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의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토르겟 어시장(Torget Fish Market)은 베르겐 항구가 내륙으로 들어온 끝지점에 있다. 북유럽에선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브뤼겐(Bryggen)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로 아주 가깝다. 브뤼겐과 어시장 사이에도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선술집이 많지만, 어시장을 돌아보며 우리 눈 앞에서 직접 요리해 나오는 해산물을 맛보는 기회도 좋은 선택이다. 어시장에서 판매하는 물품이나 음식이 너무 비싸 베르겐 로컬들은 거의 찾지 않는 곳란 이야기에 입맛이 좀 씁쓸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시장은 사람들로 붐벼 생동감이 넘치고, 연어나 새우, 게, 랍스터, 고래고기, 대구, 캐비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생연어도 포장해 판다. 노르웨이가 가두리 방식으로 연어 양식에 성공해 현재 세계 150개 국가에 연어를 수출한다니 그 본고장에서 연어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즐거움으로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규모가 작은 어시장을 확장하려고 했던지 관광안내소가 있는 건물에 2012년 실내 어시장도 오픈을 했다.
베르겐 항구를 따라 걷다가 브뤼겐 북서쪽에 자리잡은 마리아 교회(Mariakirken)도 들어가 보았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인데 베르겐에선 가장 오래된 교회로 통한다. 오랜 기간 리노베이셔을 거쳐 최근에 다시 문을 열었다. 입장료를 받아 교회 외관과 공동묘지만 보고 나왔다. 좀 더 걸어 베르겐후스 요새(Bergenhus Fortress)로 향했다. 한때 왕실이 거주하고 연회를 열던 곳이라 왕실수비대가 주둔했다고 한다. 13세기에 지어진 요새는 그 당시 노르웨이 수도였던 베르겐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보였지만, 규모가 작은 석조 건물이라 꽤나 소박해보였다. 현재는 콘서트나 페스티벌과 같은 행사에 많이 쓰인다. 요새 입장은 무료였지만 연회장으로 쓰이던 호콘스 홀(Hakons Hall)이나 베르겐을 조망하기에 좋은 로젠크란츠 타워(Rosenkrantz Tower)는 유료 입장에 가이드 투어만 가능하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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