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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⑥ : 마이애미 비치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3. 2. 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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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Miami) 하면 내겐 미국 CBS에서 방영했던 ‘CSI 마이애미란 범죄 수사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때문인지 범죄가 많은 도시란 선입견도 있었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마이애미에 대해선 무척 많이 들었다. 어디에 붙어 있는 줄도 모르면서 미국에는 뉴욕과 워싱턴, LA 그리고 마이애미만 있는 줄 알았다. 플로리다 반도 동남쪽에 위치한 세계적 휴양지, 마이애미는 따뜻한 기후에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다. 호화로운 별장과 저택, 고급 호텔들이 즐비해 부유층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물가가 워낙 비싸서 우리같은 서민들이야 비치 가까운 곳에서 여유롭게 머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도 마이애미 외곽에 호텔을 잡았다.

 

마이애미 비치는 마이애미에서도 바다쪽으로 나가야 한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섬으로 마이애미완 다리 세 개로 연결되어 있다. 해변은 대서양에 면한 동쪽 해안에 16km나 길게 자리잡고 있다. 남단에는 사우스 비치가 있고 가운데 센트럴 비치, 북단에 노스 비치가 있다. 센트럴 비치와 노스 비치는 폭이 좁고 호텔들이 해변에 인접해 있는 반면, 사우스 비치는 모래사장도 넓고 아르데코(Art Deco) 풍의 건물들과 어울려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여길 처음 찾은 것은 사실 그제 저녁이었다. 시내로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잠깐 들렀었다. 밤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랬는지 해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보드 워크에만 산책이나 조깅에 나선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비치에 면한 호텔마다 사람들로 넘쳐났고, 한 호텔의 야외 연회장에는 인파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이 세상엔 돈 많은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적 드문 산속을 좋아하는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양복을 입은 것처럼 이런 번잡함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마이애미를 떠나는 날 아침에 마이애미 비치를 다시 찾았다. 사우스 비치에서 센트럴 비치, 노스 비치를 차례로 들러 보았다. 사우스 비치는 백사장이 넓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수영하는 사람보다는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해변을 걷거나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우리는 사실 해변에서 노닥거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영이나 선탠은 우리 취향이 결코 아니다. 그저 백사장을 거닐며 아름다운 해변을 둘러보고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자랑하는 망루를 감상하는 것이 더 좋았다.

 

 

 

 

 

사우스 비치가 유명한 이유는 아르데코 지구가 한몫을 거든다. 1930년대 건설된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 960개가 여기에 늘어서 있단다. 건물 외벽을 파스텔 풍의 색조로 칠해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 묘한 매력을 풍긴다. 그 특이한 배색, 따뜻한 분위기에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사우스 비치에서 해변도로를 따라 북으로 올라 갈수록 해변의 폭이 좁아진다. 푸른 바다와 고층 호텔 사이에 센트럴 비치와 노스 비치가 끼어 있다. 사람들이 왜 사우스 비치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이애미를 떠나며 한때 최희섭 선수가 몸을 담았던 프로 야구팀 마이애미 말린스(Miami Marlins)의 구장이나 경기를 보지 못하는 게 좀 아쉬웠다. 미국 큰 도시에 가면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겠노라 벼르고 있지만 매번 후순위로 밀린다. 이번에도 정규시즌은 4월에나 시작되니 못보는 것은 당연지사. 이 마이애미 팀은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던 경력이 있는데, 재미나는 사실은 지구 우승을 하지 못한 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997년과 2003년 우승을 이룬 특이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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