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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돌로미티 트레킹 ; 알타비아 1 ; 스코토니 산장 ~ 스코이아토이 산장

산에 들다 - 유럽

by 보리올 2019. 1. 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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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토니 산장부터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걷는 알타비아 1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라가주오이(Lagazuoi) 산을 오르는 길이다. 라가주오이 정상은 해발 2,835m로 백두산보다 조금 더 높았다. 두 시간 이상을 계곡을 따라 줄기차게 오른 다음, 정상부에 있는 라가주오이 산장까지는 지그재그로 낸 길을 올라야 했다. 여기저기 산악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바위를 파내 참호와 터널을 만들었고 바위 아래엔 조그만 사무실을 지어 놓았다. 돌로미티 트레일을 걷다 보면 전쟁 당시에 사용했던 참호와 터널, 막사를 지난다. 우리가 걸었던 많은 지역이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치러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군대와 오스트리아 군대가 산봉우리와 능선을 따라 치열하게 전쟁을 치룬 곳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선이 산악 지형을 따라 형성된 만큼 산악인들로 구성된 산악부대를 만들어 전쟁을 치뤄야했다. 그런 전선이 무려 600km에 이르고, 이탈리아 산악부대만 여기서 12만 명이 전사했다고 하니 산을 피로 물들인 그 참상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라가주오이 정상은 산장에서 5분 정도 더 올라야 했다. 우리처럼 정상에 거창한 표지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하나가 달랑 세워져 있었다. 정상을 표시하는 방식도 이탈리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길에 라가주오이 산장 테라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돌로미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가 구름에 가려 그 존재기 분명치는 않았다. 라가주오이에서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로 하산했다. 산 아래로 찻길이 보이고 그 건너편 산자락에 우리가 묵을 산장이 보였다. 눈으로 어림해 보아도 거리가 상당해 보였다. 2차선 도로가 지나는 팔자레고 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곤 다시 긴 오르막을 올랐다. 라가주오이에서 급하게 내려와 다시 오르막을 타는 여정이 퍽이나 길게 느껴졌다.

 

크로다 네그라(Croda Negra)를 우회해서 아베라우 산장(Rif. Averau)까지 올랐다. 거기서 암봉 꼭대기에 지어 놓은 누볼라우 산장(Rif. Nuvolau)을 갈 것인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트레일에서 벗어나 해발 2,576m 지점까지 왕복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우리가 묵을 스코이아토이 산장(Rif. Scoiattoi)으로 바로 갈 수도 있었지만 전원이 누볼라우 산장으로 오르겠다고 한다. 산꼭대기에 지어 놓은 산장인만큼 조망은 꽤 훌륭했다. 맥주 한 잔 마시고 바로 하산했다. 스코이아토이 산장까진 고도 300m를 내려야 했다. 이 산장 바로 옆에 친퀘토리(Cinque Torri)란 다섯 개 바위가 있다. 친퀘토리는 클라이밍 대상지로도 아주 유명한 곳이다.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는 언덕배기에 산장이 세워져 있어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도 훌륭했다. 이곳 역시 도처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었다.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 현장이라 당시 참호가 있던 지역에 조그만 전시관을 만들어 놓았다. 인형으로 만든 병사 모습도 보였다.

 

 

 

스코토니 산장을 출발해 라가주오이 산 정상까지 긴 오르막을 걸어야 했다.

 

 

라가주오이 산장 주변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전쟁을 치룬 곳이라

여기저기서 그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해발 2,835m의 라가주오이 산 정상엔 십자가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훌륭했다.

 

라가주오이 정상에서 그 아래에 있는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내려서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올 수도 있어 손님으로 늘 붐비는 라가주오이 산장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출발지 팔자레고 고개로 내려서고 있다.

 

해발 2,105m 높이에 있는 팔자레고 고개는 아스팔트 도로가 지난다.

 

 

크로다 네그라를 향해 오르던 중에 눈에 들어온 산악 풍경

 

 

누볼라우 산장은 해발 2,576m 바위산 정상에 세워져 있다.

 

 

하룻밤 묵을 스코이아토이 산장으로 내려서는 도중에 친퀘토리를 만났다.

 

산장 주변을 산책하며 석양 무렵의 산악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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