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로 가기 위해 밴쿠버를 출발해 BC 페리에 올랐다. 스와츠 베이에서 내려 곧장 포트 렌프류(Port Renfrew)까지 차를 몰았다. 9월로 접어든 초가을 날씨라 선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조그만 어촌 마을인 포트 렌프류는 인적을 찾기가 힘들었다. 너무 한적해서 적막강산이라고나 할까. 전에 한 번 다녀간 적이 있는 토미스(Tomi’s)란 식당을 찾아갔다.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이런 문명 세계의 음식을 입에 대지 못 할 것이다. 퍼시픽 림 국립공원(Pacific Rim National Park)의 인포 센터로 가서 퍼밋을 신청했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예약 없이는 들어가기 힘들지만 9월로 접어들면서 신청자가 확연히 줄었다. 30여 분 오리엔테이션을 받고는 다음 날 첫 보트를 타고 트레일로 들어가기로 했다. 모든 일이 예상대로 잘 풀려 다행이었다. 시간이 남아 후안 데 푸카(Juan de Fuca) 공원에 있는 보태니컬 비치로 들어가 바닷가를 좀 거닐었다. 아침에 보트를 타야 하는 선착장 주변에서 하룻밤 야영을 했다. 오랜 만에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백패킹이라 가슴이 설레 쉽게 잠을 이루지 못 했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패킹 트레일이다. 밴쿠버 섬(Vancouver Island)에 있는 이 트레일의 길이는 75km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종종 세계 톱 10 안에 들기도 하고 가끔은 세계 최고 하이킹 트레일로 꼽히기도 한다. 원래는 엄청난 조류에 밀려온 난파선 선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만든 생명선이었지만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현재는 하이킹 트레일로 바뀌었다. 모험을 즐기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도전 삼아 많이 찾는다. 5월부터 9월까지만 문을 여는데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5 6일이나 67일 일정에 사용할 식량과 텐트를 메고 가는 일도 고된데, 트레일 자체도 까다롭기 짝이 없다.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수많은 사다리와 줄을 끌어 강을 건너는 케이블 카, 거기에 연간 4,000mm 가까운 강수량을 자랑하는 지역답게 미끄러운 구간이 엄청 많다. 해변을 걷는 경우에도 밀물 때의 조수뿐만 아니라 해조류가 많은 바위 표면도 위험하다. 부상을 입거나 위험에 빠질 요소가 도처에 많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즐기면서 전 구간을 안전하게 마치려면 사전 준비도 철저해야 하지만 때론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도 필요하다.

 

 

 

 

츠와센(Tsawwassen)에서 스와츠 베이(Swartz Bay)로 가는 BC 페리에 올랐다.

구름이 많은 날씨였지만 비가 내리진 않았다.

 

 

 

바닷가에 면해 있는 조그만 마을, 포트 렌프류에 닿았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의 남쪽 기점에 해당한다.

 

 

토미스란 식당에서 샌드위치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당분간은 문명 세계의 음식을 접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퍼시픽 림 국립공원의 인포 센터에서 예약도 없이 즉석에서 퍼밋을 받고 오리엔테이션까지 받았다.

 

 

 

인포 센터를 나왔더니 보트를 타고 트레일 기점으로 향하는 팀이 있었다. 우리는 다음 날 아침 보트로 들어간다.

 

 

 

오후 시간이 남아 후안 데 푸카 공원에 있는 보태니컬 비치를 찾았다.

이 보태니컬 비치는 47km 길이의 후안 데 푸카 마린 트레일의 북쪽 기점이기도 하다.

 

인포 센터와 보트 탑승장 가까이에 원주민 부족이 운영하는 파치다트(Pacheedaht)  캠핑장이 하나 있었다.

 

구름에 가렸던 태양이 일몰 시각이 되자, 하늘을 붉게 물들이곤 작별 인사를 건넸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7.01.24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기다리고 기다리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이야기가 올라왔네요! 옛 기억을 더듬으며 감상에 젖으며 감사히 읽겠습니다!

    • 보리올 2017.01.24 1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기다리 고기다리'면 더 반갑지 않을까 싶구나. 그때 적은 기록을 찾지 못해 기억을 되살리느라 애 좀 먹고 있다. 하늘이 나에게 준 최고 선물인 아들과 함께 해서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2. 김치앤치즈 2017.01.29 0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보리올님 사진 중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숲 사진이 정말 듭니다.
    저는 시원한 바다 그림이나 안개가 자욱한 숲 그림을 좋아하기에, 얼마전에 안개가 자욱한 숲 그림을 좀 대형 사이즈로 구매해서 침대 헤드보드 위 벽에 걸어두었지요. 그런데 바로 어젯밤 한참 자고 있는 중에 그 그림이 헤드보드와 벽 사이 틈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남편과 저 둘 다 거의 기절초풍했답니다.^^ 오늘 아침 자세히 들여다보니 벽과 바닥의 경계선인 하얀색 베이스보드의 한가운데가 망가져서 좀 속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부부 둘 다 별탈없이 무사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보리올 2017.01.29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큰일날뻔 했네요. 두 분 모두 다치지 않았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안개 낀 숲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런 사진 있으면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

  3. 비버군 2017.03.28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기 잘봤습니다!!

    저는 지금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인데,

    웨스트코스트트레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행기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ㅎㅎ


    5월 1일~3일 정도에 출발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예약을 하고가는 것이 낫겠죠?!

    그런데 예약을 어디서 해야할지 찾기가 어렵네요 ㅎㅎ

    당장 입장료 가격이 얼마인지도 몰라서,,



    혹시 괜찮으시다면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


    갑작스레 여쭤봐서 죄송합니다.ㅜㅜ

    • 보리올 2017.03.29 0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월 초에 가시면 굳이 예약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예약 비용도 따로 받을텐데요. 우리도 9월 하순에 예약 없이 가서 당일 오리엔테이션 받고 다음날 트레일로 들어갔습니다. 입장료라기보단 퍼밋 비용이라 하는데, 한 사람에 페리 2곳 비용 포함해서 백 몇 십 불을 냈던 것 같습니다. 뱀필드에서 포트렌프류까지 셔틀버스도 80불 넘게 준 것 같고요. 예약을 하시려면 www.pc.gc.ca에서 pacific rim national park reserve로 들어가 하면 됩니다.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종주 마치길 빕니다.

  4. 나무와숲 2017.06.07 1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월 중순에 WCT와 로키산맥트레킹을 할 예정입니다.
    WCT는 른푸르와 뱀필드에선 퍼밋이 마감되어 미드포인트 지점 니티낫에서 출발하는 퍼밋을 받았습니다.
    이곳의 글과 사진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님의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보리올 2017.06.07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무와 숲'이란 닉네임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WCT 여행 계획에 제 블로그가 도움이 되었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고맙단 인사는 오히려 제가 드려야죠. 퍼밋 때문에 전체 구간을 걷지 못 해서 좀 아쉬움이 남겠습니다. 좋은 곳이니 다음에 또 오시란 의미로 해석하시죠. 즐겁게, 그리고 건강하게 WCT를 마치시기 바랍니다.

  5. 나무와숲 2017.06.08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드포인트에서 북쪽 뱀필드로 갔다가 다시 남쪽 른푸르로 이동하는 경로로 7박 8일 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멀리까지 가선,
    멋진 wct를 모두 다 걸어보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움이 클 거 같거든요...
    종종 들러서 궁금한 사항들 문의하겠습니다.^^

    • 보리올 2017.06.08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니티나트에서 진입해 뱀필드로 올라갔다가 포트 렌프류까지 다시 내려 오실 모양이지요? 그런 방법도 있군요. 무거운 식량 메고 며칠 더 걸으셔야겠습니다. 그래도 절묘한 수입니다.

 

하와이 제도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있는 카우아이(Kauai) 섬의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을 홀로 백패킹하기 위해 다시 리후에(Lihue) 공항에 내렸다. 칼랄라우 트레일은 하에나 주립공원(Haena State Park)의 케에 비치(Kee Beach)에서 시작해 칼랄라우 비치까지 나팔리 코스트(Napali Coast)를 따라 걷는 하이킹 코스를 일컫는다. 거리는 편도 11마일, 17.6km로 당일에 왕복하긴 쉽지 않다. 따라서 텐트와 침낭, 식량을 가지고 들어가 캠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백패킹 트레일로 알려져 있다. 이 트레일은 워낙 인기가 높아 성수기에는 원하는 날짜에 캠핑 허가를 받기가 어렵다. 나도 원래는 칼랄라우 비치에서 2박을 하려 했으나 허가가 여의치 않아 하루만 머물기로 한 것이다. 리후에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산행기점으로 이동했다. 케에 비치 직전에 있는 하에나 비치 캠핑장에서 하루를 묵었다.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엔 달과 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엄청난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했다.

 

아침 일찍 서두른 덕분에 케에 비치에서 오전 7 30분에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11월 날씨에도 공기는 후덥지근했으나 그래도 바람이 세게 불어 땀으로 범벅이 되는 일은 없었다. 트레일 또한 질척이는 구간이 많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걸음에 꽤나 신경을 써야 했다. 10여 분을 오르니 오른쪽으로 케에 비치가 내려다 보이더니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이 한 눈에 들어오는 조망대가 뒤이어 나왔다. 나팔리 코스트와 처음으로 조우하는 곳이라 사람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2마일 지점에 있는 하나카피아이 비치(Hanakapiai Beach)에서 휴식을 가졌다. 여기서부턴 당일 하이킹이라 해도 캠핑 허가가 필요하다. 해안선을 따라 산길은 다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때론 나팔리 코스트의 높은 벼랑과 주름진 침식 지형을 보면서, 때론 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6마일 지점에 있는 하나코아 밸리(Hanakoa Valley)에 도착했다. 조그만 캠핑장도 보였다. 여기까지는 전에 다녀간 적이 있어 풍경이 눈에 익었다. 계곡에 널린 돌 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케에 비치에 있는 산행 기점에서 칼랄라우 트레일로 들어서고 있다.

 

물기가 많은 산길은 미끄러운 구간이 많아 제법 신경이 쓰였다.

 

 

숲을 벗어나 시야가 트이면 왼쪽으로 나팔리 코스트의 봉우리들이 그 자태를 드러내곤 했다.

 

태평양과 나팔리 코스트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면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엄청난 강우량에, 그리고 태평양의 거센 파도에 침식된 지형이 해안선을 따라끝없이 펼쳐져 있다.

 

 

하나카피아이 계곡을 건너 하나카피아이 비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자연보호지구(Natural Area Reserve)를 알리는 철조망을 지나자, 옹골찬 산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칼랄라우 트레일의 속살로 들어갈수록 해안선이 급하게 바다로 떨어지는 구간이 많았다.

 

트레일 상에 거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많지 않았다.

1마일 간격으로 돌에 음각한 숫자만이 거리 표지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바다 색깔이 점점 에머랄드 빛을 띠며 나팔리 코스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나코아 밸리에 가까워지자, 비가 많은 지역임에도 산기슭에는 선인장이 자라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치앤치즈 2016.12.14 0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하와이입니다. 정말 멋지네요.^^

    • 보리올 2016.12.16 0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와이를 대표하는 트레일이라는 배경에는 뭔가 이유가 있겠죠. 토론토가 춥다 느껴지면 한번 다녀오실만한 곳입니다.

  2. justin 2016.12.16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밤하늘의 달과 별과 함께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는 느낌이 먼지 잘 알거같아요~ WCT 할때 추억이 그립습니다!

    • 보리올 2016.12.17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밴쿠버 아일랜드의 웨스트 코스트도 느낌은 비슷하지. 그래도 열대우림과 온대우림의 차이는 풍경에 상당히 다른 면모를 만들더구나.

 

날씨는 화창했고 기온도 선선해 출발이 순조로웠다. 길가에 파이어위드(Fireweed)가 꽃을 피워 가을 분위기를 풍겼다. 샹페를 벗어나 얼마간은 숲길을 걸었기 때문에 조망이 트이진 않았다. 산속에 숨어있는 집들을 지나치며 꾸준히 고도를 올렸다. 길에서 만난 영국 중년부부는 14, 16살의 두 딸을 데리고 뚜르 드 몽블랑 종주를 하고 있었다. 캠핑을 하면서 열흘에 걸쳐 전구간을 걷고 있다고 했다. 네 식구 각각의 배낭 크기가 엄청났는데, 그 가운데 유일한 남자인 가장의 배낭 무게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용감한 가족의 백패킹이 무척 부러웠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시야가 점점 트이기 시작했다. 산기슭을 돌아섰더니 해발 1,987m의 보빈 알파즈(Alpage de Bovine)가 나왔다. 여름철에 소나 양을 키우던 목장인데, 요즘엔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상대로 맥주나 커피, 블루베리 타트를 팔아 재미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보빈 알파즈에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 병을 시켜 놓고 즐기는 조망이 아주 훌륭했다. 솔직히 뚜르 드 몽블랑의 풍경은 스위스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렇지 않았다. 바로 아래론 론 계곡(Vallee du Rhône)이 자리잡고 있었고, 저 멀리엔 베른 알프스(Bernese Oberland)에 속하는 산군이 그 옹골참을 뽐내며 우리를 맞았다. 여기서 마터호른(Matterhorn, 4478m)도 보인다 하는데 내 육안으론 식별이 어려웠다. 해발 1,527m에 있는 포르클라 고개(Col de la Forclaz)에서 다시 한 번 쉬었다. 차량이 다니는 휴게소라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서 우리가 묵을 트리앙 마을이 바로 아래에 보였지만 꽤 경사가 급한 길을 조심스레 내려서야 했다. 마을 가운데 분홍색 칠을 한 교회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샹페를 벗어난 산길에 파이어위드가 분홍색 꽃을 피운 채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산속 깊은 곳에 사람 사는 집들이 가끔 나타나곤 했다.

 

 

초반엔 완만한 숲길을 따라 꾸준히 올라야 했다. 영국에서 왔다는 한 가족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우리 앞을 걷고 있었다.

 

 

 

 

 

 

 

 

고도를 올리자 시야가 탁 트이며 주위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 아래엔 론 계곡이 지나고 있다.

 

 

 

조망이 아주 훌륭했던 보빈 알파즈에서 맥주 한 잔 하는 여유도 부렸다.

 

 

차량 통행이 많은 포르클라 고개는 커다란 식당도 있어 휴게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포르클라 고개에서 트리앙 마을로 내려서고 있다.

 

 

트리앙은 인구 200명을 가진 조그만 산골 마을이지만 뚜르 드 몽블랑 덕분에 여기서 하룻밤을 묵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분도 2016.12.03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중한 산행정보 잘 보았습니다.

  2. justin 2016.12.07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든 생각인데 저희 가족이 백패킹으로 산에 들어가서 1박 2일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그것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영국 BBC 방송사에서 죽기 전에 보아야 할 세계적 명소로 50군데를 선정해 소개한 적이 있다. 그 방송에서 가장 마지막에 소개된, 즉 대망의 1위를 차지한 곳이 바로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이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콜로라도(Colorado) 강이 고원을 깎아 만든 협곡으로 실로 대자연의 걸작이라 부를만 했다. 이 세상 어느 협곡보다 뛰어난 경관과 자연의 경이를 지니고 있어 유명 관광지가 된지 오래다. 협곡을 이루는 절벽에서 20억년이란 시간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난 이 그랜드 캐니언을 제대로 보고 싶어 사실 아껴놓고 있었다. 사우스 림(South Rim)에서 1,600m 아래에 있는 협곡 바닥으로 내려가 하룻밤 야영을 하고 노스 림(North Rim)으로 올라오는 백패킹을 꿈꿨으나, 어쩌다 보니 집사람과 하루 일정으로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일종의 간보기라 할까.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협곡을 중심으로 남쪽은 사우스 림, 북쪽은 노스 림으로 나뉜다.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우스 림을 찾는다. 교통이 편리하고 연중 오픈하기 때문이다. 노스 림은 겨울이면 출입을 통제한다. 그랜드 캐니언 방문자 센터를 출발해 림 트레일(Rim Trail)로 들어서 마더 포인트(Mather Point)에서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까지 걸었다. 이 짧은 거리를 걷는데도 엄청난 풍경이 우리 눈 앞에 펼쳐졌지만 너무 눈에 익은 풍경이라 가슴이 먹먹한 감동은 일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와서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백패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만 살짝 보는 그랜드 캐니언이 아니라 몸으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랜드 캐니언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랜드 캐니언 방문자 센터에 들러 공원에 대한 정보부터 얻었다.

 

 

 

그랜드 캐니언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협곡을 만나게 되는 곳이 마더 포인트일 것이다.

 

림 트레일을 걷다 보면 협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수시로 나타난다.

 

 

 

야바파이 포인트도 전망이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다. 일출로 유명한 전망대다.

 

 

야바파이 지질 박물관은 그랜드 캐니언의 지형과 역사, 화석 등을 전시하고있었다.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내에선 무료 셔틀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넓은 각도에서 그랜드 캐니언을 볼 수 있는 호피 포인트(Hopi Point)는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09.20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사진으로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저도 한번도 안 가봤는데 죽기전에 꼭 가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저도 직접 하이킹을 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갈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 보리올 2016.09.21 0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랜드 캐니언에 필적할만한 대자연의 걸작품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저 앞에 서 있으니 인간이 참으로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빨리 가보고 협곡 아래로 하이킹도 해보거라.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으로부터 국제전화 한 통을 받았다. 국내외 산들을 소개하는 KBS <일요다큐 산>이란 프로그램에서 캐나다 로키를 취재하기 위해 촬영팀이 7월 말에 캐나다를 방문한다는 것이 아닌가. 한대장과 내가 함께 방송에 출연해야 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 때부터 무척 바빠졌다. 어떤 코스를 택할 것인지, 어떻게 권역별로 안배할 것인지를 한대장과 수차례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곤 우리가 선정한 코스를 미리 답사하는 것이 촬영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이 되어 그들이 도착하기 전인 7월 초순에 밴쿠버 산꾼 두 분을 모시고 미리 캐나다 로키로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마운트 롭슨(Mount Robson)이었다. 해발 3,954m로 캐나다 로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상징성이 있어 빼놓기가 어려웠다. 숲이나 빙하, 호수, 야생동물 등이 웅장한 산세와 조화를 이뤄 만들어내는 캐나다 대자연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버그 호수 트레일을 선택한 것이다. 밴쿠버를 출발해 5번 하이웨이를 타고 가다가 베일마운트(Valemount)를 지나 16번 하이웨이로 갈아탔다. 산 모퉁이 하나를 돌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롭슨의 자태가 나타났다.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았다. 빙하를 머리에 이고 있는 거대한 산괴를 볼 수가 없어 섭섭하긴 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원래 롭슨 지역은 일기 변화가 심해 정상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우리가 가는 버그 호수 트레일은 캐나다 로키에선 꽤나 유명한 트레일이다. 버그 호수까지는 빨리 걸어도 하루가 꼬박 걸리기 때문에 보통은 백패킹을 해야 한다. 편도 21km 에 등반고도가 780m나 되기 때문에 당일에 왕복은 어렵다. 우리는 애초부터 백패킹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키니 호수(Kinney Lake)를 지나 화이트혼(Whitehorn) 캠핑장까지만 당일에 다녀오기로 했다. 산행 기점은 롭슨 공원 안내소에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1km를 더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산행을 시작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고 산자락도 구름 속으로 제 모습을 감췄지만 그 신비로운 모습을 모두 가릴 수는 없었다

 

롭슨 강을 건너 오솔길을 따라 올랐다. 산길은 넓고 완만해서 좋았다. 요란하게 흘러내리는 강물을 벗삼아 한 시간 정도 오르면 키니 호수에 닿는다. 키니 호수는 원래 상류에서 떠내려온 퇴적물이 부채 모양으로 쌓인 선상지(Alluvial Fan)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산비탈에서 산사태로 굴러떨어진 돌무더기가 물길을 막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했다.키니 호수의 에머랄드 색깔이 오묘했다. 키니 호수를 지나 작은 다리 몇 개를 건넜다. 한 번에 한 사람씩 건너라는 경고문도 보였다. 아이 둘을 데리고 백패킹을 온 부부를 만나 서로 악수도 나눴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화이트혼 캠핑장에 닿는다. 일행들 얼굴에서 힘들다는 기색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시원한 풍경에 도취되어 피로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설록차 2014.04.16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롭슨 표지판도 높은 산을 쳐다보기 힘들어서 비스듬하게 누워서 손가락질을 하네요...ㅎㅎ
    산세도 준수하고 산에서 만남 가족도 준수하게 생겼고~ 준수천지입니다...^^

  2. Justin 2014.04.22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 한대장님, 최PD님, 대성이와 함께 짖궃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갔다온 것이 기억납니다. 어린 대성이의 페이스가 느려서 촬영 분량때문에 다들 먼저 가시고 저와 대성이는 수다를 떨면서 씩씩하게 하산했었는데, 대성이는 하나도 기억 못 하겠죠?

    • 보리올 2014.04.22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가 다녀온 기록은 다음에 포스팅할 예정인데 여기에 댓글을 달았구만. 작년인가 서울에서 한대장과 대성이를 만났는데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구나. 대성이네 집에서도 몇 번을 보았는데 말이야. 너무 기대하지는 말거라.

  3. 2014.12.05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4.12.05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롭슨 트레킹을 염두에 두고 계시는군요. 키니 호수까지는 왕복 서너 시간 잡으면 될 겁니다. 호수 끝단까지는 4km 정도 되는데 대부분 거기서 더 들어가 쉘터가 있는 지점까지 가거든요. 그러면 편도 7km 정도 됩니다. 버그 호수 트레일로 들어가셔서 캠핑을 하지 않고 당일로 나오시면 예약같은 것 필요 없습니다. 예약은 야영할 사람만 필요합니다. 여름에 버그 호수에서 야영하려면 미리 예약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4. 설록차 2015.05.22 0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 시원하고 속 시원한 사진을 찾아 여기로 왔습니다...
    마치 제가 다녀온 곳인듯 착각을 하네요..ㅎㅎ

    • 보리올 2015.05.22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눈이 시원하다는 표현은 저도 가끔 씁니다만 속이 시원하다는 말도 있었네요. ㅎㅎ 롭슨에는 마음을 편히 가라앉히는 차분한 풍경이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