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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보힌 호수 & 보겔 스키 센터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25. 2. 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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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하나뿐인 국립공원인 트리글라브(Triglav)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호수인 보힌 호수(Bohinjsko Jezero)는 해발 526m에 위치해 있다. 여름철에도 무더위를 느끼긴 어려운 고도인데다 청청한 호수에서 각종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만 했다. 하지만 산 속에 자리잡은 호수라 그런지 날씨 변화는 제법 심한 편이었다. 아침엔 안개가 자욱할 때가 많았고 화창한 날씨에 뭉게구름까지 더해져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다간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와 비를 피할 곳을 찾게 만들곤 했다. 한번은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텐트가 쓰러질 것 같더니 한두 시간 뒤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시치미를 뗀다. 보힌 호수의 풍경이 청정하고 아름답기는 했지만 다채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변덕스러운 날씨 덕에 다양한 면모를 과시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날씨가 궂어 보겔 스키 센터(Vogel Ski Center)로 오르는 것을 망설이다가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아 30유로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해발 1,535m에 있는 전망대까지 케이블카로 오르기로 했다. 하늘에 가득한 구름은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시간에 사라지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보힌 호수가 눈 아래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정도 고도를 올리자, 호수 뒤로 줄리안 알프스(Julian Alps)에 속하는 산군이 물결을 이루며 나타났다. 슬로베니아 최고봉인 트리글라브 산(Mt. Triglav, 2864m)도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전망대에서의 풍경도 비슷했다. 마음 속으로 기대했던 대단한 파노라마 풍경은 끝내 보여주질 않았다. 기왕에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산책이나 하며 주변을 둘러보려 했으나 갑자기 몰려드는 구름에 사위가 점접 어두워지는 것이 아닌가. 케이블카로 철수해 하산을 서둘렀다. 공연히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며 케이블카 비용이 아깝게 느껴졌다.

 

아침녘엔 안개가 끼는 경우가 잦았는데, 그 때문에 보힌 호수의 모습이 신비롭게 보이긴 했다.

 

오후 늦은 시각엔 낮게 깔린 햇빛과 뭉게구름이 보힌 호수를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시킨다.

 

보힌 호수는 한없이 청순해보이는 에메랄드빛 물색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보겔 스키 센터로 오르며 보힌 호수와 줄리안 알프스의 산자락을 눈에 담았다.

 

너와집으로 지은 샬레 부르야(Chalet Burja)가 전망대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 주위를 어둡게 만들더니 조망도 모두 사라졌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는 길에 보힌 호수를 눈에 담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보히니스카 비스트리차 역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노바 고리차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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