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의 티벳 사원으로 유명한 보우더나트(Boudahnath)를 찾았다. 어떤 사람은 이 보우더나트가 동양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가장 큰 불탑이라고 하지만 나로선 확인할 바가 없다. 하지만 네팔에서 가장 큰 불탑이라는데는 동의한다. 만다라 형태로 만든 흰색 바탕의 불탑을 말하는데 마니차를 돌리며 시계 방향으로 이 탑을 도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오체투지로 돌기도 한다. 나도 마니차를 돌리며 한 바퀴 돌았다. 카트만두에 오면 어떤 이유로든 찾게 되는 곳이라 벌써 몇 번이나 다녀간 곳이다.
이 36m 높이의 불탑 형상에 우주를 담았다고 한다. 4단으로 쌓은 기단은 땅을 의미하고, 반원형의 돔은 물을, 부처의 눈과 첨탑은 불을, 그 위 동그란 우산 모양은 바람을 뜻하며, 꼭대기 첨탑은 하늘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주를 구성하는 에너지 여섯 가지를 두루 담았다는 이야기다. 그런 설명을 들으며 불탑 기단에도 올라가 보았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부처의 눈을 마주보며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부처의 눈은 지혜의 눈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내가 지혜롭게 살지 못하는 중생이라 그런 모양이다.
이 불탑과 티벳 사원은 티벳이 중국에 강점당함에 따라 티벳에서 네팔로 망명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티벳 불교의 성지로 변해 버렸다. 사원에서 수도를 하고 있는 승려들도 신자들과 섞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불탑을 돈다. 벽에 설치된 마니차를 손으로 돌리면서 옴마니반메홈을 암송한다. 불탑 주위에 대문이 열린 사원이 있어 무심코 들어섰더니 경전 공부를 하고 있던 젊은 스님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본다. 이 보우더나트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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