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 강을 건너 오레곤 주로 들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마운트 후드(Mt. Hood)였다. 해발 3,429m의 높이를 가진 산으로 오레곤 주에선 가장 높은 봉우리다. 오레곤 주 북부 지역, 특히 컬럼비아 강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하늘로 우뚝 솟아 있는 마운트 후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아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26번 하이웨이를 타고 샌디(Sandy)를 지나 발견한 스틸 크릭 캠핑장(Still Creek Campground)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즐기는 캠프 파이어도 낭만이 있었고, 나무 빼곡한 숲속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마운트 후드 지역에서 산행에 나설 곳은 미러 호수 트레일(Mirror Lake Trail). 하이웨이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기선 트레일에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라 664번 트레일이라 불렀다. 미러 호수까지 왕복하고 거기에 호수를 한 바퀴 돌아도 거리는 2.8마일, 4.5km에 불과했다. 이건 산행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에 가까웠지만 일행들 컨디션에 따르기로 했다. 힘이 남는 사람은 호수 뒤에 있는 톰 딕 해리 리지(Tom Dick Harry Ridge)로 오르면 더 뛰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들었지만 우린 호수를 한 바퀴 돌고는 하산을 했다.

 

캠프 크릭(Camp Creek)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하얀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여기저기 눈에 띄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나무가 빼곡한 숲길을 걸어 그리 어렵지 않게 미러 호수에 도착했다.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호수였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마운트 후드의 반영을 담기엔 충분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라니 언제 시간이 되면 빛이 좋은 시각에 이곳을 다시 찾고 싶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노바 스코샤와는 메인 만(Gulf of Maine)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 미국의 메인(Maine) 주다. 나라는 다르지만 서로 이웃한 이 두 개의 주는 지형이나 풍경이 많이 비슷하다. 심지어 랍스터가 많이 잡히는 것도 같다. 2012 9월에 2 3일의 짧은 출장으로 찾은 메인 주의 도시 포틀랜드(Portland). 오레곤(Oregon) 주의 주도인 포틀랜드가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만 메인 주의 포틀랜드도 그리 작은 도시는 아니다. 메인 주에선 가장 크며 대서양에 면해 있는 항구 도시이기도 하다. 하긴 크다고 해봐야 포틀랜드의 인구는 66,000. 광역으로 쳐도 2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사람들에게 이 포틀랜드란 도시는 해산물, 특히 랍스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싸고 싱싱한 해산물로 꽤 알려지긴 했다. 랍스터 외에도 스캘럽, 새우 등 해산물을 쉽게 구하고 그것들을 재료로 만든 요리도 풍성한 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바 스코샤에서 포틀랜드로 연결되는 페리가 다녔으나 지금은 경영상의 문제로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 항공기도 포틀랜드로 바로 가는 직항이 없으니 토론토나 뉴욕을 경유해 가야만 했다. 토론토에서 아주 작은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에어 캐나다(Air Canada)보유한 18인승 비치그래프트(Beechcraft) 1900D 기종이었는데, 오래 전에 호주 시드니에서 캔버라로 10인승 비행기를 이래 번째로 작은 비행기를 탄 것이었다. 이런 작은 비행기는 비행 중에 흔들림이 심하다. 당연히 프로펠러 비행기였고, 기내에 짐을 넣을 선반이 없어 가방은 모두 의자 밑에 넣어야 했다. 스튜어디스도 없었다. 두 명의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이 안전에 대한 설명을 마치곤 운전석에 앉는데 이런 방식이 나에겐 신기하게 비쳐졌다.

 

 

 

출장 업무는 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이었기에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었다. 시내를 구경할 시간이 생긴 것은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기엔 너무 일러 포틀랜드 시내로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이다. 느릿느릿 뒤짐을 지고 발길 닿는대로 돌아 다녔다. 포틀랜드 항구 주변으로 형성된 구시가지 올드 포트(Old Port)가 시야에 들어왔다. 200년의 역사가 묻어 있는 석조 건물들이 한때 메인 주의 수도였던 포틀랜드의 영화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바닷가에 늘어선 허름한 목조 건물들, 그리고 선착장에 쌓아 놓은 랍스터 통발은 나름 항구 도시로서의 특색을 보여주는 듯 했다.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피시 마켓도 나름 운치가 있어 안에 들어가 보았다. 투어 버스로 변신해 손님을 기다리는 빨간 소방차와 트롤리는 또 어떻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 노바 스코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낯설지가 않았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꽤 많은 것을 둘러본 느낌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리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인 캐넌 비치(Cannon Beach)에 도착했다. 우리 눈앞에 엄청 넓은 모래사장이 나타났다. 그 끝에 바위 몇 덩이가 우뚝 솟아있다. 단단하게 다져진 모래를 걸어 헤이스택 락(Haystack Rock)으로 다가가니 그 독특한 모습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이 헤이스택 락은 캐넌 비치의 심볼과 같은 존재다. 수면에서 하늘로 72m나 솟아있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바닷새들의 보금자리로 더 없이 좋다. 썰물 때면 모래사장을 걸어 바위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그 뒤에 니들(Needles)이라 불리는 작고 뾰족한 바위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 헤이스택 락이 미국 10대 절경에 꼽힌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로선 솔직히 금시초문이다.

 

오레곤 코스트의 가장 북쪽에 있는 아스토리아(Astoria)를 둘러볼 시간은 없어 그냥 지나쳤다. 여기서 아스토리아 대교를 건너면 바로 워싱턴 주로 들어선다. 이 다리는 컬럼비아 강이 태평양을 만나는 지점에 설치된 엄청 긴 다리다. 총 길이는 6.5km. 그 유명한 컬럼비아 강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장장 2,000km를 달려와 태평양을 만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시원해서 좋았다. 아스토리아는 미국 건국 초기인 1804년부터 1806년까지 루이스(Lewis)와 클락(Clark)이란 두 탐험가가 대륙을 횡단해 처음으로 태평양에 닿은 곳이다. 그들은 여기서 태평양을 처음으로 만났지만, 우리는 여기서 워싱턴 주로 들어서면서 바다를 떠났다.

 

 

 

 

 

 

 

 

 

 

 

 

 

 

 

< 여행 개요 >

® 일정 : 2009. 8. 30일부터 9. 2일까지 3 4일 동안

® 차량 : 전체 7명이 차량 두 대에 분승해 이동

® 숙박 : 전일정 야영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3.05.16 0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대 절경이라는 사전 조사를 통해 잔뜩 기대감을 품고 갔었는데 기대치만큼은 아니였던 것 같아요. 아름답기는 했지만요.

  2. 보리올 2013.05.19 0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이곳을 누가 10대 절경으로 꼽았는지 궁금했었지. 부분적으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만 그렇게 장엄하다는 느낌은 없더군.

 

101번 도로에 바다 사자 동굴(Sea Lion Cave)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플로렌스(Florence) 북쪽 18km 지점에 있었다. 동굴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1인당 12불씩이나 주고 들어갔는데 정작 바다 사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표를 살 때 매표소에서 다른 볼거리들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바다 사자들이 앉아 있었다는 동굴만 철망을 통해 쳐다보았다. 그래도 절벽 위에서 바라다보는 조망은 훌륭했다. 특히 멀리 보이던 헤세타 헤드 등대는 파도와 더불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헤세타 헤드 등대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17m 높이의 등대는 1894년부터 바닷길을 지켜오고 있단다. 등대지기의 집은 우리 민박집에 해당하는 B&B로 쓰이고 있다. 민박집이라 해서 깔보면 안된다. 시설이 좋은 곳도 많고 특히 목이 좋은 B&B는 상당히 비싸다. B&B는 최대 14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묵어봤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언젠가 집사람과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케이프 퍼펙튜아(Cape Perpetua)는 바닷가를 산책하기에 좋다. 방문객 안내소를 출발해 바다를 보면서 이곳저곳 걸어 보았다. 그 다음엔 치즈로 유명한 도시, 틸라묵(Tillamook)을 들렀다. 치즈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가장 유명한 공장인 틸라묵 치즈 공장(Tillamook Cheese Factory)을 찾지 못해 그냥 빠져 나가려다, 길가 팻말에 쓰인 블루 헤론 치즈(Blue Heron French Cheese) 공장을 발견해 잠시 들렀다. 여러가지 치즈를 시식해 보고 치즈 몇 덩이를 산 사람도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감성호랑이 2013.05.14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우와!~ 신기해요!~ 뭔가 멋지고!! :)

  2. 보리올 2013.05.15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이 그리 신기했는지 제가 오히려 궁금하네요. 늘 격려를 보내줘 고맙습니다.

  3. Justin 2013.05.16 0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랑 제 사람들도 여기 들렀다가 돈을 내라고해서 안 들어가고 주변 경치만 보고 떠난 것이 기억이 납니다.

  4. 보리올 2013.05.19 0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도 바다 사자를 보지는 못했다만 돈이 그렇게 아깝지는 않더구나. 근데 오레곤 코스트를 언제 다녀왔지?

 

오레곤 코스트(Oregon Coast) 하면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나 있는 해안도로를 말한다. 흔히 101번 도로라 불리는데, 이 도로는 워싱턴 주에서부터 오레곤 주를 거쳐 캘리포니아 주까지 연결된다. 그 중에서 오레곤 주에 있는 이 오레곤 코스트가 가장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컬럼비아 강 하구에서 시작해 남으로 오레곤 주와 캘리포니아 주 경계선까지 뻗쳐 있는 이 오레곤 코스트는 장장 584km에 이른다. 해안선을 따라 80여 개의 주립공원과 유원지가 있어 볼거리도 무척 많다.

 

오레곤 코스트를 따라 이 마을 저 마을 들르면서 볼거리를 찾아 나서면 사흘 일정도 모자란다고 한다. 일정이 바쁘면 대부분 마을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래서 나름대로 절충이 필요했다. 우리가 꼭 보고 싶었던 세 가지, 즉 사구라 불리는 모래 언덕(Sand Dunes)과 헤세타 헤드 등대(Heceta Head Lighthouse), 캐넌 비치(Cannon Beach)의 헤이스택 락(Haystack Rock)을 위주로 하되, 나머지 볼거리는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들르기로 했다.

 

38번 도로를 타고 서진한 끝에 리드스포츠(Reedsport)에 도착해 처음으로 오레곤 코스트와 조우했다. 이 지역은 오레곤 듄(Oregon Dunes) 유원지에 속한다. 바닷가라 쓰나미 대피 요령이 적힌 표지판이 가끔 눈에 띈다. 해질 무렵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모래밭과 무성한 숲을 지나서야 해변에 닿았다. 이 모래 언덕은 수백만년 동안 바람과 태양, 비에 침식된 고운 모래가 바닷가에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높은 곳은 150m에 이른다고 한다.

 

카터(Carter) 호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도 사람이 없어 조용했다. 이제 휴가철도 비시즌으로 들어선 것 같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을 청했지만 만월에 가까운 달빛이 잠을 방해한다. 결국 매트리스와 침낭만 들고 나와 호숫가 모래밭에서 홀로 비박을 했다. 밝은 달과 잔잔한 호수, 서걱거리는 나무들이 어울려 황홀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경치였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3.05.16 0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이 변한것 같아요.

  2. 보리올 2013.05.19 0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변화로구나. 나도 그런 변화를 조금은 감지하고 있었지. 앞으로 좀 더 공부하면 네 영역을 구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열심히 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