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카오산의 왓차나 송크람 사원 뒤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항공권을 끊고, 다음 날 하루 소일거리로 랏차부리(Ratchaburi)와 칸차나부리(Kanchanaburi) 가는 당일치기 여행을 예약했다. 여행 경비로 550 바트를 낸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나라 돈으로 2만원이 좀 넘는 금액으로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여기엔 차량과 점심만 포함되고 각종 입장료는 본인들이 직접 지불을 해야 했다. 원래는 치앙마이 트레킹을 가고 싶었으나 시간적 제약으로 다음으로 미뤘다. 

 

미니버스가 아침 일찍 내가 묵는 게스트하우스로 왔다. 우리가 둘러볼 코스는 오전에 담넌 사두억(Damneon Saduek) 수상시장을 방문하고, 오후엔 칸차나부리의 유엔군 묘지와 콰이 강의 다리를 들른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타이거 템플을 들러 호랑이를 만나는 일정이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은 방콕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랏차부리란 지역에 있는 수상시장을 말한다. 방콕에 있는 톤부리 수상시장은 예전 모습을 거의 다 잃어버렸지만, 담넌 사두억은 물의 도시답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왔다. 나룻배들이 물건을 싣고 수로를 오가며 활기차게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예전부터 관광지로 유명했다. 일반적으로 오전 8~9시경에 가장 활기를 띤다고 한다. 수로에서만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로 주변 건물에도 많은 노점상과 가게들이 있어 장사를 한다.

 

 

 

 

 

수로를 지나는 배들이 일종의 시장인 셈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싣고 수로를 오르내리며 물건값을 흥정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삶의 활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이 모습을 찍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진작가들도 많다. 하지만 관광객 신분으로 여기서 물건을 사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다. 관광객들은 대개 봉이라 아무리 잘 흥정을 해도 결국은 바가지를 쓰게 마련이다

 

 

 

 

 

 

수상시장을 떠나 칸차나부리로 향했다. 칸차나부리는 랏차부리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칸차나부리로 들어오면서 먼저 수산 송크람 던 락(Susan Songkhram Don Rak)이라 불리는 유엔군 묘지부터 잠시 들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도 건설이 얼마나 험난했던지 그 공사로 인해 죽은 전쟁포로 6,982구가 여기 묻혀 있단다. 

 

 

칸차나부리는 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혔던 영국 공병대가 강에 다리를 놓은 곳이다. 이 이야기는 <콰이 강의 다리(Bridge on the River Kwai)>란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소개가 되었다. 윌리엄 홀덴이 출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리 앞에 있는 제 2차 세계대전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았다. 일본군이 썼다는 아주 오래된 기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기차에는 일장기가 걸려 있었고 그 뒤 벽에는 우리 태극기도 걸려 있었다. 무슨 까닭으로 태극기가 걸려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콰이 강의 다리는 걸어서 직접 건너갈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엄청 가파른 협곡에 나무 다리를 놓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강폭도 넓고 유속도 그리 빠르지가 않았다. 철도 건설로 엄청 많은 인원이 죽어 나갔다는 이야기는 그럼 여기서 일어난 일이 아니란 말인가? 처음에 건설한 나무 다리는 1943 2월 완공되어 기차가 다니기 시작했지만 3개월 뒤에 철교로 바뀌었단다. 1944년 연합군 폭격으로 다리가 파괴된 것을 종전 후에 다시 복구한 것이 바로 이 철교라고 한다.

 

 

 

 

 

당일치기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타이거 템플(Tiger Temple). 이 사원은 원래 수도를 하던 조용한 불교 사찰이었다. 어느 날 스님 한 분이 어미를 잃은 아기 호랑이를 데려와 기르기 시작하면서 관광지로 변해 버린 것이다. 사람 손에 길러져 방문객이 사진을 찍거나 직접 만져도 아무 반응이 없다. 야성이 사라진 불쌍한 녀석들이다. 2006년인가, 타임지에서 정신 수양에 좋은 아시아 최고 장소세 군데 중 하나로 꼽은 곳이 바로 여기다. 사람 손에 길러진 호랑이 몇 마리가 옆에 있어서 정신 수양이 잘 된다는 의미는 설마 아니겠지? 

 

 

 

 

 

< 여행 요약 >

 

이 여행은 밴쿠버를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로 가면서 중간 기착지로 태국에 들러 2005 9 13일부터 9 19일까지 6일간 머물렀던 기록이다. 며칠은 패키지 관광으로, 며칠은 배낭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다. 숙박 시설이나 음식, 여행 스타일이 그에 따라 꽤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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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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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2.11.30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들은 생업을 위한 투쟁일텐데 왜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보여지는 건지.. 관광객의 여유겠지요. 강과 사람, 색색의 과일야채 그리고 배 어느 하나 빼놓고 싶지 않은 그림이네요.

  2. 보리올 2012.11.30 0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주한 삶의 현장도 보는 사람에 따라선 아름다울 수가 있지요. 그래서 이 수상시장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오.

  3. 이종인 2012.12.29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 저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만 보면 색깔이 활기차고 화사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는것 같아요.
    콰이 강의 다리를 보니까 옛날에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제가 봐도 좀 틀린 느낌이 납니다.

  4. 보리올 2012.12.30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국도 볼거리가 무척 많은 나라지. 너희랑 갔을 때는 방콕과 파타야만 보고 왔을 게다. 사실 너무 빤한 코스지. 배낭 여행으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