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까지는 마이애미에서 400km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었다. 플로리다 반도 동쪽 해안을 따라 너댓 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썰물 때가 되면 길이 45km에 폭 150m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이런 천혜의 조건을 지닌 것 외에도 모래 위에서 차를 달릴 수 있는 비치 드라이빙이 유명하다. 모래가 단단하게 뭉쳐 자동차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속도라야 시속 10마일까지만 허용한다. 거기다 자동차가 비치에 들어가려면 5불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래도 바닷가 모래사장을 달리는 매력에 비하면 그리 비싸진 않다는 느낌이다.
이 데이토나 비치도 똑같은 지명을 쓰는 도심에서 동쪽 끝에 있는 섬으로 가야 한다. 세 개의 다리가 섬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틀랜틱 애비뉴(Atlantin Avenue)를 따라 길게 해변이 형성되어 있다. 데이토나 비치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해변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매년 800만명이 넘는다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여기서 우리가 떠나온 도시 이름을 발견했다. 데이토나 비치에서 대서양을 만나 바다로 빠지는 핼리팩스(Halifax) 강이 바로 그것. 우리가 사는 곳이라고 어찌나 반갑던지…
데이토나 비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장이 있어 유명하다. 우리가 간 날도 경주가 있었는지 도심엔 차들로 넘쳐났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경주장으로 몰려드는 기세가 장난이 아니었다. 길가에 차를 세웠다. 궁금증을 안고 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슨 경주가 있냐고 물었다. 오늘이 그 유명한 ‘데이토나 500’의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라 하지 않는가. 원래는 어제 열릴 예정이었는데 폭우로 하루 순연됐단다. 1959년 첫 경기가 열린 이래, 개막전 일정이 연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했다.
이 유명한 경주를 볼 수 없어 내심 안타까웠다. 미리 정보를 알았더라면 어떻게든 암표라도 구하는 것인데 말이다. 나중에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를 지나치면서 자동차가 질주하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데이토나 500’은 포뮬러1(F1), 카트(CART)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경주에 해당한다. 레이스 용으로 개조한 자동차를 스톡카(Stock Car)라 하고, 미국의 개조차 경주대회를 나스카(NASCAR; 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라 부른다.
나스카는 거대한 타원형 경기장에 코너 구간을 경사지게 설계해 엄청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1년에 36차례 경기를 치루는데 그 중에서 ‘데이토나 500’은 그 개막전에 속해 나스카에선 가장 권위가 높다. 그 때문에 ‘데아토나 500’을 ‘나스카의 수퍼볼’이라 부른다. 미식 축구나 프로 야구는 수퍼볼이나 월드시리즈 같은 마지막 경기가 가장 인기가 높은 것과는 대조가 된다. 작년 개막전에 1,330만명이 TV 중계를 시청했다고 하니 가히 그 열기를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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