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튼 타운사이트(Waterton Townsite)는 워터튼 레이크스 국립공원(Waterton Lakes National Park) 안에 있는 유일한 마을이다. 이 작은 산골마을의 인구는 100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묵을 숙소가 있고, 산행에 필요한 물자를 구입하거나 산행 기점까지 운송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도심이라고 해야 특별한 건 없지만 상가나 가옥을 예쁘게 꾸며 놓아 정처없이 걸어도 좋다. 수시로 마을까지 내려오는 사슴으로부터 작은 나무나 화초를 보호하기 위해 그 둘레에 펜스를 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을 남쪽으론 꽤 큰 규모의 캠핑장이 있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미국과의 국경선을 만난다. 호수를 돌아보는 보트 투어에 나서면 여권 없이도 미국 영토를 다녀오기도 한다. 난 도심을 대충 돌아본 후에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에 있는 마리나를 출발해 어퍼 워터튼 호수(Upper Waterton Lake)를 따라 카메론 베이(Cameron Bay)까지 걸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 제법 날씨가 추웠다. 호숫가로 몇몇 사람이 나왔지만 평소와는 달리 한적하기 짝이 없었다. 마을과 호수를 둘러싼 웅장한 산세가 단연 압권이었다. 마치 깊은 산중에 홀로 고립된 듯한 고적감이 몰려왔다.

 

워터튼 레이크스 국립공원이 가까워지면서 로키 산맥의 산세가 점점 뚜렷하게 다가왔다.

 

워터튼 레이크스 국립공원으로 들어섰음을 알리는 표지판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워터튼 타운사이트는 작은 마을이지만 꽤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사슴이 마을로 내려와 정원에서 풀을 뜯는 풍경은 이곳에선 일상이다. 사슴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할 목적으로 울타리를 쳤다 .

 

마을 서쪽에 자리잡은 카메론 폭포(Cameron Falls)는 크기는 작지만 수량은 제법 많았다.

 

마을 남쪽에 타운사이트 캠프그라운드가 있어 연중 사람들로 붐빈다.

 

에메랄드 베이에 있는 마리나에서 바라보면 호수 건너편으로 프린스 오브 웨일스 호텔(Prince of Wales Hotel)이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어퍼 워터튼 호수를 따라 카메론 베이까지 걸었다. 쌀쌀한 날씨라 인적이 드물어 한적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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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수리 2021.10.29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가보고싶어요 그래도 사진으로나마 구경하고갑니다~!

 

 

3번 하이웨이를 달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알버타(Alberta) 주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크로우스네스트 패스(Crowsnest Pass, 1358m)에 올랐다. 이 지점은 캐나다 로키 산맥의 마루금, 즉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해당하기도 한다. 그 이야긴 마루금 서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태평양으로, 동쪽에 떨어진 것은 대서양으로 흐르는 수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해발 2,785m의 크로우스네스트 마운틴의 위용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조금 더 차를 달리니 프랭크 슬라이드(Frank Slide)가 나왔다. 슬라이드란 우리 말로 산사태를 의미한다. 도로 오른쪽으로 터틀 마운틴(Turtle Mountain, 2210m)이 있는데, 1903429일 새벽 4시에 이 산 절반이 무너져 내려 엄청난 산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하필이면 그 아래 프랭크란 광산촌이 자리잡고 있어서 600명 주민 가운데 9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돌더미에 묻힌 사망자를 찾아낼 수가 없어 정확한 숫자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산사태 현장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그 앞에 서니 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

 

워터튼 타운사이트(Waterton Townsite)에 있는 캠핑장은 모두 예약이 되었다고 나와 중간에 캠핑장을 찾아야 했다. 핀처 크릭(Pincher Creek) 직전에 있는 런드브렉 폭포(Lundbreck Falls) 주변에서 캠핑장을 구했다. 크로우스네스트 강을 따라 조성된 캠핑장은 시설은 형편없었지만 사람은 꽤 많았다. 텐트를 치고 짐을 푼 다음 폭포 구경을 하러 나섰다. 캠핑장에서 다리를 지나 폭포로 연결되는 오솔길이 있었다. 폭포도 그리 대단하진 않았다. 강물이 두 갈래로 갈라져 떨어지는데 그 낙차가 12m라 했다. 폭포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데크와 폭포 아래로 내려설 수 있는 계단도 설치되어 있었다. 잠시 산책하기엔 괜찮은 곳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텐트 밖으로 나왔더니 석양이 지는 하늘에 요상한 모습을 한 구름이 눈에 들어와 카메라를 들고 다리 위로 올랐다. 북쪽 하늘을 무대로 구름이 펼치는 멋진 공연을 30여 분에 걸쳐 감상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 접하는 광경에 가슴을 조이며 마구 셔터를 누르지 않았나 싶다.

 

로키 산맥 마루금에 해당하는 크로우스네스트 패스에 올라 크로우스네스트 산을 바라보았다.

 

1903년 터틀 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9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프랭크 슬라이드 현장을 지나쳤다.

 

런드브렉 폭포 주립 유원지에 있는 캠핑장은 크로우스네스트 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런드브렉 폭포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줄기가 두 갈래로 나뉘어 떨어지는 쌍폭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요상하게 생긴 구름이 시시각각 모습을 바꿔가며 파란 하늘에 나를 환영하는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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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하늘은하수 2021.10.22 1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정말 절경이로군요~~
    너무 멋진 사진들이에요~~^^



재스퍼(Jasper)가 가까워질수록 하얀 눈을 뒤집어쓴 캐나다 로키의 모습이 우리 앞에 드러났다. 너무나 눈에 익은 풍경이라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밴쿠버도 이제 하루면 갈 수 있는 거리다. 구름이 많은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하얀 눈과 어울려 오히려 겨울 분위기를 내는 듯 했다. 재스퍼에 도착해 주유를 한 후 바로 말린 호수(Maligne Lake)로 향했다. 도로나 나무, 심지어 산자락에도 흰눈이 쌓여 있어 여긴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 예상치 못 한 설경에 가슴이 뛰었다. 메디신 호수(Medicine Lake)를 경유해 말린 호수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이 아름다운 호수를 우리가 독차지할 수 있었다. 단풍만 생각하며 먼 길을 달려온 우리에겐 눈 쌓인 세상은 별세계로 보였다.

 

재스퍼로 돌아오는 길에 말린 협곡(Maligne Canyon)에도 잠시 들렀다. 말린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오랜 세월 돌을 깍아 50m 깊이의 협곡을 만들었다. 협곡 사이의 폭이 2m 밖에 안 되는 곳도 있다 한다. 협곡 안엔 제법 낙차가 큰 폭포도 있었다. 재스퍼 타운을 한 바퀴 돌아본 다음에 피라미드 산 아래에 있는 피라미드 호수(Pyramid Lake)를 찾았다. 조그만 나무 다리를 건너 피라미드 섬에도 다녀왔다. 구름 아래 산자락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알버타를 벗어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들어섰다. 베일마운트(Valemount)에서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는 밤새 운전해서 밴쿠버로 돌아왔다. 16일 간에 걸친 캐나다 동부로의 로드트립이 이렇게 끝나게 되었다.




에드먼튼을 출발해 16번 하이웨이를 타고 서진을 계속했다. 재스퍼가 가까워지면서 캐나다 로키가 나타났다.


재스퍼로 들어서기 직전에 서있는 표지판





메디신 호수와 그 주변 풍경




22km 길이를 가지고 있는 말린 호수는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유명 명소에 해당한다.



말린 호수에서 흘러내린 계류와 오랜 세월이 합작해서 만든 말린 협곡





피라미드 산에서 이름을 딴 피라미드 호수


주 경계선인 옐로헤드 패스(Yellowhead Pass)에서 알버타를 벗어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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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한일상365 2017.12.14 1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리올님, 설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2. justin 2018.01.03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먼 거리를 운전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나중에는 삼부자가 함께 북미횡단을 또 하셔야죠~! 그때까지 항상 건강하셔야해요!



16번 하이웨이를 타고 알버타로 들어와 버밀리언(Vermillion)에 있는 히든 호수(Hidden Lake)에서 멋진 석양을 맞았다. 원래는 에드먼튼(Edmonton)까지 내처 달릴까 하다가 히든 레이크 캠핑장에서 하루를 마감하고 야영을 한 것이다. 장기간 운전에서 온 피곤이 몰려온 탓이리라. 아침 일찍 에드먼튼으로 가는 길에 엘크 아일랜드 국립공원(Elk Island National Park)부터 들렀다. 1913년에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국립공원답게 우리가 버펄로라고 부르는 바이슨(Bison)이 여기저기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어느 녀석은 아스팔트 길을 가로막고 비켜주질 않았다. 가끔 엘크도 눈에 띄었다. 공원 안에 산재한 호수에서 카누를 즐기고 숲길을 따라 하이킹도 할 수 있다지만 시즌이 끝난 공원은 정적 속에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알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튼에 닿았다. 난 이미 몇 차례 다녀간 곳이지만 일행들은 초행이라 주의사당과 웨스트 에드먼튼 몰(West Edmonton Mall)만 잠시 들르기로 했다. 1912년에 그리스 양식으로 지어진 주의사당은 에드먼튼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무료 내부 투어를 신청할 수가 없었다. 주의사당을 한 바퀴 돌며 그 모습을 몇 장 찍고는 웨스트 에드먼튼 몰로 향했다. 이 쇼핑몰은 북미에서 가장 큰 실내 쇼핑몰이라 한다. 엄청난 면적에 800개의 상점과 100개가 넘는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 그것만이면 그리 놀랍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관과 호텔, 골프장, 워터파크, 아이스링크 외에도 놀이동산까지 실내에 갖추고 있어 눈이 휘둥그레진다. 심지어는 콜럼부스가 미 대륙을 발견할 당시 탔던 산타마리아호 모형도 물 위에 떠있다. 그 때문인지 연간 3,0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버밀리언에 있는 히든 호수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맞았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엘크 아일랜드 국립공원에서 바이슨을 만났다.





에드먼튼의 상징으로 통하는 알버타 주의사당








페르시아 전통 바자르에서 착상을 얻었다는 에드먼튼 쇼핑몰에는 상점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호텔 외에도 각종 놀이시설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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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ondersuy 2017.12.12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

  2. justin 2017.12.21 1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드몬톤도 캘거리만큼 살기 좋은 도시인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 상상하기를 캐나다에서 살게 되면 캔모어, 캘거리, 또는 에드몬톤에서 살고 싶어했습니다~

    • 보리올 2017.12.22 1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난 에드먼튼이 그리 마음에 들진 않더라. 재스퍼도 네 시간 거리에 있고. 캔모어는 느낌이 아주 좋았는데...



온타리오 워털루(Waterloo)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메노나이트(Mennonite) 마을이 있다고 해서 세인트 제이콥스(St. Jacobs)로 방향을 틀었다. 오래 전부터 펜실바니아의 아미쉬(Amish)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어 그와 뿌리가 비슷한 메노나이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문명과는 좀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독특한 옷차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호기심도 일었다. 검정옷 차림의 사람들이 마차를 몰고 가는 모습을 기대했건만, 우리가 찾아간 주말엔 그런 풍경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차 여행도 운행하지 않았고 파머스 마켓마저 열리지 않아 완벽하게 허탕을 치고 말았다. 대신 세인트 제이콥스 마을만 오르내리며 여유롭게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메노나이트 또는 아미쉬라 부르는 기독교인은 아이가 태어나면 당연히 세례를 받던 구습을 거부하고 성인이 되어 본인의 입으로 신앙 고백을 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었다. 재세례파(Anabaptist)란 이름으로 불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카톨릭과 기독교의 엄청난 박해를 받았다. 비폭력 평화주의를 주장하고 전쟁을 반대하며 병역을 거부함에 따라 정부로부터도 모진 탄압을 받았다. 이런 박해와 탄압을 피해 네덜란드, 스위스, 남부 독일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주했지만 러시아 공산혁명으로 다시 미국과 캐나다, 남미로 이동해 정착한 사람들이다. 캐나다에선 매니토바와 사스캐춰원, 알버타 등지에 흩어져 농업에 종사하게 되었다. 이곳 온타리오에 정착한 메노나이트는 본래 펜실바니아로 이주했다가 미국 독립에 불안을 느껴 온타리오 키치너(Kitchener) 주변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밴쿠버로 돌아가기 위해 본격적인 북상을 시작했다. 인구 16만 명의 서드베리(Sudbury)에 잠시 들렀다. 빅 니켈(Big Nickel)이란 서드베리 랜드마크를 보러온 것이다. 1951년에 나온 5센트짜리 동전을 9미터 크기로 재현한 것인데, 그다지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휴런 호수에 면한 스패니시(Spanish)에서 잠시 쉬었다. 인구 700명의 작은 마을이 왜 스패니시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수생마리를 지나 와와(Wawa)로 가는 길에 아가와 베이(Agawa Bay)에서 수페리어 호수를 만났다. 차를 세우고 호숫가 비치로 걸어갔다. 오대호에서 가장 큰 수페리어 호수는 말 그대로 엄청 컸다.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져 바다를 보는 듯 했다. 바람은 차고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도 만만치 않았다. 방문자 센터나 캠핑장도 시즌이 끝나 황량함만 물씬 풍겼다.










온타리오 대표적인 메노나이트 마을인 세인트 제이콥스를 돌아보았다.

검정옷과 마차는 보지 못 했지만 크지 않은 마을은 나름 아름다웠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동전으로 불리는 서드베리의 빅 니켈은 한때 이곳에서 호황을 누렸던 니켈 광산을 기념해 만들었다.




미국 땅에 살던 스페인어를 하는 여인이 붙잡혀와 오지브웨이(Ojibway) 부족 추장과 결혼해 생겨난 것이란 설이 유력한

스패니시 마을의 마리나를 찾았다.





아가와 베이는 수페리어 호수 주립공원(Lake Superior Provincial Park) 안에 있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단풍으로 유명한 아가와 캐니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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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2.11 0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노나이트 같은 마을이 지어진 나름 구구한 역사적 배경이 존재하네요~ 저는 재세례파 같은 방식이 더 이성적이고 타인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7.12.12 0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워털루에서 공부할 때 길거리에서 메노나이트를 만나지 않았나? 종교적인 이유로 박해와 탄압을 받으며 떠돌던 사람들이라 안 되었기도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