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Dublin)에서 투어 버스를 이용해 북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났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의 북동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더불어 영국을 구성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일랜드에 속했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1921년 여섯 개 주가 북아일랜드를 형성해 영국령으로 남은 것이다. 앤트림 카운티(Antrim County)의 바닷가 벼랑에 그림처럼 자리잡은 중세시대의 고성, 던루스 캐슬(Dunluce Castle)부터 찾았다. 고성이라 그런지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다. 서로 앙숙 관계였던 맥퀼란(McQuillan) 가문과 맥도널(MacDonnell) 가문이 번갈아 거주했었다고 한다. 13세기에 바이킹의 침략에 대비해 성채를 쌓았고, 1690년까지는 앤트림 백작(Earl of Antrim)의 영지였으나 보인 전투(Battle of the Boyne) 이후 쇠락을 면치 못했다.
버스에서 내려 성으로 다가갔다. 바다로 돌출된 벼랑에 자리잡은 관계로 비록 폐허로 변한 고성이었지만 일견 경치는 꽤 아름다웠다. 성으로 들어가 산책하듯이 던루스 성을 여유롭게 돌아보았다. 지붕은 모두 사라지고 겨우 벽면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축성 초기에 지름 9m의 드럼 타워(Drum Tower)를 두 개나 축조했다고 하지만 그 형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끔 돌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은 그런대로 멋졌다. 거센 파도에 침식된 벼랑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그 중에는 코끼리 코 모양을 한 바위도 눈에 띄었다. 사실 이 성채는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이란 드라마에서 로케이션으로 사용되어 유명세를 탔다. 드라마에선 아이언 섬(Iron Island)의 그레이조이(Greyjoy) 하우스로 나왔다. 이렇게 폐허로 변한 성을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해 멋진 성으로 살려낸 것이 난 신기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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