. 나도 매점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