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이슬란드] 레이캬네스 반도 ③ ; 대륙간 다리 & 브림케틸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23. 5. 21. 09:16

본문

 

 

425번 도로를 타고 하프니르(Hafnir)란 마을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레이캬네스 반도도 다양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지역이라 소소한 볼거리는 많다고 해서 찾아가는 길이다. 물론 우리 귀에 익은 명소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2021년에도 그린다비크(Grindavik) 인근에서 화산 분출이 일어나 181일간 용암을 분출하고는 갑자기 활동을 중지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하프나베르그(Hafnaberg)였다. 이곳은 용암이 바닷물에 의해 침식된 해안 절벽을 말한다. 절벽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난 절벽까지 닿지는 못 했다. 인적이 전혀 없었고 이정표 역할을 하는 돌무덤도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바다로 난 트레일을 걸으며 용암지대에 뿌리를 내린 야생화와 용암의 거친 흔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시 도로를 달려 대륙간 다리(Bridge between Continents)에 닿았다. 유럽과 북미를 단숨에 건널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형 관광버스가 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그만큼 이 다리는 유명세를 탄다고 할까. 실제 아이슬란드는 유라시아 대륙판과 북미 대륙판이 부딪히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두 대륙판의 경계를 미드 아틀랜틱 리지(Mid Atlantic Ridge)라 부르는데, 그 사이에 15m 길이의 다리를 놓은 것이다. 대륙판 두 개가 점점 간격을 벌리는 장면을 우리 눈으로 직접 목도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인가.  실제로 다리 중간 지점에 미드리나(Midlina)란 명판과 북미로, 유럽으로 온 것을 환영하다는 문구도 붙어 있었다. 사람들을 따라 다리를 건넌 다음에 다리 아래로 내려서 검은 모래 위를 천천히 걷기도 했다. 용암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바위도 만날 수 있었다.

 

남쪽으로 차를 몰아 그린다비크 서쪽 해안에 있는 브림케틸(Brimketill)에 들렀다. 브림케틸은 용암이 바닷물에 의해 침식되어 만든 조그만 물웅덩이를 말한다. 설화에서는 오드니(Oddny)란 거인이 정기적으로 이 물웅덩이를 차지했다고 전해진다. 완전히 바닷물과 분리된 것은 아니고 파도가 넘실대면 물웅덩이를 덥치곤 했다. 주차장에서 보드워크로 쉽게 전망대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자연이 만든 작품이긴 했지만 내 눈에는 그리 대단한 풍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이곳을 찾은 것이 내겐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용암 지대에 뿌리를 내린 풀도 있었고, 야생화도 꽃을 피웠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는 일부러 내 시선을 끌고자 함인지 주변을 맴돌았다. 어쩌면 가까이에 둥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자리를 떴다.

 

용암 위에 놓인 트레일을 따라 하프나베르그가 있다는 바닷가로 향했다. 황량함 속에 야생화가 피었다.

  

유라시아 대륙판과 북미 대륙판이 갈라지는 현장을 목도할 수 있었던 대륙간 다리

 

대륙간 다리를 건너 검은 모래 위에 서서 용암이 만든 다양한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브림케틸이 있는 바닷가는 하얀 파도와 검은 용암이 묘한 대조를 보이는 현장이었다.

 

브림케틸을 보고는 주변 산책에 나섰다. 황량한 용암지대에도 다양한 식생이 자리를 잡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