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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 ❺ 군산 해망동 골목길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3. 4. 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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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군산 해망동 달동네였다. 서울에 있는 달동네 골목길을 찍겠다고 주말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 때는 서울이란 지역으로 한정해 작업을 했는데, 서울 밖에도 멋진 골목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끔 청주나 전주, 군산, 부천까지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군산은 어느 사진 모임을 따라 원정을 왔었다. 월명동 일본 가옥과 이곳 해망동 골목길이 우리 촬영지였는데, 바다를 끼고 있는 골목길이 아름다워 군산에 후한 점수를 준 적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동네라 하여 해망동(海望洞)이라 불린다. 군산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배기에, 어찌 보면 바다 풍경이 보이는 별장지같은 명당 자리에 촘촘히 옛 주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사이를 구불구불 골목길이 누비며 미로처럼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다. 아련한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해망동 골목길이라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다시 찾은 것이다.

 

왜 하필이면 여기에 마을이 형성되었을까? 군산항은 일제시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 수출항으로 번창했던 곳이다. 1980년대까지는 산업화 대열에 편승해 수산업과 목재업으로 제법 흥청댔다고 한다. 해방후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이 언덕배기에 집을 짓기 시작했고 여기에 군산항 부두 노동자들이 가세를 하여 규모가 제법 커졌다고 한다.

 

마을 전체 분위기는 전에 다녀갔을 때와 비교해 그리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을 형세가 점점 퇴락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떤 집은 빈 집으로 방치돼 폐허가 되어 버렸다. 어떤 영화에 영자미장원으로 나왔다던 노란색 이층건물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이미 문을 닫은 허름한 이발소 산해이용원도 얼마 후엔 헐리고 말 것이다. 재개발이란 미명 아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 곁을 떠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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