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트랙은 원래 원주민들이 청옥을 줍기 위해 다니던 길이었다. 뉴질랜드 초기에 활동했던 탐험가 퀸틴 맥키논(Quintin McKinnon)이 1888년에 답사를 마치고 일반에게 알려 오늘날의 밀포드 트랙이 되었다. 둘째 날은 클린턴 강의 발원지인 민타로 호수를 향해 꾸준히 클린턴 밸리를 걸어야 했다. 대체적으로 평탄한 길에 오르내림도 거의 없어 걷기에 무척 편했다. 비가 내리면 실폭포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라는데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진 않았다. 대신 하늘을 가리는 나무 터널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키고 몇 종의 야생 조류를 만날 수 있었다. 참으로 평화로운 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히든 호수(Hidden Lake)에서 점심을 먹고 어느 계류에서는 잠시 손과 발을 씻기도 했다. 바쁠 것 없는 여정이라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16.5km를 걸어 두 번째 숙소인 민타로 산장(Mintaro Hut)에 닿았다.
밀포드 트랙은 울창한 숲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청정한 지역이었다.
나무 터널이 땡볕을 가려줘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트랙에서 조금 옆으로 벗어난 곳에 위치한 히든 호수. 가느다란 실폭포 하나가 수면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로빈(Robin)과 웨카(Weka)란 새가 사람을 무서워 않고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뉴질랜드 국조인 키위(Kiwi)와 원주민 말로 휘오(Whio)라 불리는 블루 덕(Blue Duck)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담비(Stoat)를 잡기 위해 덫을 놓았다. 밀포드 트랙에서 이런 덫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초지에서 토끼를 퇴치할 목적으로 담비를 외부에서 도입했다고 한다.
실폭포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흐르는 계류에 잠시 머리도 담갔다.
다시 길 위에 섰다. 한 레인저가 훈련된 강아지를 길가에 앉게 하곤 우리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숲길에서 벗어나자 시야가 좀 트였다. 조금씩 산악 풍경이 나타나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민타로 산장에 도착했다. 의자에 앉아 햇볕을 등으로 받으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커플이 부럽단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 루트번 트랙-2 (4) | 2016.04.14 |
---|---|
[뉴질랜드] 루트번 트랙-1 (8) | 2016.04.13 |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4 (6) | 2016.04.11 |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3 (6) | 2016.04.09 |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1 (6) | 2016.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