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룰루를 빠져나와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관광버스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이미 도착한 차량에서 내린 사람들이 테이블을 꺼내 놓고 와인 한 잔씩 하고 있었다. 우리가 일몰을 기다리는 사이, 가이드는 취사도구를 꺼내 파스타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재료를 준비해와 쉽게 조리를 한다. 해가 지평선으로 내려올수록 울룰루의 붉은색이 점점 진해지기 시작했다. 역시 일몰이 울룰루 투어의 하이라이트라 부를 만했다. 이 일몰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길 찾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햇빛이 사라지자, 바위의 붉은색도 사라졌다. 어쨌든 울룰루 일몰을 보았다는 안도감과 약간은 허전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에어즈락 캠핑장에 도착해 캠프파이어를 준비하고 하룻밤 묵을 스웨그(Swag) 캠핑을 준비했다. 스웨그는 야외 매트리스라고 보면 된다. 커버가 있어 침낭을 그 안에 넣고 들어가 잔다. 땅바닥에서 자면 뱀을 어찌 하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이드 설명이 걸작이었다. 우리가 뱀을 싫어 하듯이 뱀도 사람을 싫어해 사람이 많은 곳은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는 말에 다들 안심하는 눈치였다. 남반구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함께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울룰루 일출을 보기 위해 530분에 기상했다. 어제 일몰을 보았던 장소로 다시 갔다. 해가 울룰루 위로 뜨는 것이 아니라 훨씬 왼쪽에서 떠올랐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세우며 울룰루의 일출을 감상했다. 일몰에 비하면 일출은 좀 별로였다.


버스만 주차할 수 있는 일몰 장소에 많은 버스가 도착해 있었다.







해가 내려갈수록 울룰루의 붉은색이 점점 밝게 빛났다.




가이드가 저녁으로 준비한 파스타



호주 아웃백에서 맛볼 수 있는 호주 전통의 스웨그 캠핑







전날 일몰을 보았던 장소에서 일출도 감상할 수 있었다.


투어 버스에 매달린 트레일러에 주방기구와 스웨그를 싣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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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4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순서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잔뜩 기대하고 그 장면을 마주치는 것보다 어딜 향하다가 뜻밖의 펼쳐지는 풍경의 놀라움이 마음에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8.07.16 0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우연을 만나면 훨씬 감동이 크겠지.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냐. 울룰루는 사진으로 보던 장관과는 좀 차이가 있더라.




깜깜한 새벽에 투어 버스를 타고 몇 시간 드라이브를 해야 했다. 23일 일정의 투어를 신청해 아웃백의 중심지라 할 만한 울룰루(Uluru)를 찾아가는 길이다. 버스에 탄 일행들은 모두 20대 젊은이들이었다. 울룰루까진 무려 6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는 길에 로드하우스가 나오면 수시로 정차를 하는 통에 몇 번이나 차에서 내리곤 했다. 처음 차에서 내린 곳은 낙타 농장이었다. 조그만 운동장 한 바퀴를 도는데 8불인가 받았는데 가이드에게 미안하게도 타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울룰루 중간쯤에 있는 마운트 에베니저 로드하우스(Mt. Ebenezer Roadhouse)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휴게소에 원주민 아트 갤러리가 있어서 심심치 않게 시간을 보냈다. 원주민 예술품이 그렇게 흥미를 끌지는 않았다.

 

커틴 스프링스(Curtin Springs)에서 또 차가 멈췄다. 지평선 위로 마치 테이블처럼 생긴 마운트 코너(Mt. Conner)가 눈에 들어왔다. 사유지 안에 있다는 이 산은 참으로 묘하게 생겼다. 마운트 코너까지 걸어 들어가는 가이드 투어가 있다고 하지만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울룰루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원주민 문화 센터(Aboriginal Cultural Centre)로 가는 도중에 차창으로 울룰루를 먼저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내가 울룰루 앞에 서는구나 하는 감회가 서렸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일본 영화를 보며 두 젊은 남녀에게 워낙 의미 있는 장소로 나와 나도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드디어 그 꿈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가이드를 따라 원주민 문화 센터를 들어섰지만 그다지 볼 것은 없었다. 기념품점에서 어설픈 작품을 파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감히 구입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울룰루로 내려가는 도중에 버스 안에서 일출을 맞았다.





투어 버스가 낙타 농장에 사람들을 부려 놓았지만 실제 낙타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마운트 에버니저 로드하우스에 조그만 원주민 아트 갤러리가 있어 시간 보내기 좋았다.



커틴 스프링스에서 일망무제의 황야에 테이블 하나를 차려 놓은 듯한 마운트코너를 볼 수 있었다.





울룰루-카타 튜타 국립공원(Uluru-Kata Tjuta National Park) 안에 있는 원주민 문화 센터부터 들렀다.



원주민 문화 센터 밖으로 나와 눈에 담은 울룰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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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06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울룰루를 가실려고 20시간 버스를 타시고 앨리스 스프링스까지 오신거였군요! 울룰루루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닌 듯 합니다~

    • 보리올 2018.07.07 0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지만 난 원래 애들레이드에서 허화백님을 만나 일주일간 캠퍼밴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었다. 그 양반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졸지에 허탕을 쳤고 그 항공권을 물릴 수가 없어 애들레이드를 간 거지. 호주 아웃백 하면 핵심이 울룰루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나중에 꼭 들러 보거라.

 

라스 베이거스의 대낮 풍경은 밤과는 느낌이 좀 달랐다. 요란한 화장을 벗긴 민낯이라고 해야 하나. 오히려 낮이 더 차분한 것 같았다. 오전에는 그 유명한 스트립 거리가 휭했는데 점심 시간이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침대에서 막 일어나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리라. 우리도 느린 걸음으로 스트립을 오르내리며 정처없이 걸었다. 어디를 가고자 하는 목적지도 딱히 없었다. 라스 베이거스에 가면 꼭 해야할 100가지를 추천한 사이트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 중에 우리가 한 것은 별로 없었다. 독특한 자랑거리를 뽐내는 호텔이나 부설 공원엔 사실 즐길 거리가 꽤 많았지만 돈도 많이 들고 너무 자극적인 즐거움만 찾는 것 같아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특이한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만났다. 희한한 분장과 묘한 동작으로 지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보배 같은 존재였다.

 

 

사막 지형에 건설된 라스 베이거스는 지평선에서 해가 떠오른다. 구름 한점 없는 날씨라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웠다.

 

 

 

 

 

 

희한한 모습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손에 쥐어주는 한두 푼이 그들의 수입원이었다.

 

 

거리엔 주로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도시의 화려한 거리 풍경에 솔직히 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느 호텔 건물 안에서 발견한 스크린 경마장과 서부 시대를 연상케 하는 실내장식을 갖춘 식당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인 쉐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가 하는 버거 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수제 버거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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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16 1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소비를 위한 도시인것 같습니다. 소비하지 않으면 즐기지 못 하리라 라는 분위기가 늘씬 풍깁니다. 고든 램지의 햄버거는 어떻셨어요?

    • 보리올 2016.08.17 0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라스 베이거스가 정이 들진 않았지만 특이한 도시임엔 분명하지. 고든 램지 버거는 그런대로 괜찮더라. 맥도널드완 천지차이지.

 

갑자기 로스 엔젤레스(LA)에 있는 어느 회사를 방문할 일이 생겼다. 비행기를 타고 1 2일로 다녀올까 하다가 집사람과 모처럼 여행삼아 차로 가기로 했다. 운전 거리가 편도 2,100km가 나오는 장거리 여행이었다. 미팅 일정을 맞추려면 밤샘 운전이 불가피했다. 밴쿠버를 출발해 미국 국경을 넘으면 I-5 주간고속도로를 만나는데, 이 도로를 타고 워싱턴 주와 오레곤 주를 지나 LA까지 줄곧 달렸다. 얼추 계산으로 27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균적으로 한 시간에 7~80km씩 달린 셈이다. 오래 전에 독일에서 이태리나 스페인 갈 때는 한 시간에 평균 100km씩 달렸던 기억이 난다.

 

캘리포니아 남부로 내려갈수록 고속도로 옆 풍경이 사뭇 달라 보였다. 지평선을 넘실대는 구릉에는 푸른 녹지가 펼쳐져 시원한 풍경을 선사했다. 워싱턴 주나 오레곤 주에 비해 고속도로에 차량이 부쩍 많아진 것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캘리포니아는 인구도 많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주라 그런 것 같았다. 한 가지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것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은 오랜 가뭄으로 엄청난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가뭄 현장을 적나라하게 볼 수가 있었다. 몇 년을 공들여 키웠을 과수 나무를 뿌리채 뽑아놓은 현장을 보니 마음이 몹시 아팠다. 수많은 농부들이 가뭄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간판에 써있는 “노워터 노잡(No Water No Job)’이란 구호에서 그들의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LA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산타 모니카(Santa Monica)로 향했다. 산타 모니카는 LA 서쪽에 있는 리조트 타운인데, 태평양에 면한 해변이 유명해 찾는 사람이 많다. 해변에서 저녁 노을을 보려는 마음에서 우리도 방향을 그리로 튼 것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엄청난 교통 체증 때문에 산타 모니카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바다 밑으로 사라져 버린 후였다. 그냥 해변을 거닐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마냥 서쪽 하늘만 쳐다 보았다. 겨울철임에도 공기가 그리 차갑지 않았다. 저녁은 LA로 들어가 북창동순두부에서 먹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시답게 고국의 맛과 별 차이 없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I-5 주간고속도로의 캘리포니아 남부 구간은 녹지가 많아 평화로운 느낌을 받았다.

 

산타 모니카로 가는 도로가 엄청난 정체 현상을 빚어 차가 꼼짝할 수 없었다. 드디어 대도시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타 모니카의 해변 풍경. 해넘이를 볼 수는 없었지만 일몰 이후의 하늘색을 지켜보며 장거리 운전의 고단함을 풀었다.

 

 

 

LA 북창동순두두는 한국의 맛을 알리는 LA 한인타운의 랜드마크로 통했다. 식당도 컸고 사람도 엄청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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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7.08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와 제가 운전을 번갈아하면 그리 먼 거리도 아닐텐데요! 해가 이미 지고난 산타모니카의 해변도 낭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