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타 주와 사스캐처원(Saskatchewan) 주의 경계 지역을 여행하다가 메디신 해트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하룻밤 체류였지만 메디신 해트란 도시를 익히 알고 있었고 나로선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이 도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이유로 이런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내심 궁금했었다. 자료를 찾아 보니 이 지역에 살았던 블랙푸트(Blackfoot) 원주민들이 독수리 꼬리를 매달아 썼던 주술사 모자를 지칭했던 사미스(Saamis)라는 말을 영어로 옮기다 보니 그렇게 불렸다는 설명이 있었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South Saskatchewan River)이 흘러가는 지역에 자리잡은 메디신 해트는 인구 61,000명을 가진 꽤 큰 도시였다. 알버타 주에선 여섯 번째로 크다고 했다. 1883년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가 부설한 대륙횡단철도가 이곳을 지나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 캘거리 동남쪽으로 295km 떨어져 있는데, 1번 하이웨이인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 지나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좋다. 예전부터 천연가스나 석탄 등 광물자원이 풍부했다고 한다. 한때 천연가스 생산으로 유명했던 까닭에 가스 시티(The Gas City)’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서부 시대를 연상시킬만한 건물들이 아직도 도심에는 산재해 있었다. 로얄 호텔의 벽면에 그려넣은 벽화에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붉은 벽돌을 많이 사용해 고색창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가에 있는 리버사이드 베테랑 기념공원(Riverside Veteran’s Memorial Park). 메디신 해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전몰자 위렵탑 외에도 벽돌로 만든 벽화, 예전에 운행했던 디젤 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성 패트릭 성당(St. Patrick’s Parish)은 도심에서 강을 건너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 화려한 교회는 아니었지만

규모에 비해 외관은 퍽이나 아름다웠다. 1912년에 지어진 이후 메디신 해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히스토릭 클레이 디스트릭트(Historic Clay District)라 불리는 이곳은 국가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메디신 해트에는

질이 좋은 점토가 많이 나와 도자기 생산이 활발했다고 한다. 메달타(Medalta)란 도자기 회사가 아직도 조업 중이라 했다.

 

 

 

스트라쓰코나 아일랜드 공원(Strarthcona Island Park)을 찾았다. 사우스 사스캐처원 강 남단에 조성된 공원으로

산책하기에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에 바람도 세차 공원을 찾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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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센터를 출발해 차를 가지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공원 경내를 한 바퀴 도는 비포장 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에서 출발하는 트레일엔 조그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에게 공룡주립공원의 트레일을 걷는 것은 마치 별세계를 걷는 것과 같았다. 어쩌면 지구의 속살이 이렇게 생길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런 별난 풍경이 너무나 좋았고 이처럼 황량한 곳을 걸으면 속으로 희열이 끓어 오른다. 연신 감탄사가 흘러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배드랜즈 트레일도 공룡주립공원의 속살을 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1.3km 트레일을 한 바퀴 도는데 45분 걸린다. 이런 자연 환경이 형성된 배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버섯처럼 생긴 후두스(Hoodoos)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커튼우드 프래츠 트레일(Cottonwood Flats Trail)1.4km 길이로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된다. 공룡 화석보다는 황무지에서 자라는 미루나무를 보러 레드 디어(Red Deer) 강까지 걸어갔다. 쭉쭉 갈라진 나무 표피가 인상적이었다. 차를 가지고 공룡주립공원을 빠져 나오며 공원 경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이 옆에도 300m 길이의 아주 짧은 프레리 트레일(Prairie Trail)이 있어 한 바퀴 돌았다. 천천히 걸었음에도 15분이면 충분했다.

 

 

 

 

 

 

 

 

 

 

배드랜즈 트레일. 1.3km 길이의 짧은 트레일이었지만 후두스와 피너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레드 디어 강까지 걸어가는 커튼우드 프래츠 트레일에선 사슴 한 가족과 껍질이 굵게 파인 미루나무를 볼 수 있었다.

 

 

 

 

 

 

공룡주립공원 입구에 있는 프레리 트레일을 걸었다. 엄청 짧은 트레일이지만 조망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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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적샷굿샷 2014.05.29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기한 지형이네요

 

예전에 <허패의 집단가출>이란 책을 쓰기 위해 방문했던 공룡주립공원(Dinosaur Provincial Park)으로 차를 몰았다. 누런 들판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땅이 푹 꺼져버린 곳에 공룡주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인간이 살지 않는 땅, 즉 배드랜즈(Badlands)란 황무지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 것이다. 배드랜즈는 오랜 세월 빙하와 폭우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황무지를 말한다. 현재도 침식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라 하지만, 자연의 시간 개념 속에선 5년이란 세월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전에 비해 바뀐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공룡 주립공원으로 다가갈수록 날씨가 좋아졌다. 기온도 섭씨 10도를 훌쩍 넘겨 버렸다. 덕분에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먼저 방문자 센터를 둘러 보았다. 입장료로 3불을 받는다. 볼것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입장료가 비싸지 않아 좋았다. 여기서 발굴된 화석은 대부분 드럼헬러(Drumheller)에 있는 로열 티렐 박물관(Royal Tyrell Museum)으로 이송되어 거기서 보관하거나 전시하고 있다. 여기가 발굴 현장이라고 그래도 공룡 모형과 뼈를 전시하고 있었다. 공룡이나 화석, 지질이나 자연에 대한 자료도 전시하고 있었다. 또 발굴 현장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천막도 재현해 놓았다. 공룡 화석이 대규모로 발견된 곳이란 희귀성 때문에 197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룡주립공원 안에는 사람들이 배드랜즈를 걸으며 황무지를 느껴볼 수 있도록 트레일을 몇 개 만들어 놓았다. 길지 않은 트레일이라 모두를 걸어도 하루면 충분하다. 트레일 다섯 개가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 시간이 허용하는대로 두세 개를 걷기로 하였다. 먼저 방문자 센터에서 출발하는 쿨리 뷰포인트 트레일(Coulee Viewpoint Trail)부터 걸었다. 사람이 없어 호젓하고 여유로워 좋았다. 하지만 겨우내 얼었던 땅들이 지난 이틀간 내린 비에 엄청 미끄러웠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한발한발 배드랜즈의 속살로 접근을 했다. 눈 앞에 펼쳐진 묘한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프레리 대평원 지역을 지나 공룡주립공원으로 진입했다. 캐나다 국기 좌우로 유엔기와 알버타 주기가 우릴 반긴다.

 

 

 

 

공룡주립공원 방문자 센터에 전시된 공룡 화석과 모형, 발굴 당시의 임시 숙소를 구경하였다.

 

 

 

 

 

 

 

 

 

 

쿨리 뷰포인트에서 만난 풍경들. 자연의 속살을 직접 느껴보기엔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산토끼 한 마리를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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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티 2014.05.28 1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아들이 좋아하겠네요..
    하지만 외국..쩝
    잘 봤습니다.

    • 보리올 2014.05.28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드님이 공룡을 좋아하는 모양이죠? 그럼 먼 외국이라도 큰 마음 먹고 한번 보여주시지요. 공룡 발자국 하나 발견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봅니다.

 

캘거리에서 주말을 맞았다. 친구를 만나 알버타 주에 불고 있는 오일 붐에 대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에드먼튼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캘거리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렸다. 마침 주말 특별요금이 있어 싸게 빌릴 수가 있었다. 캘거리를 출발할 때는 안개가 자욱하더니 북으로 올라갈수록 안개가 걷힌다. 일망무제의 누런 들판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평원으로 들어선 것이다. 가끔 랜치(Ranch)라 부르는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만 띄엄띄엄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에드먼튼 도착할 즈음부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아야 어느 도시든 첫인상이 좋은데 날씨가 도와주지를 않는다.

 

4월의 에드먼튼은 볼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아직도 겨울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지 박물관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약간 을씨년스럽다는 인상이 짙었다. 캘거리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알버타 주의 주도는 사실 에드먼튼이다. 에드먼튼 자체의 인구는 81만 명이지만 이 도시 또한 광역으로 치면 116만 명에 이른다. 이런 인구를 가진 대도시로는 북미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도시다. 에드먼튼이 알버타 주의 정치 중심지라면 캘거리는 경제 중심지로 보면 될 것 같다. 캐나다에 불고 있는 오일과 천연가스 개발 붐도 엔지니어링은 주로 캘거리에서 이루어지고 설비 생산 등 하드웨어적인 것은 에드먼튼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웨스트 에드먼튼 몰(West Edmonton Mall)이었다. 북미에서 가장 큰 실내 쇼핑몰로 알려져 있다.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컸다고 하는데 확인을 하진 못했다. 이 쇼핑몰 안에 800개의 상점과 110개의 레스토랑이 입주해 있다고 한다. 또 극장과 수영장, 아이스링크, 놀이공원까지 실내에 있으니 말하면 뭐하랴. 아마도 에드먼튼의 혹독한 추위를 감안해 모든 것을 실내에 두지 않았나 싶다.

 

 

 

고풍스런 외관을 가진 알버타 주의사당. 에드먼튼의 상징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다. 

노스 사스캐처원 강(North Sakatchenwan River)을 내려다 보는 위치에 세워진 이 건물은 1912년에 완공되었다.

 

캐나다 로키에 있는 컬럼비아 아이스필드(Columbia Icefield)에서 발원한 노스 사스캐처원 강이

에드먼튼을 관통해 동으로 흐른다.

 

 

 

포트 에드먼튼 공원은 1846년부터 1929년까지 모피 교역을 위해 세웠던 요새가 있던 곳인데,

지금은 과거의 모습을 둘러볼 수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아쉽게도 문을 열지 않아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1908년에 설립된 알버타 대학교도 들렀다. 노스 사스캐처원 강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39,000명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는 꽤 큰 대학이었다.

 

 

노스 사스캐처원 강 남쪽에 있는 구시가지, 올드 스트라쓰코나(Old Strathcona)

젊은이들이 쇼핑을 하거나 먹고 마시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거리 풍경에서 눈에 띄는 별다른 특색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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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캐나다의 수교 5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에너지 포럼>이란 세미나가 캘거리에서 열렸다. 2년 전에도 캘거리에서 열렸던 행사인데 알버타 주가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이다 보니 이곳에서 다시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 행사를 주관했던 주캐나다 한국 대사는 그날 오후에 마운트 로열 대학교(Mount Royal University)에서 한국 문화 공연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의 참석을 독려했다. 오후 시간에 아무 스케줄도 없었는데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다. 전철과 시내버스를 연결해 캘거리 남서쪽에 있는 마운트 로열 대학을 찾아갔다.

 

캘거리 대학교에 비해서 그 규모나 명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교정은 아담하고 깨끗한 편이었다. 공연은 코리언 컬츄럴 쇼케이스(Korean Cultural Showcase)란 이름으로 리코크(Leacock) 극장에서 열렸다. 한국 대사의 인삿말에 이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강원도립예술단이 펼치는 국악 공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어떤 이유로 강원도립예술단이 왔을까 궁금했는데, 우리 강원도와 알버타 주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캐나다에 울려퍼지는 우리의 전통 국악 소리에 적지 않은 감동이 끓어 올랐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운트 로열 대학교를 찾아갔다. 리코크 극장 앞에는 우리 전통 문화를 알리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관객은 아무래도 캐나다 현지인보다는 우리 한국계가 많아 보였다.

 

 

 

 

강원도립예술단의 국악 공연. 이역만리 타국에서 국악을 감상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알버타에서 활동한다는 국악인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젊은이들의 힙합댄스,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소녀의 노래,

밴쿠버에서 왔다는 여성중창단 솔리엔의 공연도 흥미롭게 보았다.

 

 

공연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도로를 따라 아무 생각없이 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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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6.07 0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낯선 응악과 춤사위겠지요...

    보리올님 글을 보기 전에는 캘거리가 추운 곳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인줄 알았습니다...석유가 나오는 부자!!!동네라니 정말 부럽네요...
    왜 노바 스코샤에 회사를 있는지 궁금했습니다...유럽이 가까워서??

    *부자*이야기하니 (제가 아는 몇 안되는 )부자 중에 부모 자식 형제 사이가 원만하고 화목한 집이 드물어요..더 가지려고,뺏기지 않으려고 싸우는게 차라리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습디다...저처럼 가난하면 다툴 이유가 없을텐데 말이에요...ㅎㅎ

    • 보리올 2014.06.07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캘거리는 캐나다에서 아주 큰 도시에 속합니다. 인구 백만이 넘는 도시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캐나다 로키가 가까워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살기가 좋은 곳이랍니다. 저도 원래 캘거리를 갈까 했는데 집사람이 추운 곳은 싫다고 해서 밴쿠버에 주저앉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