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4.03.19 [네팔] 카트만두 (6)
  2. 2012.11.29 [태국] 랏차부리와 칸차나부리 (4)
  3. 2012.11.28 [태국] 파타야 (1)
  4. 2012.11.27 [태국] 방콕 (1)
  5. 2012.11.06 [네팔] 카트만두 (2)

 

대한항공 직항편을 이용해 카트만두까지 곧장 7시간을 날아갔다. 직항편이 생기기 전에는 방콕을 경유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콕에서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트레킹으로 지친 육신을 태국 마사지로 풀어줄 기회가 있었는데, 직항 때문에 그런 낭만이 줄어든 것이다. 비행기에는 서양인 탑승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네팔 들어가는 경유지로 인천공항이 많이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카트만두 공항으로 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 창문을 통해 네팔의 산악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산능선이나 강변에 논과 밭이 포진해 있었다. 한 평 땅을 개간하기 위해 땀흘린 농부들의 노고가 보이는 듯 했다. 그 사이를 구불구불 강줄기 하나가 한가롭게 지나고 있었다.

 

 

 

 

카트만두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엔 좀 촌스런 구석이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번듯한 고층 건물 하나 없다. 그래도 난 카트만두처럼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오래된 거리와 건물들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좋다. 어쩌면 도시 그 자체보다도 그 안에서 커다란 욕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순박한 사람들만 모여사는 도시 같아 보였다. 이번에는 몇 군데 관광지를 제외하곤 카트만두를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다. 하지만 카트만두 변두리에서 찍은 이 빨래터와 빨래를 널어놓은 광경에 마음이 끌렸다. 우리도 이들처럼 고단한 삶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 기억에선 모두 잊혀진 것 같다.

 

 

 

현지 여행사 장정모 사장의 초청으로 카트만두 외국인 전용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와 비슷한 보전 그리허는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이곳은 처음이었다. 보전 그리허와 비슷하면서도 분위기는 좀 달랐다. 규모도 좀 적은 것 같았다. 저녁으로는 달밧이 먼저 나왔고 우리 잔에는 럭시가 가득 채워졌다. 식사가 모두 끝나면 네팔 전통춤 공연이 뒤따랐다. 음악에 맞춰 무희들이 현란한 동작으로 춤을 선보인다. 모두들 흥에 겨워지면 손님들 손을 이끌어 함께 둥실둥실 춤을 춘다. 계속 따라주는 럭시에 흥겨운 음악과 춤을 곁들여 카트만두의 밤은 점점 취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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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PA-해룡이 2014.03.19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곳이네룡~ 카트만두 말로만 들어봤는데.. 직접보니 장관입니다~ 저도 기회되면 꼭 놀러가보고싶네룡 ;-)

    • 보리올 2014.03.19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인천항의 마스코트가 해룡이인 모양이죠? 이름을 아주 잘 지었네요. 카트만두와 히말라야는 살아 생전 꼭 한 번은 다녀오시길 강추합니다.

  2. SUPERCOOL. 2014.03.19 1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녁 분위기가 참 훈훈하네요!

  3. Justin 2014.03.24 0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네팔가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죽기전에 에베르스트 정상 한번 가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네팔가기전에 저도 꼭 방콕을 경유해서 가야겠네요 ~ 하하!

    • 보리올 2014.03.24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희들이야 세월이 창창한데 어디를 가고 싶다고 염원하면 언젠가 가지 않겠냐? 올해라도 나랑 시간을 내보는 것은 어떨런지? 에베레스트 정상은 가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네팔에는 다시 가고 싶구나.

 

방콕 카오산의 왓차나 송크람 사원 뒤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항공권을 끊고, 다음 날 하루 소일거리로 랏차부리(Ratchaburi)와 칸차나부리(Kanchanaburi) 가는 당일치기 여행을 예약했다. 여행 경비로 550 바트를 낸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나라 돈으로 2만원이 좀 넘는 금액으로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여기엔 차량과 점심만 포함되고 각종 입장료는 본인들이 직접 지불을 해야 했다. 원래는 치앙마이 트레킹을 가고 싶었으나 시간적 제약으로 다음으로 미뤘다. 

 

미니버스가 아침 일찍 내가 묵는 게스트하우스로 왔다. 우리가 둘러볼 코스는 오전에 담넌 사두억(Damneon Saduek) 수상시장을 방문하고, 오후엔 칸차나부리의 유엔군 묘지와 콰이 강의 다리를 들른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타이거 템플을 들러 호랑이를 만나는 일정이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은 방콕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랏차부리란 지역에 있는 수상시장을 말한다. 방콕에 있는 톤부리 수상시장은 예전 모습을 거의 다 잃어버렸지만, 담넌 사두억은 물의 도시답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왔다. 나룻배들이 물건을 싣고 수로를 오가며 활기차게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예전부터 관광지로 유명했다. 일반적으로 오전 8~9시경에 가장 활기를 띤다고 한다. 수로에서만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로 주변 건물에도 많은 노점상과 가게들이 있어 장사를 한다.

 

 

 

 

 

수로를 지나는 배들이 일종의 시장인 셈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싣고 수로를 오르내리며 물건값을 흥정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삶의 활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이 모습을 찍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진작가들도 많다. 하지만 관광객 신분으로 여기서 물건을 사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다. 관광객들은 대개 봉이라 아무리 잘 흥정을 해도 결국은 바가지를 쓰게 마련이다

 

 

 

 

 

 

수상시장을 떠나 칸차나부리로 향했다. 칸차나부리는 랏차부리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칸차나부리로 들어오면서 먼저 수산 송크람 던 락(Susan Songkhram Don Rak)이라 불리는 유엔군 묘지부터 잠시 들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도 건설이 얼마나 험난했던지 그 공사로 인해 죽은 전쟁포로 6,982구가 여기 묻혀 있단다. 

 

 

칸차나부리는 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혔던 영국 공병대가 강에 다리를 놓은 곳이다. 이 이야기는 <콰이 강의 다리(Bridge on the River Kwai)>란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소개가 되었다. 윌리엄 홀덴이 출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리 앞에 있는 제 2차 세계대전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았다. 일본군이 썼다는 아주 오래된 기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기차에는 일장기가 걸려 있었고 그 뒤 벽에는 우리 태극기도 걸려 있었다. 무슨 까닭으로 태극기가 걸려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콰이 강의 다리는 걸어서 직접 건너갈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엄청 가파른 협곡에 나무 다리를 놓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강폭도 넓고 유속도 그리 빠르지가 않았다. 철도 건설로 엄청 많은 인원이 죽어 나갔다는 이야기는 그럼 여기서 일어난 일이 아니란 말인가? 처음에 건설한 나무 다리는 1943 2월 완공되어 기차가 다니기 시작했지만 3개월 뒤에 철교로 바뀌었단다. 1944년 연합군 폭격으로 다리가 파괴된 것을 종전 후에 다시 복구한 것이 바로 이 철교라고 한다.

 

 

 

 

 

당일치기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타이거 템플(Tiger Temple). 이 사원은 원래 수도를 하던 조용한 불교 사찰이었다. 어느 날 스님 한 분이 어미를 잃은 아기 호랑이를 데려와 기르기 시작하면서 관광지로 변해 버린 것이다. 사람 손에 길러져 방문객이 사진을 찍거나 직접 만져도 아무 반응이 없다. 야성이 사라진 불쌍한 녀석들이다. 2006년인가, 타임지에서 정신 수양에 좋은 아시아 최고 장소세 군데 중 하나로 꼽은 곳이 바로 여기다. 사람 손에 길러진 호랑이 몇 마리가 옆에 있어서 정신 수양이 잘 된다는 의미는 설마 아니겠지? 

 

 

 

 

 

< 여행 요약 >

 

이 여행은 밴쿠버를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로 가면서 중간 기착지로 태국에 들러 2005 9 13일부터 9 19일까지 6일간 머물렀던 기록이다. 며칠은 패키지 관광으로, 며칠은 배낭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다. 숙박 시설이나 음식, 여행 스타일이 그에 따라 꽤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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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2.11.30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들은 생업을 위한 투쟁일텐데 왜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보여지는 건지.. 관광객의 여유겠지요. 강과 사람, 색색의 과일야채 그리고 배 어느 하나 빼놓고 싶지 않은 그림이네요.

  2. 보리올 2012.11.30 0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주한 삶의 현장도 보는 사람에 따라선 아름다울 수가 있지요. 그래서 이 수상시장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오.

  3. 이종인 2012.12.29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 저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만 보면 색깔이 활기차고 화사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는것 같아요.
    콰이 강의 다리를 보니까 옛날에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제가 봐도 좀 틀린 느낌이 납니다.

  4. 보리올 2012.12.30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국도 볼거리가 무척 많은 나라지. 너희랑 갔을 때는 방콕과 파타야만 보고 왔을 게다. 사실 너무 빤한 코스지. 배낭 여행으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다.

 

 

주마간산 격으로 방콕을 둘러보고는 파타야로 이동을 했다. 파타야는 방콕 동남쪽으로 145km 떨어진 휴양지를 말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휴양지가 되면서 국제적 휴양도시로 발전을 했다. 대규모 호텔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고 바다에선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태국 음식이나 해산물 등 먹거리가 풍부하고 밤거리도 화려한 편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알카자 쇼 구경에 나섰다. 이 쇼는 여장 무용수들이 펼치는 춤으로 세계 3대 쇼 가운데 하나라 하는데 진짜 그렇게 유명한 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정작 궁금한 것은 태국에는 어떤 이유로 이런 트랜스젠더들이 이리 많은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모두 쭉쭉빵빵한 미모의 여자 무용수 같았다. 무대에 올린 무용 중에는 우리 나라 한복을 입고 추는 부채춤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 한국인 관광객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다음 날 아침, 산호섬으로 갔다. 남들은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긴다 난리인데 나는 가이드 눈치를 살피며 주변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산호는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고 우리 돈만 우려내려는 해양 스포츠 옵션만 기다리는 곳이다. 가이드 눈치가 곱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바나나 보트나 제트 스키, 패러 세일링 등의 해양 스포츠로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농눅 빌리지(Nong Nooch Tropical Garden)의 민속 공연과 코끼리 쇼도 예전과 비슷하였다. 몇 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 농눅 빌리지는 일종의 식물원이지만 민속 공연과 코끼리 쇼를 연계해 아주 훌륭한 테마 파크로 성공을 거두었다. 민속 공연이나 코끼리 쇼는 다시 보아도 재미있었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 마을 한 바퀴를 도는 코끼리 트레킹도 전과 같았고, 코브라에서 추출한 각종 영양제를 파는 뱀집도 그대로였다. 파타야의 밤거리는 사람들이 넘쳐 제법 흥겨웠다. 아무래도 내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많아 보였다. 이상한 곤충들을 튀겨 내놓은 안주에 맥주 한 잔씩 걸쳤다. 어릴 때 메뚜기를 볶아 먹었던 맛과 비슷했다. 스트립쇼를 한다는 술집에도 잠깐 들렀다.

 

 

 

 

 

방콕으로 돌아가면서 관광지 몇 군데를 더 들렸다. 미니시암(Mini Siam)은 태국의 사원이나 왕궁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유명한 건물을 축소 모형으로 전시하는 곳이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런던 타워 브리지, 모스크바 바실 성당, 로마의 바티칸 성당 등 명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명소들 실물을 직접 본 나에겐 이 미니시암의 모형은 좀 조악한 느낌이 들었다.   

 

호랑이 공원도 잠시 둘러보았다. 전에는 들르지 않았던 곳이라 생소했다. 여긴 전세계 호랑이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한다. 호랑이 한 마리가 돼지 새끼들을 배 위에 올려놓고 낮잠을 자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했다. 호랑이가 돼지 새끼를 키운다는 의미일까? 경마 경기처럼 돼지들이 레이스를 벌이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교실 안에서 악어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은 세트장도, 온몸에 전갈을 달고 다니는 두 명의 스콜피언 퀸이라는 아가씨들도 여행을 즐겁게 만든 존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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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인 2012.12.29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타야에 관한 기억도 납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때랑 똑같은 관광 코스를 갔다오셨나봐요? 메뚜기 볶은 안주와 함께 맥주 한잔을 걸치는 맛은
    어떤 맛일지 상상해봅니다. 저 호랑이와 돼지가 같이 자고 있는 사진과 맨 밑에 스콜피언 퀸들의 사진은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오래 전에 가족 여행으로 식구 모두가 태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언제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값싼 패키지 상품이라 꽉 짜여진 일정에 옵션과 쇼핑까지 공공연히 끼워 넣어 짜증이 많이 났던 기억이 난다. 웬만하면 다시는 이런 패키지 여행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또 다시 태국 패키지 여행을 신청하게 되었다.

 

내 최종 목적지는 네팔 카트만두였기에 밴쿠버에서 방콕으로 가는 저렴한 항공권을 찾고 있었다. 마침 밴쿠버를 출발해 서울을 경유, 방콕까지 가는 대한항공 항공권이 특가로 나온 것이 있어 잽싸게 잡았는데, 여기에 3 4일의 태국 패키지 여행이 끼워져 있었던 것이다. 관광 일정은 예전 여행과 별 차이가 없었다. 똑같은 것 한 번 더 본다고 무슨 일이야 있겠냐 싶은 마음으로 태국으로 건너왔다.

 

태국 현지 가이드는 우리가 밴쿠버에서 온 첫 팀이라고 제법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그나저나 가이드에겐 관광 안내보다는 옵션과 쇼핑에 더 관심이 많을텐데 나는 거기엔 관심이 없으니 가이드가 섭섭하지 않을 선에서 적당히 절충을 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투어 자체는 별난 것이 없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방콕 시내의 왕궁을 먼저 방문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강을 달리며 수상가옥을 구경했다. 비가 억수로 오는데도 조그만 보트에 물건을 싣고 우리에게 팔기 위해 다가오는 상인들도 예전과 같았다. 

 

 

 

 

 

 

 

3 4일의 관광 일정을 마치고 공항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혼자 방콕에 남았다. 이제부턴 나홀로 여행인 것이다. 배낭 여행객들이 많이 모인다는 카오산 거리를 찾아갔다. 스스로 찾아간 것이 아니라 택시 기사가 왓차나 송크람 사원 앞에 내려 주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 근방에 있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를 잡았다. 앞으로 배낭 여행을 다니려면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나름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은 가지고 온 미화가 그리 넉넉치가 않았다.

 

여기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배낭 여행객의 집결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이합집산을 하는 재미난 곳이다. 에어컨과 욕실이 있는 싱글룸의 경우 하룻밤에 400 바트를 받는다. 내가 들어간 카오산 팰리스 인(Khaosan Palace Inn)은 그 가격대치곤 괜찮아 보였다. 동대문이란 한국 식당이 그리 멀지 않아 우리 음식도 먹을 수 있었지만 여러가지 궁금한 것도 물어볼 수 있었다.

 

 

 

지도 한 장 들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더운 날씨에 도심을 걸어다니며 하루 종일 발길 닿는대로 구경하는 진짜 여행을 한 것이다. 전세 버스를 타고 다니는 편한 여행에 익숙해진 몸과 마음에 약간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다시 왕궁까지 걸어 갔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해 기분이 덩달아 좋았다. 쇼핑몰에 들렀다가 전철을 타고 야시장까지 둘러 보았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처럼 시끌법적한 것이 오히려 정감이 갔다.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니 땀에 절어 반쯤 녹초가 되었다. 허기는 동대문에서 한식으로 달래주고, 육체적 피로는 시원한 태국 마사지로 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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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인 2012.12.19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오래전에 가족끼리 갔다온 태국이 생각이 납니다. 저번에 사진 앨범 정리하다가 본거 같은데 그때가 아마 제가 중학교인걸로 기억나요.
    여기저기 많은 것을 둘러보고 길거리 음식도 먹어보고 아버지와 단둘이 맛사지 받으러 갔다오고 동생들과 발맛사지 받았던 기억들 등등
    새록새록 다 떠오르네요. 저도 그때 사진을 좀 찍었더라면 저만의 시각으로 막 찍어댔을텐데 아쉽기도 합니다.

 

 

이 여행을 떠난 2004년만 해도 인천공항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대부분 방콕을 경유하는 코스를 택했다. 우리 일행도 방콕에서 하루를 묵고 타이항공 편으로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만석이었다. 히말라야를 찾는 트레커들이 이리 많은데 놀랐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자연스레 네팔의 쳬취를 맡을 수 있었다. 길게 줄을 서 비자를 받은 다음에야 시끌법적한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환영을 나온 현지인이 목에 화환을 걸어준다.  

 

안나푸르나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섰다. 카트만두와 본격적인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다. 인구 320만 명이 엉켜 사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우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차에서 뿜어대는 엄청난 매연에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빵빵대는 자동차 경음기 소리는 우리 숨을 막히게 하고 귀를 얼얼하게 한다. 거기에 어딜 가나 사람들은 왜 그리 많은지... 처음 네팔에 도착한 사람들 혼을 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한 나라 수도치고는 번듯한 고층 건물 하나 없다. 그래도 세월의 흔적이 물씬 풍기는 오래된 거리와 건물들, 그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같은 방문객에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아직도 오랜 신분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를 섬기는 나라. 무질서한 차량들과 복잡한 거리, 소음과 매연이 가득한 이 나라가 왜 자꾸 좋아지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카트만두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찾는다는 타멜(Thamel) 거리보다 난 재래시장을 가보고 싶었다. 비록 사람으로 들끓고 왁자지껄 시끄럽고 어수선하지만 사람사는 냄새를 맡기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힌두교 국가답게 소 몇 마리가 시장 바닥에 어슬렁거리고, 길가 좌판에는 없는 것이 없다. 좌판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꼬마 상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저 나이에 장사라니, 학교는 제대로 다니는 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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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인 2012.12.13 0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언젠가는 꼭 가보게 될 카트만두!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거지만 대부분이 동적이고 활기차고 색깔도 풍성한 것이 보는 내내 즐겁습니다!
    아버지께서 신나셨을거라 생각돼요 ~

  2. 보리올 2012.12.17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만 좋다면 내가 좋아하는 곳을 아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는다. 너는 그럴 자격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