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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04.30 지리산 (2)
  3. 2016.04.25 북한산 둘레길 16~20구간 (2)
  4. 2014.06.12 재스퍼 국립공원 – 재스퍼 다운타운 (2)
  5. 2012.10.12 또 다른 지리산 (4)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갑자기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의기투합해서 비행기 예약부터 서둘렀다. 학창 시절엔 둘이 어울려 여행도 했건만, 각자 직장을 가진 이후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여행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이 실로 꿈만 같았다. 예전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한라산을 오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에서 나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던 것이 한라산을 쉽게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 먼저 도착한 친구가 호텔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려 제주공항으로 픽업을 나왔다. 아침에 차를 몰아 성판악으로 올랐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은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우리 나라 영산으로 불린다.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나 그 자태를 뚜렷이 볼 수가 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 때문에 관음사로 하산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지만 지난 번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급경사가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산죽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이 내 눈엔 퍽이나 운치가 있었다. 한겨울에 속하는 2월임에도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고 산길에 눈도 많지 않았다. 해발 1,300m를 올라가서야 겨우 눈을 밟을 수 있었다. 산행 거리는 편도 9.6km라 하루 산행으론 적당해 보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12시 이후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는 지점이다. 우린 둘다 잘 걷는 편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눈 아래 펼쳐지는 오름과 바다를 감상하며 큰 어려움 없이 백록담에 닿았다. 백록담엔 눈이 희끗희끗 보였지만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감동은 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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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17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 수평선이 또 하나 있던데 미세먼지때문에 흐릿흐릿한거죠? 그나저나 진달래밭 대피소에 먹는 사발면은 가격이 그저 그랬으나 추운 날씨에 먹으니까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보리올 2018.01.17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다. 난 미세먼지라곤 전혀 생각치 않았는데. 그냥 구름이 층을 이뤄 하늘에 또 하나의 수평선을 그었구나 했지. 진달래 대피소에선 사발면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

 

아들과 지리산을 다시 찾았다. 부자가 단 둘이서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고 지리산을 오른 것이 1997년이었으니 20년 만에 다시 둘이서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이번에는 둘이 아니라 셋이었다. 녀석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으니 말이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이 청춘 남녀가 이번 산행의 주인공이었고 나는 이들이 앞으로 펼칠 백두대간 종주 출정식에 초대받아 온 손님에 지나지 않았다. 참으로 기분 좋은 초대 아닌가. 산행은 중산리에서 시작했다. 칼바위와 망바위를 지날 때까진 그리 힘들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나서 산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앞으로 이 커플이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열심히 줍자고 서로 합의를 했다는 소리에 나름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취지가 고마워 나도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 아들이 멘 봉투에 집어 넣었다. 산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 내심 흐뭇하기도 했다. 이 둘이 무사히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도록 지리산 산신령께 기도를 드리면서 기쁜 마음으로 지리산을 올랐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간식을 하고 법계사를 잠시 둘러 보았다. 법계사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2km 구간은 경사가 꽤나 가팔라 늘 힘이 들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늘이 그리 맑진 않았지만 간간이 뒤돌아볼 수 있는 경치가 있어 그래도 위안이 되었다. 천왕샘에서 목을 축였다. 천왕봉까지 가파른 구간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걸어 천왕봉에 올랐다. ‘지리산 천왕봉 1915M’라 적힌 표지석은 의연하게 세월을 이겨내고 있었다. 반야봉을 거쳐 노고단, 만복대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릉이 한 눈에 들어왔다. 김밥과 사발면으로 점심을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장터목 대피소는 하루 묵을 손님들로 붐볐고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산불 방지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왔다. 계곡에 물이 많아 소리가 우렁찼고 크지 않은 폭포도 많이 만났다. 무려 10시간 가까이 걸어 중산리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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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5.05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격스럽습니다. 어렸을때 뿌린 씨앗이 이렇게 자라나네요 ~ 고맙습니다 아버지.

    • 보리올 2016.05.05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기로 치면야 오히려 내가 고맙단 인사를 해야겠지. 참으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는데 그런 표현을 제대로 하지를 못 했구나.

 

 

일 년이 지나 다시 북한산 둘레길에 섰다. 지난 해 마치지 못 한 구간을 마저 끝내기 위해서다.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지만 솔직히 아침에는 갈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전날 지리산 다녀온 피로도 좀 있었고 일기예보에선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 야외활동을 삼가라는 당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밖을 내다 보니 하늘이 너무 쾌청해 일단 등산화부터 챙겼다. 지난 해 15구간을 마치고 전철을 탔던 회룡역으로 이동했다.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회룡역에 도착했고, 거기서 20여 분을 걸어 보루길 들머리에 닿았다. 1년의 시차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둘레길은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16구간인 보루길은 제법 오르내림이 심했다. 처음부터 등에 땀이 났다. 긴팔옷을 벗고 반팔옷으로 산행을 했다. 철쭉이 아직도 남아 초록으로 물드는 산색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보루 전망대에 올랐더니 바로 아래로 의정부가 보였고, 그 오른쪽으론 수락산이 펼쳐져 있었다. 고구려 유적이라는 보루터에 올랐지만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17구간 다락원길은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이 사람 사는 마을의 대로와 골목을 지났다. 개울을 따라 길을 만들어도 좋았을 탠데 굳이 식당이 많은 대로를 따라 걷게 하는 데는 무슨 속셈이 있지 않나 싶었다.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는 등 산길 같은 느낌이 없어 마음이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18구간 도봉옛길에선 다시 숲길을 걸었다. 가끔 하늘이 트이며 도봉산 능선이 보이곤 했다. 가장 조망이 좋았던 곳은 당연 쌍둥이 전망대였다. 철제 타워의 나선형 계단을 올랐더니 시야가 탁 트였다. 도봉산 선인봉과 북한산 백운대, 수락산과 불암산도 한 눈에 들어왔다. 이 구간에 큰 절들이 몇 개 있었는데 너무 사치스런 느낌이 들어 바로 나와 버렸다. 19구간인 방학동길의 소나무 숲길은 제 1구간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20구간 왕실묘역길엔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와 조선조의 10대 임금이었던 연산군의 묘가 있었다. 정의공주 묘는 문이 닫혀 있어 멀리서 보기만 했고 연산군 묘는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좀더 걸어 우의동 입구로 돌아왔다. 14.2km의 거리를 5시간이 넘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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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대해상 좋은 블로그, Hi 2016.04.25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건강해지는 포스팅이네요^^ 좋은느낌 잘 받고 갑니다.
    http://blog.hi.co.kr/1445
    저는 이곳저곳 걷기 좋은 곳을 찾아봤어요^^

 

캐나다 로키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국립공원 가운데 재스퍼 국립공원 가장 북쪽에 있다. 재스퍼 국립공원은 크기가 엄청나다. 무려 10,878평방 킬로미터나 된다면 크기를 대충이나마 가늠할 있을지 모르겠다. 나머지 국립공원 개를 모두 합쳐도 재스퍼 국립공원 하나 크기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지리산 국립공원과 비교를 하면 크기의 25배쯤 된다. 구역상으로는 버타(Alberta) 주에 속하며 대륙분수령 동쪽 사면을 차지하고 있다. 국립공원 대부분은 재스퍼 다운타운의 북쪽과 서쪽에 널리 자리 잡고 있지만 접근이 그리 쉽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s Parkway) (Maligne) 호수 주변의 산들을 많이 찾게 된다.

 

재스퍼 국립공원의 중심은 인구 5,000명을 가진 작은 소읍, 재스퍼. 밴프에 비해선 인적도 드물고 아담한 규모. 도회지로서의 화려함은 크게 없지만 구석구석 편안함과 은은한 자연향이 묻어있어 왠지 정감이 간다. 재스퍼 한산한 것은 캘거리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때문일 것이다. 재스퍼만 방문 생각이라면 캘거리보다 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튼(Edmonton) 편리할 수도 있다. 캘거리에서 밴프를 경유해 재스퍼로 오는 경우 보통 5시간 걸리고, 에드먼튼에서 대략 4시간 걸린다.

 

 

 

 

[사진 설명] 재스퍼 시내. 기차역 건너편에 식당이나 선물가게, 장비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도시 규모는 그리 크진 않지만 밴프에 비해 훨씬 정감이 간다.

 

 

[사진 설명] 먹이를 찾아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온 사슴들. 재스퍼에서 이런 광경은 거의 일상에 속한다. 그만큼 야생동물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사진 설명] 재스퍼를 좀 벗어나 스날링 리버(Snarling River) 캠핑장을 찾아 나섰다가 이름 모를 호수에서 석양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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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멋대로~ 2014.06.12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웠던 재스퍼..
    다시 가고 싶네요...

 

2009 12 20. 이 무슨 산복(山福)이란 말인가. 지리산을 다녀온지 1주일 만에 다시 지리산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는 청주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중학교 친구와 말이다. 이 친구는 청주 산꾼들과 어울려 한 달에 한두 번씩 산을 찾는다고 했다. 이 바쁜 친구가 산을 좋아한다는 소리에 깜짝 놀랬다. 나이가 들면서 산을 찾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꼭두새벽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는 중산리까지 내리 달린다.

 

 

 

이번에는 중산리에서 바로 천왕봉을 오른다. 천왕봉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나도 이 코스를 이용해 천왕봉을 오른 적이 많아 코스가 눈에 선하다. 법계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데 눈이 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눈송이가 큰 함박눈이다. 눈도 눈이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가 무척 낮았다. 본격적인 겨울 산행에 나섰다고나 할까. 눈이 온 덕분에 나무에 설화가 활짝 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지리산을 다시 찾은 것이 불과 1주일 차이인데도 산의 모습은 완연히 달랐다. 그 사이 눈이 많이 온 탓이다. 주변 산자락 풍경은 모두 구름에 가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치가 있었다. 지리산은 날이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제 몫을 한다. 지난 주에는 맑은 지리산을 만끽했다면 오늘은 눈 내리는 지리산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천왕봉 정상은 바람이 세차 더 추웠다.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빨리 장터목으로 내려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산은 장터목을 경유해 다시 중산리로 내려서는 코스를 택했다. 눈 쌓인 내리막 길을 아이젠없이 내려오다가 몇 번 미끄럼을 탔다. 중산리에 도착해 다른 산꾼들처럼 파전에 막걸리 한 잔씩 걸치며 뒤풀이를 치렀다. 추위에 떨다가 막걸리 한 잔 뱃속에 들어가니 금방 얼떨떨 취기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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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이 2012.10.14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눈보라 속에서도 정상을 정복하시는 멋있는 우리 아빠 ♥

    • 보리올 2012.10.15 0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 다니는 사람에게 눈보라가 대수겠냐. 산사람은 정상 정복이란 말을 잘 안 쓴단다. 미약한 인간이 어찌 자연을 정복하겠니. 그나저나 너도 바쁠텐데 아빠 블로그에도 와야 되니 안 됐다.

  2. 이종인 2012.10.24 1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인이가 저 말을 하니 갑자기 해인이와 눈보라 치던 관악산을 올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어린 나이에 주위 어른들이 용하다고 했는데 해인이가 기억할까요?
    그때 사진도 아버지께서 간직하고 있으시겠죠?

    • 보리올 2012.10.25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해인이도 기억하겠지. 춥기도 했고 눈이 내려 미끄럽기도 했고, 그래도 해인이가 그 땐 잘 걸었지. 칭찬도 많이 받고. 필름으로 찍었기 때문에 집 어디엔가 사진이 있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