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찾아간 보센달 와이너리(Boschendal Wine Estate)도 우리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세 곳 중 하나였다. 보센달이 소재한 프랑슈후크(Franschhoek) 또한 스텔런보시와 더불어 와인랜즈를 대표하는 도시로, 이 와이너리는 프랑슈후크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꼽혔다. 프랑스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도망친 위그노파 신도에 의해 1685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와인랜즈 전체에서도 상위로 꼽히는 와이너리답게 그 규모가 엄청 컸다.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정원과 케이프 더치 방식의 건물, 620 에이커가 넘는 포도원 등 다른 와이너리에 비해서 뭔가 격이 다르다는 느낌이 강했다. 가장 먼저 매너 하우스(Manor House)를 찾았다. 18~19세기에 사용했던 가구나 공예품, 조리기구 외에도 그림과 사진, 오래된 와인병 등을 비치해 일종의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와이너리 안에 격이 다른 몇 종류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었고, 레스토랑도 갖고 있었다.
사실 보센달은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이란 화이트 품종에 주력해 와인을 생산한 것으로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쉬라즈도 재배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1978년부터는 적포도로 와이트 와인을 만드는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를 생산하는 변화도 시도했다. 와인 시음을 위해 워프(Werf)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와인 테이스팅은 셀러 도어(Cellar Door)에서도 하지만 우린 레스토랑을 택한 것이다. 안에는 시음 중인 사람들이 꽤 많았다. 테이스팅 메뉴도 종류가 많았지만, 우리는 플레이펜(Playpen)이란 메뉴를 선택했다. 화이트로는 리슬링(Riesling)이, 레드는 오가닉 쉬라(Organic Syrah)와 쁘띠 쉬라(Petit Syrah)가 나왔다. 가격은 1인당 90랜드을 받았다. 보센달의 유명세에 비해선 그들이 내놓은 와인에 대한 내 평가는 그리 높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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