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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다 - 밴쿠버

[밴쿠버 산행] 브랜디와인 마운틴

 

 

휘슬러(Whistler) 인근에 있는 브랜디와인 마운틴(Brandywine Mountain, 2220m)은 자주 찾는 곳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는 산이라고 할까. 설원이 넓게 펼쳐진 정상부에 오르면 탁 트인 조망이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산행 거리는 왕복 12km라 해도 등반고도가 1,270m에 이르기 때문이다. 4WD 차량을 이용하면 브랜디와인 메도우즈(Brandywine Meadows) 가까이로 올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지만, 우리는 예전에 올랐던 방식으로 임도 한 켠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로 올랐다. 산행을 시작한 초기에 조그만 해프닝이 하나 생겼다. 먼저 출발한 일행들이 산길 옆 벌집을 건드린 것인지 놀란 벌들이 뒤에서 혼자 오르던 나를 공격해 허벅지와 엉덩이에 네댓 군데를 쏘였다. 산행 내내 쏘인 부위가 따가워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산행을 시작해 바로 숲으로 들어서 고도를 올렸다. 한 시간 가까이 오르면 푸른 초원이 나타나며 브랜디와인 메도우즈에 도착한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물줄기 때문인지 물기가 꽤 많았다. 그만큼 식생을 짓밟아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아 발걸음에 신경을 써야 했다. 계곡 끝지점에서 본격적으로 왼쪽 능선으로 올랐다. 사실 여기서 브랜디와인 마운틴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명확치 않다. 브랜디와인 메도우즈까지는 트레일로 관리를 하지만, 거기를 지나서는 루트라 부르는 곳이라 별다른 관리를 않는다. 급경사 잡석 지대를 치고 올라 능선 위로 올랐다. 계곡 건너편으로 마운트 피(Mt. Fee)의 뾰족한 붕우리가 기괴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하얀 눈과 검은 산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주변 풍경을 눈에 담으며 쉬엄쉬엄 걷다 보니 정상에 닿았다.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에 행복해진 마음으로 설원을 걸어 하산을 시작했다.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로 오르는 산행 기점은 의외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숲길을 걸어 500m 정도 고도를 올리면 브랜디와인 메도우즈에 도착한다.

 

물기가 많은 초원지대를 지나며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를 뒤돌아보았다.

 

왼쪽에 있는 잡석지대를 올라야 브랜디와인 마운틴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닿는다.

 

능선으로 오르면 계곡 건너편으로 마운트 피의 기묘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겨우내 쌓였던 잔설이 아직도 녹지 않고 조각상처럼 남아 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나무가 없는 황량한 풍경이 나타났다.

 

돌탑 하나가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랜디와인 마운틴의 정상

 

정상에서 즐기는 이런 멋진 풍경 덕분에 산행의 피곤함을 잊는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원을 가로질러 하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