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도 카트만두 사람들의 삶의 한 단면을 보기 위해 시장을 찾을 기회가 많았다. 시장으로 향하는 내 앞길에 택시 기사나 릭샤꾼이 길을 막고 호객을 한다. 그들은 큰 아량을 베풀 듯 얼마에 가자고 하지만, 난 그들이 부르는 금액이 현지 사람들이 지불하는 금액의 두세 배가 된다는 것을 안다. 걸음을 빨리 해 야채가게, 꽃가게, 과일가게, 생선가게를 지나쳤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재래 시장은 좋은 볼거리 중 하나다. 백화점이나 대형 상가가 돈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중산층의 가게라면, 재래 시장은 서민들을 상대하는 민초들의 장터이기 때문이다. 재래 시장이 주는 매력은 사실 대단하다. 민초들의 분주하고 고단한 삶은 대개 시장이란 매체를 통해 가감없이 나타나기 마련이라 여행지의 적나라한 삶을 훔쳐 보려면 재래 시장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시장에는 치열한 삶이 있다. 자기만의 조그만 가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어깨로, 이마로 물건을 나르며 푼돈을 만지는 사람도 있고, 하루 종일 좌판에 앉아 몇 푼을 버는 사람도 있다. 억척스럽고 고단한 삶이지만 난 그들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행복과 불행의 척도가 주머니 속의 돈 무게에 비례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와! 시장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시간까지 갖다니 이 거 일석이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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