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마지막 날이 밝았다. 몽블랑 둘레를 엿새간 걷는 일정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쾌청한 날씨 덕분에 그 섭섭함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트리앙을 벗어나 산으로 들었다. 발므 고개(Col de Balme)까진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지그재그 산길을 따라 꽤 지루하게 고도 900m를 올려야 했다. 그늘 속을 걸었던 숲길을 벗어나자 조망이 트이는 대신 땡볕은 피할 도리가 없었다. 능선 위로 발므 산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발 2,191m의 발므 고개가 멀지 않은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발목이 잡혀 다들 사진을 찍는다고 야단법석이다. 드디어 발므 고개에 올랐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을 알리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건만, 사람들은 그보단 언덕배기에 올라 에귀뒤드루(Aiguille du Dru)와 몽블랑, 브레방, 샤모니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풍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으로 대미를 장식할 줄이야…… 이건 진정 축복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발므 고개에서 한 시간 정도 하산을 하면 미드 스테이션(Mid Station)이란 케이블카 탑승장이 나온다. 이곳 카페에서 커피나 맥주를 시켜놓고 점심으로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이런 영업점에서 외부 음식을 먹을 때는 사전에 허락을 구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무시해 주인과 마찰을 빚곤 한다. 어느 산장에선 한국인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시 하산을 시작해 뚜르(Le Tour)까지 한 시간 가까이 걸었다. 뚜르에서 공식적인 산행을 모두 마치고 샤모니행 시내버스를 탄다. 하이파이브로, 때론 가벼운 허그로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곤 샤모니로 돌아왔다. 이렇게 우리는 뚜르 드 몽블랑 트레킹을 마쳤다. 계단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 이어놓은 산길도 부러웠고, 산봉우리과 계곡, 빙하,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린 알프스 산자락도 마치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스위스 산골마을 트리앙을 출발해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발므 고개로 오르는 길은 좀 지루한 편이었다. 숲길을 벗어나자 조망이 트이며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기슭에 쌓인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 물줄기가 그 아래에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발므 고개의 스카이라인에서 가장 두드러진 존재는 단연 발므 산장이었다.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루는 빨간 창문이 눈에 띄었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을 의미하는 표지석을 지나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

 

발므 고개에 서면 몽블랑을 포함한 파노라마 조망이 눈 앞에 펼쳐진다.

 

 

에귀뒤드루는 샤모니 인근에선 꽤나 유명한 등반대상지다. 그랑 드루(Grand Dru, 3754m)와 프띠 드루(Petit Dru, 3733m)

란 두 뾰족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 왼쪽의 커다란 설봉이 에귀 베르트(Aiguille Verte, 4122m).

 

발므 고개에서 미드 스테이션으로 내려서는 중에 마주친 조망 또한 일품이었다.

 

 

 

미드 스테이션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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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11.16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아쉬울것 같아요! 그래도 발므 고개가 대미의 장식을 해줬네요~ 아버지 블로그만 오면 가야할 곳이 계속 생겨서 큰일났어요~

    • 보리올 2016.11.23 0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 소개한 모든 곳을 가야 한다는 부담은 버리거라. 이것으로 어느 정도 간접 체험을 하고 네 마음에 절실히 닿는 곳만 다녀와도 좋을 듯 하다.

 

알프스 산군 가운데 몽블랑 둘레를 도는 뚜르 드 몽블랑은 경치가 뛰어난 곳이다. 날카롭게 하늘로 치솟은 봉우리와 깊게 패인 계곡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고, 산자락에 펼쳐진 푸른 초원 사이로 이리저리 에둘러 가는 산길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트레킹 도중에 만나는 산장도 이 몽블랑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잠자리와 식사 등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산자락에 너무 많은 케이블카와 곤돌라, 산악철도를 부설해 놓았다. 산속 깊은 곳까지 사람이 살아가는 흔적이 있고, 푸른 초원엔 소와 양이 배설한 오물이 지천이었다. 캐나다 로키에선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의외로 많았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지 않은 배경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자연 파괴 현장을 많이 보게 되어 입맛이 좀 씁쓸했다. 그럼에도 뚜르 드 몽블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고 절로 벌어지는 입을 도무지 닫을 수가 없었다.

 

차를 타고 콩타민(Contamines)으로 이동해 노틀담 성당(Norte Dame de la Gorge)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몽블랑의 남서부를 도는 일정인데 아쉽게도 하루 종일 몽블랑을 볼 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났다. 이 구간은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로만 로드(Roman Road)라고 했다. 발므(Balme) 산장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떼가 나타나 전형적인 알프스 풍경을 보여줬다. 본옴므 고개(Col du Bonhomme, 2,329m)까진 꽤 길게 올라야 했다. 출발점이 해발 1,210m였으니 벌써 고도를 1,000m 이상 올린 것이다. 하지만 우린 거기서 다시 고도를 올려 본옴므 십자가 고개(Col de la Croix du Bonhomme, 2479m)까지 내처 올랐다. 십자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돌로 쌓은 탑 하나만 덜렁 놓여 있었다. 그것도 조만간 무너질 듯 위태롭게 보였다. 해발 2,443m에 위치한 본옴므 산장은 바로 그 너머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위치가 아름다운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라 진짜 산장에서 묵는 기분이 들었다.

 

콩타민에 자리잡은 노틀담 성당을 둘러보고 산행에 나섰다.

 

 

 

초원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알프스 산악 풍경을 만끽하곤 발므 산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본옴므 고개로 오르기 시작했다.

 

 

초원의 푸르름 외에도 여기저기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했다.

 

 

 

드디어 본옴므 고개에 올랐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도 장관이었다.

 

 

 

본옴므 고개에서 본옴므 십자가 고개까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줄곧 바위 구간을 걷는 탓에

고산에 오른 느낌을 주었다.

 

본옴므 십자가 고개엔 쓰러질 듯 보이는 돌탑 하나와 시원한 파노라마 조망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산기슭에 그림처럼 자리잡은 본옴므 산장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내려섰다.

 

 

 

 

본옴므 산장에서 창문을 열고 바라본 풍경에 넋을 잃을 뻔했다.

서둘러 밖으로 나와 저녁을 먹으러 나온 아이벡스 무리를 만났다.

 

 

 

산장에서 저녁으로 소고기 스튜와 조로 만든 죽이 나왔다. 양이 좀 적어 아쉬웠지만 맛은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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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으로 볼 땐 완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도 인간이 남긴 좋지못한 흔적들이 있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국가에서 관리하면 훨씬 더 나은 모습을 간직할 수 잇을 것 같은데, 그렇게 안한다니 그것도 좀 안타깝고요.
    그나저나 저 산장에선 고기를 먹지 않는 저같은 사람은 죽만 먹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네요.^^

    • 보리올 2016.10.28 0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프스 도처에 사람의 흔적이 너무 많습니다.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등반, 휴양, 관광 때문에 유럽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 탓이지요 거꾸로 되돌리긴 어렵지만 앞으로라도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더군요.

  2. justin 2016.11.05 1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외네요~ 유럽이라 자연 보호가 뛰어날 줄 알았는데 관광 명소여서 영락없이 인간의 손때가 탔네요. 그래도 본옴므 산장 경관은 장관이네요!

 

알프스 트레킹의 백미라 불리는 뚜르 드 몽블랑(Tour du Mont Blanc)은 꽤 유명한 코스로 종종 세계 10대 트레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초원부터 빙하까지 다채로운 산악 풍경을 한 자리에서 볼 수가 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솟은 침봉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푸른 초원을 거닐며 풀을 뜯는 소와 양들을 보노라면 여기가 선계인 듯한 생각도 들었다. 서유럽 최고봉 몽블랑(해발 4,810m)을 가운데 두고 그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뚜르 드 몽블랑은 총 170km의 길이를 가진 트레일이다. 지리산 둘레길처럼 몽블랑 둘레길이라 보면 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에 걸쳐 있어 산중에서 국경을 넘는다. 전구간을 돌려면 대략 10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우리는 전부 걷지는 못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구간만 골라 6일에 돌았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되지만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첫날 일정은 브레방(Brevent) 쪽으로 잡았다. 샤모니 마을에서 아르브(Arve) 강을 따라 한 시간 가까이 걸어 플레제르(Flegere)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탔다. 그 덕분에 해발 1,894m까진 너무 쉽게 올랐다. 샤모니 마을 뒤편으로 몽블랑 정상이 한 눈에 들어왔다. 플랑프라(Planpraz)로 향하는 산길 어디에서나 시선을 왼쪽으로 조금 돌리면 몽블랑이 거기 있었다. 이 가슴 떨리는 풍경에 마음이 너무나 행복했다. 플랑프라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해발 2,525m의 브레방으로 오른다. 플랑프라가 해발 1,999m에 있으니 우리 위로 빤히 보이는 브레방까지 그래도 500m를 올려야 했다. 브레방 뒤쪽으로는 녹지 않은 눈이 있었고 암벽에 설치된 사다리도 타야 했다. 경사가 제법 가파르긴 했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었다. 브레방 정상에 섰다. 몽블랑이 바로 눈 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장관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로 올라와 정상은 꽤나 붐볐다. 샤모니까진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이용해 편하게 내려왔다.

 

 

아르브 강을 따라 평화로운 오솔길을 한 시간 가량 걸어 플레제르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했다.

 

 

 

 

 

 

플레제르에서 플랑프라로 가는 두 시간의 여정은 몽블랑의 위용과 그 주변 능선의 장쾌함 덕분에

참으로 가슴 떨리는 시간이었다.

 

 주요 산행로에는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었다.

 

 

 

풀밭에 앉아 점심을 먹은 플랑프라. 몽블랑을 바라보는 조망도 뛰어나지만, 패러글라이딩 할공장으로도 유명하다.

 

 

제법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플랑프라에서 브레방으로 오르고 있다.

 

 

브레방으로 오르면서 산에서 만난 아이벡스(Ibex)와 마멋.

사람을 그리 무서워 않고 오히려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브레방 정상 뒤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고 다소 가파른 암벽 지대도 나와 발길에 조심을 기해야 했다.

 

 

해발 2,525m의 브레방 정상.

여기선 몽블랑 정상이 지척으로 바라다 보이기 때문에 몽블랑 조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브레방에서 플랑프라까지는 케이블카, 이어 플랑프라에서 샤모니는 곤돌라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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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그냥 전부 예술입니다. 경상도 말로 끝내줍니다.ㅎ
    보리올님은 그냥 취미로 여행다니며 사진을 찍는 분이 아니라, 전문 산악인이자 예술사진 전문가 같은데요.^^
    덕분에 저같은 보통 사람들은 가기 힘든 곳까지 정말 구경 잘하고 있습니다.

  2. justin 2016.11.03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정말 왜 이곳을 갔다오신 어르신들이 샤모니샤모니, 몽블랑몽블랑 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모든 사진이 소위 요즘 말하는 인생샷이겠어요! 감탄을 금치 못 하겠습니다!!!

    • 보리올 2016.11.04 0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풍경이 멋진 곳은 맞지. 인생샷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누구나 굉장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곳이고.

  3. 양희철 2017.07.24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캐나다여행을 가기전에 우보천리님 블로그 글을 읽고 많은 지식을 쌓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산들도 직접 등산하신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 가슴벅차게 했습니다. 조회수를 의식한 블로그가 아니라 진정한 필요로하는 산에대한 이야기들이 이곳에 올때마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네요^^ 저희부부는 캐나다로키쪽도 기억에 많이 남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BC주의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아봇릿지가 가장 인상적이였습니다^^ 알프스여행을 준비중에 있는데 공부해야 될 것이 꽤 많네요.. 취리히에서 시작해서 융푸라우, 마터호른, TMB 10일간의 여정을 계획중에 있는데요 가용시간에 어떻게 최고의 풍경을 보러 사용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보리올 2017.07.24 2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양 선생님! 제가 블로그를 하면서 최고의 찬사를 들은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늘 즐겁고 건강하게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 좀 생소하게 들리는 쿠르마이어(Courmayeur)란 지명은 몽블랑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산악 마을이다.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의 해발 1,200m에 위치한 마을로 나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몽블랑을 사이에 두고 샤모니 몽블랑은 북쪽에, 쿠르마이어는 그 반대쪽에 있다. 이탈리아에선 몽블랑을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 부르는데, 하얀 산이란 의미는 똑같다. 인구 3,000명의 작은 규모지만 이탈리아의 유명한 휴양도시답게 호텔이나 레스토랑, 장비점 등이 길가에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가옥 지붕을 우리 너와집처럼 얇고 둥근 돌로 엮여 놓아 인상적이었다. 마을 뒤로 몽블랑과 그랑 조라스가 버티고 있어 여름에는 하이커, 겨울엔 스키어들이 몰려 온다. 길이가 11.6km인 몽블랑 터널로 샤모니 몽블랑과 연결되어 있고, 스카이웨이 몬테 비앙코(Skyway Monte Bianco)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로도 샤모니를 갈 수 있다.

 

쿠르마이어의 중심이라 할만한 성 판탈레온(St. Pantaleone) 성당 앞에 섰다. 건너편으로 쿠르마이어 산악가이드 협회가 보였고, 그 옆엔 세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가운데 있는 인물이 쿠르마이어의 유명 산악인이자 가이드였던 에밀 레이(Emile Rey). 19세기의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몽블랑 주변의 많은 봉우리를 초등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엔 가장 유능한 가이드로 꼽혀 가이드계의 왕자란 별명도 얻었다. 이곳 출신으로 1954년 이탈리아의 K2 초등에 참여했던 마리오 푸코츠(Marion Puchoz)가 그 오른쪽에, 또 다른 유명 가이드였던 주세페 페티가(Giuseppe Petigax)가 그 왼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성당 앞 광장 한 켠에는 십자가와 강아지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아브루찌 공작(Duke of Abruzzi)이 이끄는 이탈리아 북극 원정대에 참여했던 산악가이드 펠리체 올리에르(Felice Ollier)1900년 북극에서 사망하자, 그의 개가 그곳을 떠나기 거부했다고 한다. 산악 마을답게 산악인을 기리고 존중하는 모습이 내 눈에도 보기가 좋았다.

 

프랑스의 샤모니 몽블랑에서 이탈리아 쿠르마이어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쿠르마이어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국경을 지나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쿠르마이어에 도착해 버스 정류장에 세워진 이정표로 호텔이 있는 방향을 잡아야 했다.

 

 

 

알프스에 있는 산악 마을답게 웅장한 산자락이 마을을 빙 둘러싼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규모가 작은 마을이었지만 하이킹이나 휴양 목적으로 온 사람들로 거리는 늘 붐볐다.

 

산악가이드가 이 마을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지 산악가이드 협회 건물이 시내 한 복판에 세워져 있었다.

 

쿠르마이어를 빛낸 세 명의 산악가이드 동상이 성당 앞에서 방문자를 맞는다.

 

1900년의 북극 원정에서 사망한 펠리체 올리에르를 따라 죽음을 택한 그의 개가 십자가 아래 조각되어 있었다.

 

 

 

 

조그만 마을에도 성당은 있게 마련이다. 성 판탈레온 성당은 소박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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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확실히 생소한 곳입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은데, 보리올님은 구석구석 잘도 찾아 다니십니다.^^
    덕분에 도대체 이 곳이 이탈리아 어디쯤에 붙어 있나 궁금해서 지도까지 찾아보네요.ㅋㅋ
    구글 이미지 들어가니 온통 보리올님 사진들이 도배되어 있습니다용.ㅎㅎ

  2. justin 2016.11.01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제가 어렸을때 몽블랑을 올라갈때 어느 도시 거쳐서 갔어요? 샤모니도 쿠르마이어도 조그만 도시들이지만 너무 아름다울거같아요!

    • 보리올 2016.11.02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때 갔던 코스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인터라켄과 체르맛을 들렸으니 스위스에서 샤모니로 넘어간 것 같구나.

 

우리에게 샤모니라 알려진 샤모니 몽블랑(Chamonix-Mont-Blanc)은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 자리잡은 산악 마을이다. 1916년에 굳이 몽블랑을 집어 넣어 좀 더 긴 이름으로 개명을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샤모니로 부른다. 서유럽 최고봉인 해발 4,810m의 몽블랑을 비롯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봉우리들이 많아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1786년 몽블랑을 처음 등정한 이래 알피니즘의 태동지로 자리잡았다. 샤모니는 16개의 마을에 인구 9,000명을 가지고 있다. 해발 1,000m에서 1,400m까지의 고도를 가지고 있으며, 1924년엔 동계 올림픽을 최초로 치룬 곳이기도 하다. 오래 전부터 몽블랑 등정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고, 1955년에 에귀디미디(Aiguille du Midi, 3842m)에 케이블카가 놓이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몽블랑 아래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난 이곳을 두 번이나 다녀간 적이 있다. 그때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 트레일을 걸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케이블카를 타고 에귀디미디와 브레방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그새 세월이 흐른만큼 샤모니도 많이 변했다. 큰 건물들이 들어서고 거리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캐나다 로키의 밴프에 온 느낌이었지만 길거리에서 커피나 맥주,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밴프보단 훨씬 자유분방해 보였다. 굳이 산을 오르지 않아도 이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방문해도 좋을 듯 했다. 여길 찾는 사람들은 클라이밍이나 하이킹뿐만 아니라 사이클, 마운틴 바이크, 트레일 런, 패러글라이드 등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기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다. 우리가 샤모니를 갔을 때도 자전거 레이스가 열리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제네바에서 샤모니로 들어서면서 알프스 산군의 위용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 호텔을 찾아 샤모니 마을을 가로지르며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어도 거리 풍경은 꽤 눈에 익었다.

 

  

 

 

몽블랑 등정을 통해 근대 알피니즘의 탄생을 알린 곳이 바로 샤모니다.

마을 중앙에는 몽블랑 초등정을 독려한 소쉬르(de Saussure)와 최초 등정자 중 한 명인 자크 발마(Jacques Balmat)의 동상, 또 다른 초등자인 미셀 파카드(Michel Paccard)의 동상, 발마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몽블랑 초등정 당시의 산악인 복장으로 분장을 하곤 지나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몽블랑이 빤히 바라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재즈 카페은 매일 저녁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에귀디미디로 오르는 케이블카 탑승장. 날씨가 좋은 날에는 케이블카 탑승에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무슨 자전거 레이스가 있는지 노르웨이 국기를 단 사람들이 자전거를 몰고 아침연습에 나섰다.

 

 

 

몽블랑과 그 동쪽 리지로 내려앉은 햇살을 샤모니 호텔에서 편히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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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0 0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네바 보다는 샤모니가 제 개인적인 취향에 더 맞는 것 같습니다.ㅎ
    저녁노을이 질 때, 재즈카페에 앉아 와인 한잔과 함깨 몽블랑 경치를 바라보면서 재즈음악을 듣고 싶네요.
    와...생상만 해도 멋집니다.^^

    • 보리올 2016.10.20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낭만을 아시는 분은 역시 다릅니다. 재즈 음악에 와인 한 잔이라... 샤모니 너무 좋은 곳입니다. 산행을 하지 않아도 마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은 곳입니다. 언제 한번 시간 내서 행차 하시죠.

  2. justin 2016.10.26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말로만 듣던 샤모니를 드디어 보네요! 사진만 봐도 너무 멋져요! 밴프와는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바로 빙하도 보이고 침봉들도 대단하구요!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의미 깊은 도시인 줄은 몰랐어요~

    • 보리올 2016.10.27 0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도 샤모니에 갔었고 케이블카로 브레방도 올랐건만 전혀 기억에 없는 모양이구나. 하긴 행니가 유모차에 실려갔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나중에 유럽 갈 기회가 있으면 샤모니는 꼭 들러 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