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있는 웨스트 켈로나에서 오카나간 호수를 가로지르는 윌리엄 베네트 다리(William Bennett Bridge)를 건너 켈로나(Kelowna)로 이동했다. 도심 북쪽에 자리잡은 녹스 마운틴 공원(Knox Mountain Park)의 에이펙스 트레일(Apex Trail)을 걷기 위해서다. 이 트레일은 켈로나에선 꽤나 유명했고 해발 600m가 조금 넘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뷰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어 가장 먼저 찾게 된 것이다. 켈로나는 내 예상보다 도시 규모가 훨씬 컸다. 광역으론 밴쿠버와 빅토리아 다음으로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의 세 번째 도시란다. 인구는 22만 명에 이른다. 도심을 관통해 트레일 입구에 도착했다. 팬데믹 영향으로 이곳도 일방통행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제법 많아 보였지만 트레일이 붐빈다는 느낌은 없었다. MTB 트레일도 있는지 산악자전거도 꽤 많이 보였다. 이 코스는 왕복 4km에 불과해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고, 길도 지그재그로 만들어 힘들지 않았다. 딸들은 힘이 넘치는지 오르막에서 달리기 시합까지 했다. 중간 중간에 오카나간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수시로 나타나 심심치도 않았다. 파빌리온(Pavillion)이 세워진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마치 조감도를 보듯 거침이 없었다. 켈로나 시가지와 그 주변을 에워싼 오카나간 호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산악 지형까지 한 눈에 들어와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산 코스는 오를 때와는 다른 루트였다. 차량 운행을 금지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쉬엄쉬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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