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산꾼 몇 명과 시모어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기로 했다. 시모어 스키장에 입산 신고를 하고 텐트와 침낭, 눈삽을 매달은 배낭을 메었더니 어깨에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마운트 시모어 트레일을 타고 브록톤 포인트를 지났다. 1봉 아래에 적당한 장소를 잡아 야영 준비를 했다. 나를 제외하곤 다들 겨울철 눈 위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 텐트를 설치할 곳에 스노슈즈로 눈을 다지고 텐트 앞에 눈을 파서 출입구를 만드는 등 몇 가지 시범을 보여주어야 했다. 어학연수를 온 조카는 텐트에 묵게 하고 나는 눈삽으로 눈을 파 간단한 설동을 하나 마련했다. 눈 속에서 자는 것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굳이 설동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권하고 싶진 않았다.

 

눈을 녹여 물을 만들고 그것으로 따뜻한 밥과 찌개를 끓여 근사한 저녁을 마쳤다. 겨울산에 밤은 일찍 오는 법. 날씨가 쌀쌀해지니 모두들 텐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기나긴 밤을 잠으로 보내야 하는데 눈 위라서 쉽게 잠을 이루진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절로 일찍 눈이 떠졌다. 일행들을 재촉해 우리가 묵은 지점 바로 뒤에 있는 제1봉을 올랐다. 급경사를 바로 치고 올랐는데 다들 잘 따라온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도 눈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신새벽에 산을 올라 온전히 우리만 즐기는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것이 숙소를 산으로 옮겨서 묵는 이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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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29 2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삽질(?)하고 계시는 분 낯이 익은데 누구시더라~
    단짝을 빼앗기셨어요...ㅠㅠ

    • 보리올 2014.04.30 0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삽질과 단짝이라 하시면? 삽질에 다른 의미가 있나요? Question Mark를 단 이유가 좀 궁금해서요. 누굴 단짝이라 지목했을까도 역시 궁금하지만 제 짝은 늘 바뀝니다. 집을 지키는 한 사람만 빼고는요.

    • 설록차 2014.04.30 0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총 12장 사진중에 보리올님 출현사진은 무려 8장...
      제 기억으로 이제까지 포스팅 중에서 가장 많은 걸로 아는데요...
      보리올님 산행 단짝은 카메라가 으뜸인데 다른 누가 (뺏어서)찍어 주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삽질은 예전에 아이들이 빈둥빈둥 노는 걸 '삽질한다'고 표현했는데 반어법이죠...
      물론 보리올님 삽질과는 정반대의 뜻이에요...

      이 글 보시면 댓글달아주세요...윗 댓글도 지우겠습니다...

    • 보리올 2014.04.30 0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역시 그 속에 심오한 뜻이 있었군요. 삽질한다에 그런 뜻이 있고 단짝이 카메라라... 댓글을 퍼뜩 이해하지 못해 물어본 겁니다. 곡해는 마시고 지울 내용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제 모습이 이렇게 많이 나온 적도 없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 카메라에 문제가 생겨 첫 날은 누구 똑딱이 카메라에 많이 찍히고 다음 날은 그 카메라를 제가 뺏어 찍었을 겁니다.

    • 설록차 2014.04.30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빈둥거리면서 노는 것이 부끄러워서 힘든 '삽질'을 빌려 썼을거에요...어쩌다 하는 진짜 삽질은 너무 힘들어요...손바닥 까지고 어깨 허리 결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보리올님 블로그는 자연에,사물에,사람에 대한 관찰 기록이고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류의 증명사진이 아닌게 특징입니다...화려하고 꾸밈이 많은 표현이 아닌 읽고 보는 사람이 판단하도록 내버려 두시는 담백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에 다니실 때 군더더기 없이 얼마나 리포트를 잘 쓰셨을까~늘 아들에게 하는 말이랍니다...^^

    • 보리올 2014.04.30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하면서 글을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천부적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그냥 짧게, 그리고 솔직하게 쓰려고 합니다. 사실 지나온 세월 정리한단 측면도 많고요.

 

사이프러스 주립공원(Cypress Provincial Park)의 보웬 전망대까지 가는 트레일은 평탄하고 거리도 짧아 큰 부담이 없는 곳이다.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도 좋고 겨울철 스노슈잉에도 적합한 곳이다. 왕복 거리가 3km에 불과해 한두 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등반고도는 100m쯤 된다. 유 호수 메도우즈(Yew Lake Meadows)를 거쳐 갈 수도 있고, 하우 사운드 크레스트 트레일(Howe Sound Crest Trail)을 통해 갈 수도 있다. 보웬 전망대만 가려고 한다면 유 호수를 거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수나 트레일이 모두 눈에 가리는 겨울철에는 오렌지색을 칠한 나무 폴을 세워 트레일을 표시한다.

 

산행은 사이프러스 스키장에 있는 마운틴 샬레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무료로 나눠주는 백컨트리 티켓을 받아야 한다. 스키장을 벗어나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평탄한 눈길을 걷는다. 눈이 쌓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유 호수 메도우즈를 벗어나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20분 정도 제법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올라야 보웬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하우 사운드와 그 위에 떠 있는 섬들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여기에서 보웬 섬이 잘 보인다고 해서 아마 이런 이름이 붙었던 모양이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찬바람을 이겨내는 나무들도 보기 좋았다. 하산은 하우 사운드 크레스트 트레일로 돌아 나왔다. 사람 키보다 훨씬 높아 평소엔 위로 올려다 보던 트레일 표지판을 눈 위에 서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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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3.16 0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설경이에요...
    스노슈즈없이 걸으면 눈 속에 발이 빠지게 되나요? 걸을 때 느낌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 보리올 2014.03.16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노슈즈는 발 아래 혹을 하나 붙이고 다니는 것처럼 거추장스럽지만 이것이 없으면 눈 위를 걷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눈이 2~3m씩 쌓여 있으면 허벅지까지 발이 빠지는 것은 다반사거든요. 우리나라 설피처럼 예전부터 이곳 원주민들이 신고 다니던 것이 요즘은 아웃도어에 널리 쓰이고 있답니다.

 

어떤 산악잡지에 그라우스 산을 소개하고자 두 번인가 연달아 이 산을 올랐다. 겨울 시즌이라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의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지지 매니아들은 다 안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 산으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 굳이 우리 말로 하면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겨울 시즌에 눈이 쌓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트레일을 폐쇄하지만, 지지를 찾는 사람들의 열정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경고까지 했는데도 사람들이 들어가 사고가 났으니 우린 아무런 책임이 없노라 하는 면책성 조치가 아닌가 싶다. 산길에 눈이 쌓여 위험하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모든 산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물론 눈사태 위험이 있다면 이런 조치를 당연히 수긍하겠지만 그라우스 그라인드에서 눈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트레일 초입에는 눈이 없어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중턱을 지나자 눈이 쌓인 깊이가 점점 늘어났다. 가파른 경사에 다리는 점점 퍽퍽해지고 숨도 찼다.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오르는 853m의 등반고도가 절대 장난이 아니란 것은 직접 올라 보면 안다. 하기야 어느 산이나 오르막은 늘 힘이 들고 숨이 가픈 것 아닌가. 눈길을 헤쳐 어느 새 샬레가 있는 지지의 끝지점에 도착했다. 그라우스 스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스키에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쪽에선 어린 꼬마들이 스키를 배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슬로프를 내리 꽂는 인파를 지나쳐 댐 마운틴(Dam Mountain)으로 향했다.

    

그라우스 산을 왼쪽으로 돌아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댐 마운틴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그런데 레인저 한 명이 나와 댐 마운틴으로 드는 것을 막고 있었다. 최근에 내린 눈이 많이 쌓여 눈사태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갈 수는 없다. 아쉽지만 여기서 돌아서야 했다. 샬레로 돌아와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시간을 죽였다. 해질녘 그라우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가 태평양으로 내려앉는 시각에 다시 밖으로 나섰다. 낮은 햇살에 빛나는 밴쿠버 앞바다와 라이언스 봉도 한 눈에 들어온다. 밴쿠버가 자랑하는 멋진 조망이었다. 백설을 뒤집어 쓴 봉우리와 나무에도, 소복히 쌓인 눈 위에도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아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이제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산을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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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2.02 0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이 만드는 걸작을 누가 따라할 수 있겠어요...신비로워요 !!!

    이제 저도 기어 2단에 오른 느낌입니다...엄청난 발전이죠..ㅎㅎㅎ

  2. 보리올 2014.02.02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기어를 2단에 넣으셨어요? 조만간 4단까지 가겠네요. 4단 다음은 밀포드 트랙이 기다리고 있는 것 아시죠? 미리 겁 먹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씩 기어를 올리면 됩니다. 아드님과 밀포드 계획을 구체적으로 한 번 짜보시죠.

  3. 권선호 2014.02.13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엄한 설경위에 내려앉는 붉은 햇살이라..
    저기에 빠져있다보면 자칫 흐물흐물 녹아 없어지겠다..^^
    자네의 열정에 조물주가 감복을 하신게라..ㅎㅎ

 

사이프러스(Cypress) 주립공원의 홀리번 산(Hollyburn Mountain) 기슭에 있는 웨스트 호수까지 가는 산행인데, 솔직히 자주 가는 산행지는 아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빼곡한 숲 속이라 한낮에도 길이 어두컴컴하고, 트레일이 너무 복잡하게 엉켜 있어 길을 잃기가 쉽상이다. 특히 그룹으로 무리지어 가는 경우는 일행이 나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사이프러스 스키장을 오르다 만나는 전망대에서 출발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주로 클리블랜드 댐(Cleveland Dam)에서 출발하는 산행을 선호한다. 그래야 어느 정도 산행 거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도중에 블루 젠션(Blue Gentian) 호수를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이 트레일에서는 187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벌목을 했던 현장도 지나고, 잠시 트레일을 벗어나면 엄청나게 큰 더글러스 퍼(Douglas Fir)를 볼 수도 있다. 높이가 60m에 이르는 이 나무는 아쉽게도 죽었는데, 그래도 그 위용을 감추진 못한다. 이 산행은 왕복 13km 5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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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1.12 0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물게 단체사진을 올리셨어요...뿌듯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

  2. 보리올 2013.11.12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긴 쉬운 산행코스였는데 함께 간 일행들이 왜 뿌듯한 미소를 지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 까닭을 잘 모르겠네요. 아마 제가 앞에서 그렇게 웃으라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밴쿠버 산꾼들과 캐내디언 로키를 다녀왔다. 2009 412일부터 3 4일에 걸쳐 바삐 다녀온 산행이었다. 절기는 봄인 4월이라 하지만 로키에는 겨우내 내린 눈이 엄청 쌓여 있었기 때문에 스노슈즈를 신고 설산을 걷는 스노슈잉(Snowshoeing)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캐나다 로키에는 보통 10월부터 눈이 오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산에는 겨우내 눈이 쌓인다고 보아야 한다. 이 눈이 왕성하게 녹는 시기는 대개 5월부터지만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은 6월에도 눈에 빠질 각오를 해야 한다. 산악 지역은 1년 중에 절반 이상이 눈에 파묻혀 있다. 그 말을 역으로 생각하면 눈에서 즐기는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캐나다 로키가 어쩌면 천국일 수도 있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한겨울인 1월이나 2월에 눈산행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날씨가 매섭게 춥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스노슈잉 산행은 일부러 날씨가 조금 누그러지는 4월을 택했다. 이 시기면 조금 이르긴 해도 밖에서 캠핑도 할 수가 있다. 굳이 캠핑을 고집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캠핑장 쉘터의 난로에 장작불을 지피고 그 불에 알버타(Alberta) 쇠고기를 구워 와인 한 잔과 함께 먹는 캠핑족의 낭만을 결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노슈잉에 나선 일행은 모두 다섯 명. 밴쿠버에서 밴프(Banff)까지는 차를 몰고 꼬박 하루를 운전해야 한다. 9~10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밴프에 있는 터널 마운틴 빌리지 야영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 야영장은 한겨울에도 오픈을 한다. 마침 고국에서 스노보드 촬영차 밴프에 와있던 후배가 있어 캠핑장으로 불러냈다. 우리 나라 스노보드계에선 원조격에 속하는 김은광과 촬영 스탭들을 만나 오랜만에 알버타 쇠고기를 안주 삼아 술 한 잔 기울이며 회포를 풀었다.

 

 

 

캐나다 로키에서의 첫 번째 스노슈잉 대상지로 선샤인 메도우즈를 골랐다. 여름이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는 이곳에 밴프 국립공원에서 아주 유명한 스키장이 있다. 스키장 곤돌라를 이용해 선샤인 빌리지까지 쉽게 오를 수가 있었다. 이 선샤인 메도우즈 지역은 연간 10m에 이르는 강설량을 자랑하고 설질도 뛰어나기로 소문난 곳이다. 겨울이면 북미 각지에서 몰려든 스키 인파로 꽤나 붐빈다. 유치원에 다닐 나이의 아이들도 단체로 스키 강습을 받고 있었다. 김은광 일행과는 곤돌라 내리는 곳에서 작별을 했다.

 

 

 

 

 

슬로프를 따라 아래로 할강하는 스키어나 스노보더를 뒤로 하고 우리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눈 위를 걸었다. 그들은 여기서 내려가지만 우리는 이제부터 산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스키 슬로프를 벗어나 어느 정도 고도를 높이자, 우리 눈앞에 엄청난 평원이 펼쳐진다. 어디를 보아도 눈, , 눈밖엔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이 설원 위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기며 마음껏 달려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하지만 배낭을 맨채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달리기는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산행 목표로 삼은 쿼츠 리지(Quartz Ridge)를 올랐다. 캐나다 로키의 유명봉 중 하나인 아시니보인 산(Mt. Assiniboine, 3618m)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명당자리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펑펑 눈이 내린다. 온통 하얀색뿐인 드넓은 설원에 빨강색, 파랑색 등산복을 입은 우리 일행만이 그나마 변화를 주고 있다. 그들이 그리는 동선 자체도 하나의 멋진 그림이 되었다. 하루 종일 눈길을 거닐며 우리가 만난 사람이라곤 패러 스키를 즐기는 젊은이 한 명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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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1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 출신 Barry Pepper가 주연한 영화 'The Snow Walker' 를 보셨는지요...처음과 마지막 장면이 보리올님 (밑에서 3번째) 사진과 비슷합니다...좀 지루하기는한데 저는 푹 빠져서 보았어요...^^

  2. 보리올 2013.08.12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노 워커'란 영화 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배리 페퍼라 불리는지는 몰랐고요. 병약한 이누잇 처녀를 실은 조그만 비행기가 기관 고장으로 툰드라 한 가운데 불시착하지요? 백인 파일럿이 여자에게서 많은 생존방식을 배우며 사랑을 느낄 즈음 여자는 죽고 파일럿은 살아서 돌아오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의 북극권 풍광이 대단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