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친구집에서 하루 묵고는 그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드라켄스버그 산맥에 위치한 로열 나탈 국립공원(Royal Natal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그 유명한 앰피씨어터(Amphitheatre)의 장엄한 풍경을 보러가는 길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거의 네 시간을 달려야 했다.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텐델레 캠프(Thendele Camp)에 숙소를 잡았다. 전에 갔었던 디디마 리조트나 로테니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숙소도 콰줄루 야생동물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과거에 영국 지배를 받은 때문인지 경치가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이런 숙소가 들어서 있다. 체크인을 하고 샬레를 배정받았다. 거실과 부엌이 따로 있었고, 트윈 침대가 있는 방이 두 개 있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은 좀 낡아 보였지만 며칠 지내기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저녁이면 밖에 불을 피워 양고기 스테이크를 굽고 와인을 곁들였다. 드라켄스버그 아이콘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앰피씨어터의 전경을 눈에 담으며 친구들과 와인 한 잔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것이 소위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었다.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로열 나탈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차창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골 풍경에도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이 넘쳤다.

 

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한적한 마을도 지나치고, 여유롭게 풀을 뜯는 가축도 눈에 들어왔다.

 

텐델레 캠프에 있는 숙소 또한 풍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텐델레 캠프에서 구한 샬레의 내부 모습

 

샬레에서도 엠피씨어터의 장엄한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밖에 설치된 그릴에 조개탄을 피워 고기를 굽고 와인 한 잔 곁들이는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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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24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그릴 사진 한 장이 앞서 본 장면들을 다 잊게 만드네요 ㅎㅎㅎ
    역쉬 세계 어디를 가든 그릴에 구운 고기에 술 한 잔이 신선놀음의 첫 단추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ㅎ

    • 보리올 2021.01.25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먹는 게 전부는 아니라 이야기하지만 여행하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웅장한 산악 풍경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마시는 술 한 잔이 너무 좋았습니다.

 

와인 산지로서 남아공은 신세계로 분류하지만 남아공 와인의 역사는 꽤 오래 되었다. 케이프타운(Cape Town)에 도시를 건설한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1659년에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 프랑스에서 쫓겨난 위그노파 신도들에 의해 기술이 전수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최근엔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케이프타운 주변에 13개의 와인 산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스텔런보시(Stellenbosch)와 팔(Paarl), 프랑슈후크(Franschhoek), 서머셋 웨스트(Somerset West), 웰링턴(Wellington)을 통틀어 와인랜즈(Winelands)라 부른다.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여기저기 포도밭이 들어서 있고, 그 안에 하얀 벽과 간결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케이프 더치(Cape Dutch) 방식의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어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웰링턴에 있는 게스트 팜(Guest Farm)에서 하루 묵었기 때문에 거기서 멀지 않은 팔의 KWV, 즉 와인 생산자 협동조합부터 찾았다. 와인 농가들이 참여한 조합으로 1918년에 설립되었다. 투어에 참가해 1시간 넘게 와인 생산 시설을 살펴보고 와인 네 종에 브랜디까지 시음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와인 저장고도 보았고,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 배럴이 멋진 조각품으로 변신한 캐시드럴 셀러(Cathedral Cellar)도 들렀다. 3m 지름에 제각각 다른 조각을 뽐내는 오크통이 32개나 도열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여기서 꽤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아이폰 분실과 함께 사라져 아쉽기만 하다. 역시 팔에 있는 니더버그(Nederburg)를 다음 행선지로 택했다. 남아공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꽤 인지도가 있는 곳으로 1791년부터 와인을 생산했다. 케이프 더치 양식의 건물이 인상적이었지만, 시음 와인 네 종은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시간이 늦어져 팔에서 점심까지 해결했다. 언더 오크스(Under Oaks) 와이너리에 있는 피자 레스토랑에서 피자 한 판을 시켜 와인과 함께 먹었다. 숙소 여주인이 추천한 곳인데, 야외 테이블에 호수가 보이는 전경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와인랜즈의 중심은 스텔런보시라 할 수 있다. 남아공에서 케이프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역사가 오래된 도시다. 스텔런보시에만 130개 와이너리가 있다고 하지만, 러스트 엔 브레데(Rust en Vrede)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1694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역사도 오래 되었고, 다른 곳에 비해 시설도 고급스러우며 와인평도 좋았다.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 만찬에서 이곳 와인이 서빙되었다고 한다. 포도밭에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쉬라(Syrah) 등 세 종의 포도가 자라는데, 그것으로 바디감이 높은 레드 와인만 생산한다. 와인 시음은 싱글 빈야드 테이스팅(Single Vineyard Tasting)으로 했다. 1인당 120랜드로 다른 곳보단 좀 비쌌다. 시음으로 나온 레드 와인 네 종 모두 괜찮았는데, 까베르네 소비뇽과 쉬라를 섞은 1694 클래시피케이션(1694 Classification)이 그 중 더 맛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판매가가 한 병에 200불 가까이 되었다. 이 와이너리 지하 저장고에는 와인 선진국에서 만든 고급 와인을 직접 테이스팅하고 빈 병을 벽면에 쭉 진열해 놓은 것도 내겐 퍽 인상적이었다.

 

 

 

 

 

팔에 있는 KWV 협동조합. 와인 종류가 엄청 많지만 브랜디나 세리도 생산한다.

여기서 여행 중에 마실 와인을 몇 병 구입했다.

 

 

 

 

해외 수출도 많이 하는 니더버그 와이너리는 케이프 더치 양식의 건물들이 무척 낭만적이었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으러 갔던 언더 오크스 피자 식당. 와이너리 안에 있는 호숫가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숙소 여주인의 추천으로 웰링턴에 있는 디머스폰테인(Diemersfontein)을 찾았지만 와인은 별 특징이 없어 보였다.

 

 

 

 

 

남아공 와이너리의 품격과 와인 테이스팅의 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스텔런보시의 러스트 엔 브레데.

귀국시 선물용 와인은 여기서 구입했다.

 

 

 

 

 

로버트슨(Robertson)에서 하루를 더 묵게 되어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봉 꾸라즈(Bon Courage) 와이너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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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09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의 와인도 그럼 식민의 역사, 이주의 문화 중 하나로 오늘까지 온 것인가 보군요.
    볼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것과 만나는 기분입니다ㅎ
    와인의 산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 세월이었네요.

    • 보리올 2021.01.10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인이란 술이 유럽에서 왔으니 남아공 와인 역시 유럽인의 이주와 궤를 같이 했다고 봐야죠. 역사가 꽤 됩니다. 와이너리 운영도 대부분 백인들이 하더군요.

 

남아공은 특이하게도 수도가 세 개로 나뉜다. 흔히 요하네스버그를 수도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행정수도는 프리토리아(Pretoria), 입법수도는 우리가 이번에 방문한 케이프타운(Cape Town), 사법수도는 블룸폰테인(Bloemfontein)이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의 최대 도시일 뿐이고, 케이프타운이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남아공 남서쪽 끝단에 자리잡은 케이프타운은 1652년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이란 사람이 여기에 상륙해 케이프 식민지를 건설하고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보급기지로 삼은 것이 도시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이 지역으로 유럽인 이주가 많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현재도 백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요하네스버그와 비교하면 치안도 훨씬 안전하다. 인구는 광역으로 치면 4백만 명에 가깝다.

 

희망봉에서 케이프타운으로 올라와 가장 먼저 이 도시의 상징적 존재인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으로 향했다. 테이블 마운틴은 산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정상은 해발 1,087m로 그리 높지는 않다. 하지만 케이프타운에서 바라보면 그 산세가 우람하기 짝이 없다. 테이블이란 이름을 쓴 것은 정상 부위가 식탁처럼 평평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정상까지는 걸어 오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관광객답게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정상은 상당히 넓었다. 카페와 기념품가게도 있고,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걸어 다니며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곳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케이프타운이 눈 아래 펼쳐지고, 저 멀리 케이프 반도도 한 눈에 들어왔다.

 

산에서 내려와 워터프론트(Waterfront)를 찾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테이블 마운틴의 위풍당당한 면모가 더 장관이었다. 워터프론트 지역은 테이블 베이(Table Bay)에 면해 있는 항구로, 19세기에 세워진 건물을 개축한 호텔과 레스토랑, 쇼핑센터가 모여 있는 관광 명소다. 케이프타운은 백인이 많이 사는 도시라 워터프론트에도 백인들이 무척 많았다. 치안도 다른 지역에 비해선 좋아 보였다. 눈을 들면 테이블 마운틴이 바라다 보이고 그 반대편으론 항구와 선착장이 펼쳐져 관광지로서는 매력적인 조건을 갖췄다. 붐비는 인파를 헤치며 바닷가 산책에 나섰다. 테이블 마운틴이 보이는 곳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포토존을 설치해 놓은 곳이 많았다. 빨간 벽으로 장식한 시계탑(Clock Tower)와 그 옆에 있는 스윙 브리지(Swing Bridge) 주변이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았다. 앰피씨어터(Amphitheatre) 앞에선 20여 명의 원주민들이 무리를 지어 노래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케이프타운의 랜드마크인 테이블 마운틴 정상으로 올랐다.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는 음식을 파는 카페와 기념품가게도 있었다.

 

 

 

평평하게 생긴 테이블 마운틴 정상엔 산책로 세 개를 만들어 놓아 서로 다른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워터프론트에서 테이블 마운틴의 위용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시계탑과 스윙 브리지가 있는 지역이 워터프론트의 중심지답게 사람들 왕래가 많았다.

 

1806년부터 매일 정오에 대포를 발사해 시각을 알린다는 눈건(Noon Gun)이 있는 시그널 힐(Signal Hill)이 눈에 들어왔다.

 

 

스윙 브리지를 건너 레스토랑과 바, 기념품가게, 공예품점이 있는 거리를 거닐었다.

 

흑인 원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 무리의 공연팀이 춤과 노래로 거리 공연을 펼쳤다.

 

 

노벨 스퀘어(Nobel Square) 옆에 음식을 파는 푸드 마켓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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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04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법수도, 행정수도, 사법수도 다 다른 거군요. 전 왜 당연히 케이프타운일 거라 생각한 걸까요ㅎ
    포스팅을 볼 때마다 무식이 치유(?)되는 기분이네요ㅎㅎ

    • 보리올 2021.01.04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식이 치유된다니 과분한 칭찬입니다. 솔직히 남아공의 수도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제 아셨으니 누구보다도 빠른 셈입니다.

  2. 유량자 2021.01.04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 정말 매력있는 나라네요,
    전혀 생각해본적 없던 나라인데
    치안만 좋다면 꼭 한번 가봐야 겠네요

    • 보리올 2021.01.06 1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답지 않은 나라라고 합니다. 대도시의 치안은 좀 그렇지만 밖으로 나가면 그런 것도 느끼기 힘듭니다. 시간되시면 언제 한번 다녀오시죠.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있는 케이프 반도(Cape Peninsula)로 가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봉을 대서양과 인도양이 맞닿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 최남단은 희망봉에서 남동쪽으로 150km 떨어져 있는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R310 도로와 M4 도로를 타고 바닷가를 달렸다. 케이프 반도 남쪽 지역은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Table Mountain National Park)에 속하기 때문에 꽤 비싼 입장료를 내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포장도로 끝에서 주차장을 만났다. 주차장에서도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목적지인 희망봉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예전에 쓰던 등대가 세워져 있는 전망대, 룩아웃 포인트(Lookout Point)로 먼저 올랐다. 전망대 바로 아래까진 푸니쿨라를 타고 오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15분 정도 걸었다. 짙은 안개에 주변 경관이 가려 실망이 컸는데,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불현듯 풍경이 드러나곤 했다.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는 룩아웃 포인트 벼랑 아래 위치해 있지만 일반인은 접근할 수가 없었다.

 

룩아웃 포인트를 희망봉이라 잘못 알고 거기서 되돌아서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희망봉은 룩아웃 포인트나 케이프 포인트와는 좀 떨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트레일을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차로 이동할 수도 있다. 우리는 차를 가지고 되돌아 나오다가 첫 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바닷가로 내려섰다. 조그만 주차장에 희망봉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표지판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서단이라 적어 놓았다. 최남단이란 말은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1488년에 처음으로 희망봉을 발견한 포르투갈 탐험가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가 태풍 곶(Cape of Storms)이라 명명했지만, 그 당시 포르투갈 왕이었던 주앙 2(João II)가 희망봉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표지판 뒤에 있는 높지 않은 바위 봉우리로 올랐다. 제법 산을 오르는 기분이 났다. 정상에 서니 일망무제의 대서양이 우리 눈 앞에 펼쳐졌다. 눈과 가슴이 시원해졌다.

 

케이프타운(Cape Town)으로 올라오면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 인근에 있는 볼더스 비치(Boulders Beach)를 찾았다. 그리 크지 않은 해변에 아프리칸 펭귄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남부 아프리카에 있는 펭귄 서식지 가운데 하나로, 1982년 두 쌍의 펭귄이 현재 3천 마리로 불어났다. 그럼에도 아프리칸 펭귄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보호가 필요하다. 동물원 밖에서 야생으로 살아가는 펭귄은 솔직히 처음 보았다.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 펭귄을 TV를 통해 많이 본 탓에 덩치가 60~70cm에 불과한 아프리칸 펭귄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보드워크를 따라 걸었다. 모래나 화강암 바위 위에 무리를 지어 있는 펭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보니 이미 사람들에 익숙해진 듯했다. 공원 규정에 따르면 해변으로 내려설 수는 없었다. 몸을 뒤뚱거리며 모래 위를 걷는 펭귄 몇 마리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대부분은 모래를 파낸 둥지에서 사람을 구경하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펭귄을 본다는 신기함을 빼면 그다지 감동이 크진 않았다.

 

스텔런보시에서 R310 도로를 타고 남서쪽으로 내려와 바다를 만났다. 바다 건너 케이프 반도가 눈에 들어왔다.

 

뮤젠버그(Muizenberg)를 지나다 서퍼들이 많이 찾는다는 해변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국립공원 게이트에서 입장료를 내고 포장도로 끝에 있는 주차장에 닿았다.

여기서도 희망봉이 보였고 그 반대편에는 폴스 베이(False Bay)가 펼쳐졌다.

 

 

 

푸니쿨라를 타지 않고 룩아웃 포인트까지 걸어 올랐다. 안개가 자욱해 사방이 잘 보이진 않았다.

 

 

희망봉이 있는 바닷가로 내려섰다. 표지판과 봉우리로 오르는 나무 계단 외에는 별다른 시설은 없었다.

 

희망봉 바닷가로 타조 몇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나왔다.

 

 

볼더스 비치에 있는 아프리칸 펭귄 서식지를 찾았다.

이 펭귄은 검정과 흰색이 섞인 몸통에 검은 얼굴, 핑크빛이 나는 눈 위가 특징이다.

 

 

 

 

 

 

 

 

아프리칸 펭귄은 남아공과 나미비아 해변에 주로 서식한다.

볼더스 비치도 그 중 하나로 약 3천 마리의 펭귄이 조그만 해변에 무리를 지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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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람쥐s 2020.12.29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펭귄 너무 기여워요 ㅠㅠ
    만지고 싶고 같이 놀고싶고 먹이도 주고싶고 하는마음이 뿜뿜이네용...
    좋은 사진 잘 보구 갑니당~!

    • 보리올 2020.12.30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펭귄을 무척 좋아하시네요. 아프리카에서 펭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긴 했지만 덩치가 너무 작아 전 좀 실망을 했더랍니다.

  2. 글쓰는아빠 2020.12.29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프리카 대륙에서 펭귄을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지.. 사진으로봐도 좀처럼 상상이 되질 않네요ㅎ
    저의 고정관념에 펭귄은 추운 극지방에만 있는 녀석들인 줄 알았거든요ㅎㅎㅎ

    • 보리올 2020.12.30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펭귄은 남극에나 가야 볼 수 있는지 알았습니다. 근데 아프리카 남단에 조그만 녀석들이 살고 있더군요. 신기하긴 했습니다.

  3. 알파걸 2020.12.29 15: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정말 새로운 정보네요..
    정성스러운 포스팅 잘 보고가요^^
    가기전에 구독누르고 갑니다 ^^
    저의 블로그도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초보라서..모르는게 참 많아요..
    구독과 좋아요 남겨주시면 더욱 욜심히 할 것 같아요~~

    • 보리올 2020.12.30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네요. 요리에 관심이 많으신 모양이죠? 열심히 하셔서 멋진 블로그 만드시기 바랍니다.

 

12일에 걸쳐 케이프타운(Cape Town)으로 이동해야 했다. 남아공 내륙 지방의 시골 풍경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장거리 운전에서 오는 지루함까지 모두 떨칠 수는 없었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을 빠져나와 라이덴버그(Lydenburg)를 지나다가 빌통(Biltong)을 파는 가게가 보여 잠시 차를 세웠다. 빌통은 소나 타조, 영양 등의 살코기를 양념에 절였다가 말린 것으로 우리의 육포와 비슷하다. 주인장이 친절하게도 가게 뒤편에 있는 가공 공장도 보여주었다. 장시간 운전에 잠을 쫓을 간식으로 빌통 한 봉지를 구입했다. N4 고속도로를 타고 요하네스버그 방향으로 달리다가 미델버그(Middelburg) 못 미처 알주 페트로포트(Alzu Petroport)란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뒤로 코뿔소와 버팔로를 가둬 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공짜로 동물을 볼 수 있었고, 선진국 이상으로 깨끗하게 관리하는 화장실이 내겐 퍽 인상적이었다. 소시지 살롱(Sausage Saloon)이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요하네스버그를 우회해 N12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계속 남서쪽으로 달렸다. 가우텡(Gauteng) 주를 벗어나 노스 웨스트(North West) 주로 들어섰다. 웬만하면 노던 케이프(Northern Cape) 주에 있는 킴벌리(Kimberley)까지 가려 했지만, 밤이 너무 늦어 중간에 숙소를 구해야 했다. 마침 블룸호프(Bloemhof) 외곽에 있는 알마 익스클루시브 게임 랜치(Almar Exclusive Game Ranch)에 방이 있어 거기서 하루를 묵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에 30분이 훨씬 더 걸렸다. 손님은 우리만 있는 듯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시설은 엄청 좋았다. 거실과 부엌이 있고 방이 네 개에 침대가 여덟 개나 되었다. 각자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편히 쉬었다. 동물 목장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 랜치엔 여러 종의 영양류가 있고 얼룩말과 타조도 있다고 한다. 게임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일정이 바빠 아침 일찍 떠난 것이 좀 아쉬웠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N12 고속도로로 올라섰다. 노던 케이프 주로 들어선지 얼마 안 되어 킴벌리에 도착했다. 킴벌리는 다이아몬드로 인해 태어난 도시다. 1866년 야곱이란 소년이 오렌지 강가에서 반짝이는 돌을 발견한 것이 시초인데, 이 돌이 유레카(Eureka)’라는 21.25캐럿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판명되었다. 그 후 호프타운의 한 농부는 남아프리카의 별로 알려진 83.5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 이 소식이 퍼지자, 전세계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탐광꾼 5만여 명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다이아몬드 러시(Diamond Rush)가 시작된 것이다. 1871년 킴벌라이트 지층이 발견된 콜스버그 코피(Colesberg Kopje) 언덕에서 노천 채굴이 이루어졌고, 그 잔재가 오늘날의 빅홀(Big Hole)이다. 그 옆에는 킴벌리 광산 박물관이 있고, 다이아몬드 러시 당시의 시가지 모습을 재현한 거리엔 교회나 펍, 다이아몬드 거래소, 사진관 등이 늘어서 있어 예전의 영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케이프타운을 향해 차를 몰았다. 빅토리아 웨스트(Victoria West)를 지나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 주로 들어선 후 N1 고속도로를 타고 줄곧 남서쪽으로 달렸다. 어둠이 깔릴 즈음, 와인랜드에 있는 스텔런보시(Stellenbosch)에 도착해 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었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을 빠져나와 라이덴버그를 지나다가 빌통을 파는 가게가 있어 한 봉지 구입하였다.

 

 

 

 

N4 고속도로 상의 알주 페트로포트 휴게소. 코뿔소와 버팔로, 영양을 멀리서 바라보곤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했다.

 

알주 페트로포트 휴게소에서 그 날 저녁에 묵을 숙소 안내 포스터를 발견했다.

 

 

 

 

 

 

킴벌리에는 다이아몬드 채굴 현장인 빅홀이 남아 있는데, 그 깊이가 240m, 폭은 463m, 둘레는 1.6km나 된다.

현재는 그 안에 40m 깊이의 물이 채워져 있다.

 

 

 

 

 

와인랜드의 중심지인 스텔런보시에 도착해 패트 부처(Fat Butcher)라는 식당에서 와인을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

 

 

스텔런보시에서 하루 묵은 게스트 하우스는 시설이 깨끗하고 친절해 인상이 무척 좋았다.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조식도 괜찮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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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람쥐s 2020.12.24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아공에 이렇게 멋있는곳이 있다니!!
    사람도 한적해보여서 너무 좋을것 같아요 ㅎㅎ
    좋은 사진 잘보구 하트 꾹 하고 가용~!

  2. 글쓰는아빠 2020.12.24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같은 시국에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해외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단 것이... 참 감사하네요 ㅠㅠ

    • 보리올 2020.12.24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여행을 한 시점이 올 2월이었는데,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지만 팬데믹은 선언되지 않았던 때였죠. 출입국 제한이 시행되기 전에 여행을 마쳐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글쓰는아빠 2020.12.24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건강히 다녀오셔서 참 다행이십니다ㅎ 종종 들려 눈요기하고 가겠습니다ㅋㄷ

    • 보리올 2020.12.24 1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말씀이네요. 남아공이 그렇게 안전한 나라는 아닙니다. 언제 남아공 가시면 사고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할 겁니다.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3. 애디리 2020.12.24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하는 분위기가 정말 좋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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