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브루크(Innsbruck)는 오스트리아 티롤(Tirol) 주의 주도다. 인스브루크란 '인 강 위의 다리'란 의미다. 오래 전부터 서유럽의 동계스포츠 중심지 역할을 했고, 1964년과 1976년에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나 치룬 적도 있다. 인구는 13만 명이다. 인스브루크 동남쪽에 질러탈 알프스(Zillertal Alps)가, 서남쪽에는 슈투바이 알프스(Stubai Alps)가 자리잡고 있다. 알프스 산맥 한복판에 자리잡은 덕택에 사방으로 펼쳐진 산악 풍경이 뛰어나다.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유다.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부 유럽의 패권을 쥐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인스브루크를 꽤 중시했던 모양이었다. 독일 왕이었던 막시밀리안 1세(Maximilian I)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어 이곳을 주요 거처로 삼으면서 인스브루크가 유럽의 정치,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역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3세(Friedlich III)가 여기서 태어났고, 프란츠 1세(Franz I)는 여기서 사망했다고 한다.
인스브루크에서 가장 번화한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Maria Theresien Strasse)부터 찾았다. 길이 490m의 이 거리를 흔히 광장 거리라 부르기도 한다. 개선문(Triumphforte)에서부터 12세기에 건설된 구시가지(Altstadt)까지 이어지는데, 번화가답게 거리 양쪽으로 부티크와 레스토랑, 상점이 즐비하다. 18세기에 유럽을 호령했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이름을 땄다. 1706년에 세웠다는 성 안나 기념탑(Annasaule)도 여기 있다. 도심을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많아 심심할 시간이 없었다. 인스브루크 카드가 있어 트램을 무료로 타기도 하고, 인 강을 따라 무작정 걷기도 했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덕분에 눈은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강가를 따라 늘어선 다양한 색상의 아름다운 건물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 뒤에 버티고 있는 산악 풍경이 내 가슴을 더욱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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