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계 3대 폭포라 하면 이 빅토리아 폭포(Victoria Falls)를 포함해 북미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 남미에 있는 이과수 폭포(Iguazu Falls)를 꼽는다. 모두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저마다 고유의 특색과 아름다움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낙차가 가장 큰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로 낙차가 108m에 이른다. 폭이 가장 넒은 폭포는 이과수 폭포로 2.7km나 되며, 수량은 나이아가라 폭포가 초당 2,407㎥로 가장 많다. 메인 폭포를 지나 굵은 물방울 세례를 받으며 계속 걸었다. 빅토리아 폭포의 관광상품으로 유명한 데블스 풀(Devil’s Pool)의 위치를 어림짐작하려 했으나 물보라에 분명치가 않았다. 홀스슈 폭포(Horseshoe Falls)를 지나 레인보우 폭포 (Rainbow Falls) 앞에 섰다. 두 폭포의 경계는 분명치가 않았다. 엄청난 수량의 강물이 벼랑으로 떨어지며 거대한 장막을 만들었다. 여기도 용소로 떨어졌다가 하늘로 솟구치는 물보라의 기세가 대단했다. 짐바브웨 쪽 빅토리아 폭포에서 가장 근사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 여기가 아닐까 싶었다.
짐바브웨 쪽으로 떨어진 강물과 잠비아 쪽으로 떨어진 강물이 서로 합쳐져 흘러가는 지점인 데인저 포인트(Danger Point)도 들렀다. 강 건너편으로 잠비아 땅이 눈에 들어왔지만 국경이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잠베지 강 위에 놓인 빅토리아 폴스 브리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까지 걸었다. 이 다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국경선 상에 놓인 것으로 다리를 건너면 잠비아의 도시, 리빙스톤(Livingstone)으로 이어진다. 잠비아 쪽 빅토리아 폭포도 보고 짐바브웨로 돌아오고 싶다면 짐바브웨 국경에서 입국 비자를 받을 때, 더블 엔트리 비자(Double Entry Visa)를 신청하는 게 좋다. 우리도 잠비아를 갈 생각으로 더블 엔트리 비자를 받았는데 빅토리아 폭포를 하루 둘러보고는 계획을 바꿨다. 이것으로 빅토리아 폭포 구경은 마치고 다음 날은 보츠와나(Botswana)를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빅토리아 폭포의 장엄한 풍경을 뒤로 하고 공원을 빠져나왔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버킷 리스트에 남았던 빅토리아 폭포를 목록에서 지울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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