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란 지명은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스키 리조트로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진 편이다. 그 리조트 바로 뒤에 있는 산이 휘슬러 산이다. 하지만 이 휘슬러 산은 밴쿠버 인근에 있다. 재스퍼에도 휘슬러 산이 있다. 우리 식으로 이름이 같은 이 두 개의 산은 산 속에 많이 서식하는 호어리 마멋(Hoary Marmot)이 경고음으로 발하는 울음 소리가 마치 휘파람 부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휘슬러란 이름을 얻었다. 이 두 휘슬러 산에 굳이 차이가 있다면 영어식 표현방법이다. 재스퍼 휘슬러는 정관사를 붙여 ‘The Whistlers’라 부르고, 밴쿠버 휘슬러는 일반적인 관례에 따라 ‘Whistler Mountain’이라 부른다.
휘슬러 산은 재스퍼 인근에서는 접근이 쉽고 풍경도 빼어난 곳이다. 정상 아래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물론 힘이 넘치는 사람은 두 발로 걸어 오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케이블카를 택한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안내원이 주변에 보이는 산과 호수, 계곡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준다. 동쪽에 길게 뻗어 있는 말린 연봉(Maligne Range)과 콜린 연봉(Colin Range) 외에도 애서배스카 강(Athabasca River)과 많은 호수들, 그리고 재스퍼 다운타운이 한 눈에 보인다. 그 뒤로는 피라미드 모양을 가졌다 해서 이름 붙여진 피라미드 산(Pyramid Mountain)이 버티고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휘슬러 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정상은 수목한계선을 지나 있기 때문에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이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는 동안 뛰어난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정상에는 커다란 돌무덤 하나와 해시계 모양의 나침판이 주변의 산들을 가리키고 있다. 여름에도 잔설이 남아있는 이 추운 지역에 야생화가 만발해 우리를 반긴다. 날씨가 추운 탓인지 땅바닥에 바짝 기대어 조그만 꽃망울을 피우고 있었다. 고산 지역이란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에 반가움이 더 했다.
[사진 설명]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바라본 재스퍼 다운타운의 모습
[사진 설명] 휘슬러 정상으로 오르면서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에 눈이 시원해졌다.
[사진 설명] 해발 2,464m에 위치한 휘슬러 정상은 주위 풍경을 만끽하기에 아주 좋았다. 정상에 앉아 넋을 잃고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만났다. 여기선 캐나다 로키 최고봉인 마운트 롭슨(Mt. Robson)의 웅자도 볼 수가 있었다.
[사진 설명] 우리 출현에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마멋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정상에서 만난 야생화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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