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캐나다 로키를 가기 위해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560km를 가면 만나는 도시가 레벨스톡(Revelstoke)이다. 마운트 레벨스톡 국립공원(Mount Revelstoke National Park)이 있어 중간에 잠시 쉬어 가던 곳이기도 하다. 2008년에 개장한 레벨스톡 마운틴 리조트(Revelstoke Mountain Resort)가 마운트 멕켄지(Mt. MacKenzie, 2456m) 기슭에 들어서 요즘엔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스키 슬로프가 1,713m에 이르는 낙차를 가지고 있어 이 분야에선 북미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레벨스톡에서 멋진 산악 풍경을 가진 당일 산행지를 찾다가 레벨스톡 마운틴 리조트에 있는 해발 2,340m의 서브피크(Subpeak)가 눈에 띄었다. 마운트 멕켄지 가는 길목에 있으며 산길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바로 마음을 정한 것이다. 리조트로 이동해 곤돌라에 올랐다. 곤돌라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만만치 않았다.

 

곤돌라에서 내려 바로 스톡 클라임(Stoke Climb)이란 트레일을 타고 고도를 올렸다. 코로나-19로 폐쇄된 트레일이 많아 다른 길을 택할 수도 없었다. 하이커보다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지대도 지났다. 그래도 오른쪽에 나타난 컬럼비아 강과 그 뒤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마운트 벡비(Mt. Begbie, 2733m)의 웅자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스톡 클라임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이 갈렸다. 마운트 멕켄지로 가는 오른쪽 길은 폐쇄되어 자연스레 서브피크 루프(Subpeak Loop)로 들어섰다. 오래지 않아 서브피크 정상부로 오르니 사방으로 멋진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진다. 레벨스톡 시가지와 컬럼비아 강, 마운트 레벨스톡 국립공원과 글레이셔 국립공원(Glacier National Park)에 속한 연봉도 눈에 들어왔다. 산을 올라왔던 스톡 클라임 트레일을 따라 하산을 했다. 왕복 거리는 15.8km에 등반고도는 750m로 그리 힘든 편은 아니었다.

 

곤돌라에서 내려 스톡 클라임 트레일을 타고 올랐다.

 

컬럼비아 강 건너편으로 웅장한 산악 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마운트 벡비의 자태가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이킹에 나선 사람에 비해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알파인 메도우즈(Alpine Meadows)를 뒤덮은 야생화

 

산길을 걷는 내내 컬럼비아 강과 그 뒤에 자리잡은 연봉들이 시선을 끌었다.

 

레벨스톡 마운틴 리조트 인근에서 가장 두드러진 봉우리인 마운트 멕켄지

 

서브피크 아래에 송수신기로 보이는 설비가 세워져 있었다.

 

서브피크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스톡 클라임 트레일을 타고 곤돌라 탑승장으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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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익은짜두 2021.07.18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에 이렇게 예쁜곳이 있을줄은 몰랐네요... 나이아가라만 주구장창 갔었는데 ㅠㅠ 코로나가 풀리면 꼭 가고싶어요.

    • 보리올 2021.07.18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이아가라 폭포도 대단한 자연의 경이죠.
      하지만 온타리오엔 산이 없어 이런 산악 풍경을 볼 수는 없습니다. 캐나다 산악 풍경을 보시려면 캐나다 로키나 BC 주로 오시면 됩니다.

 

 

해발 2,152m의 마운트 토드(Mount Tod)는 선 피크스 리조트에 속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스키 리프트를 타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도 운행하는 선버스트 익스프레스 리프트(Sunburst Express Lift)를 타고 해발 1,850m에 있는 미드 마운틴(Mid-Mountain)에 올랐다. 이곳이 하이킹 출발지점이다. 9번 길스 트레일(Gils Trail)로 들어서 초반부터 제법 가파르게 올라야 했다. 리조트에서 관리하는 트레일답게 표식이 잘 되어 있었다. 9번에서 7번과 11번 트레일로 갈아타곤 토드 호수(Tod Lake)에 닿았다.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높은 고도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호수였다. 하지만 주변에 모기가 너무 많아 잠시 쉬지도 못 하고 다시 트레일로 들어서야 했다.

 

마운트 토드로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를 지니고 있어 크게 힘들지 않았다.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토드 정상이 눈에 들어왔다.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라 여기저기 잔설이 남아 있었다. 정상에 오르니 조망이 탁 트이며 360도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진다. 하산은 11, 7, 10번 트레일을 경유해 5번 트레일로 내려왔다. 우리가 올라온 코스로 돌아가지 않고 루프 트레일을 이용한 것이다. 산길 가까이서 풀을 뜯던 사슴은 우리가 접근해도 무서워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한다. 우리를 유심히 관찰하던 땅다람쥐 한 마리도 보았다. 이 세상의 꼭대기(Top of the World)란 거창한 이름의 6번 트레일을 걸었다. 길이가 200m 밖에 되지 않는 짧은 트레일이었다. 선 피크스 리조트가 내려다보이는 것 외엔 조망이 특별하진 않았다. 미드 마운틴에서 다시 리프트를 타고 리조트로 내려섰다.

 

미드-마운틴에서 리프트를 내려 9번 길스 트레일을 걸어 오르기 시작했다,

 

제법 가파른 산길을 타고 고도를 올리자 멋진 파노라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토드 정상 아래 자리잡은 토드 호수는 크진 않았지만 대단한 풍경을 선사했다.

 

토드 호수를 떠나 다시 고도를 올린다. 넘실대는 산악 풍경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마운트 토드로 오르는 길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어 여름에도 눈을 볼 수가 있었다.

 

마운트 토드 정상에는 나무 막대가 세워져 있어 정상임을 알리고 있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파노라마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하산하는 길에 잔설이 남은 지역과 이름 모를 호수도 지나쳤다.

 

사람을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는 사슴과 땅다람쥐를 만났다.

 

마운트 토드 지역은 야생화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사진 속 야생화는 슈팅스타와 인디언 페인트브러시

 

톱 오드 더 월드에서 내려다본 선 피크스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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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려는 투켈라 폭포(Thukela Falls)는 앰피씨어터 상단에서 투켈라 협곡으로 떨어진다. 낙차가 무려 948m로 베네수엘라의 앙헬 폭포(Angel Falls)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낙차가 큰 폭포라 했다. 한 번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섯 차례로 나눠 낙하한다. 숙소에서도 폭포의 물줄기가 희미하게 보였다. 눈으로 보이는 거리라 투켈라 폭포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구글 맵으로 확인했더니 직선 거리는 수 km밖에 되지 않지만 꽤 멀리 돌아가야만 했다. 산행 기점인 센티널 주차장(Sentinel Car Park)까지는 차로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바수토 게이트(Basuto Gate)에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처음엔 블록을 깐 도로였지만 곧 비포장도로로 바뀌었고 사륜구동이 아니면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도로 상태가 엉망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입산 허가란 명목으로 또 돈을 받는다.

 

센티널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왕복 12km 거리에 5~6시간이 소요되는 여정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완만한 지그재그 길을 걸었다. 공원 측에서 사람을 고용해 산길에 블록을 깔고 있었다. 우리 앞에 해발 3,165m의 센티널 봉(Sentinel Peak)이 위엄을 떨치며 서있었다. 숙소에서 앰피씨어터를 올려다볼 때 오른쪽에 가장 두드러졌던 봉우리였다. 고도를 높여 센티널 봉과 비콘 버트리스(Beacon Buttress, 3121m) 아래를 트래버스하는데, 앰피씨어터 너머에서 구름이 몰려와 봉우리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 멋진 봉우리와 벼랑들이 졸지에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 아쉬움은 여기저기서 나타난 야생화로 대신 풀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이 트레일에서 마주치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라는 체인 래더(Chain Ladder)에 도착했다. 2단으로 된 사다리 두 개가 벼랑을 따라 15m 정도 수직으로 놓여 있었다. 오래된 것을 교체하는 중으로 보였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산행 초보자라면 겁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다리를 타고 앰피씨어터 상부로 올랐다.

 

앰피씨어터 상부엔 푸른 초원이 넓게 펼쳐졌다. 소와 말, 양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라 좀 의외였다. 레소토(Lesotho)에서 올라온 목동들이 우리를 반기며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른다. 여름철엔 이 고원에서 가축과 함께 생활한다고 했다. 남아공 친구가 점심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건네 주었다. 수량이 그리 많지 않은 투켈라 강을 따라 폭포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다가섰다. 수 십 미터의 폭포 상단만 겨우 시야에 들어왔고 나머진 모두 구름에 가렸다.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폭포 주변을 서성이며 바람에 구름이 걷히길 기다렸지만 날씨는 끝내 우리 편이 아니었다. 가끔 구름 사이로 절벽 아래 풍경을 감질나게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것으로 만족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발걸음을 돌렸다.

 

센티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우리 눈 앞에서 위엄을 떨치고 있는 센티널 봉 아래로 트레일이 굽이쳐 오르고 있다.

 

센티널 봉 하단부를 트래버스하며 센티널 봉의 수직에 가까운 벽을 올려다보았다.

 

능선 너머로 수려한 산악 풍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꾸준히 고도를 올리고 있는데 앰피씨어터 너머에서 구름이 몰려와 봉우리들을 가리기 시작했다.

 

 

앰피씨어터의 고원에 오르려면 이 체인 래더를 올라야 한다. 오른쪽 사다리는 오래된 것이라 왼쪽 사다리로 올랐다.

 

 

해발 3,000m 가까운 앰피씨어터 상부엔 넓은 초원이 펼쳐져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레소토 목동들이 돌보는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강폭이 크지 않은 투켈라 강을 따라 폭포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이동했다.

 

낙차 948m를 가진 폭포라지만 우리가 본 물줄기는 이것이 전부였다.

 

 

 

끝내 구름은 걷히지 않았다. 이 정도 풍경을 선사한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한층 여유로워진 하산길이라 산사면에 핀 야생화와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던 도마뱀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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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일검색 2020.11.07 1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이쁘게 잘보고갑니다!
    공감꾸욱~
    괜찮으시면 제 블로그도 한번 놀러와주세요 ㅎㅎ

 

 

북미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로키 산맥 가운데 캐나다에 속한 부분을 캐나다 로키라 부른다. 미국의 로키 산맥에 비해 산세가 훨씬 장엄하고 드라마틱하다. 밴프 등 네 개의 국립공원을 캐나다 로키 산악공원(Canadian Rocky Mountain Parks)’으로 묶어 198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배경에는 그런 이유가 숨어 있다. 이 산악공원은 1990년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 속한 세 개의 주립공원을 추가해 확장을 하게 된다. 그 세 개 주립공원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찾은 마운트 아시니보인 주립공원이다. 아시니보인이란 말은 1884년 조지 도슨(George Dawson)이 원주민 부족들이 결성한 수(Sioux) 동맹에서 이름을 가져와 명명하였다고 한다. 본래 의미는 물 속에 뜨거운 돌을 넣어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요리법도 있었나 싶었다.

 

마곡 호수에서 하루 여유 시간을 가졌다. 마곡 호수 캠핑장으로 이동해 텐트를 설치하곤 가벼운 배낭을 챙겨 넙(The Nub)에 오르기로 했다. 넙에 오르기 전에 선버스트(Sunburst) 호수와 세루리안(Cerulean) 호수를 거쳐 엘리자베스(Elizabeth) 호수까지 다녀왔다. 과거엔 이 모두가 빙하로 덮였던 지역이라 아름다운 빙하호가 지천인 곳이 캐나다 로키다. 해발 2,390m의 넙 리지에서 바라보는 산악 풍경에 눈이 행복했다. 아시니보인과 그 주변을 둘러싼 봉우리들의 위풍당당함에 에머랄드 빛 호수까지 어우러진 풍광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실로 대단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내친 김에 해발 2,748m의 넙 피크(Nub Peak)에도 다녀왔다. 넙에서 내려와 이른 저녁을 먹고는 산책삼아 캠핑장에서 아시니보인 바로 아래까지 접근해 보았다. 고개를 드니 날카로운 봉우리가 위압적으로 우릴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이셋 캐빈에서 마곡 호수 캠핑장으로 이동해 텐트를 설치했다. 여기도 취사용 쉘터가 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다.

 

 

넙 리지를 오르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만난 야생화가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선버스트 호수와 세루리안 호수가 먼저 나타나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보여주었다.

 

 

넙 리지로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도, 넙 리지로 오르는 길도 정겹기만 했다.

 

 

 

 

넙 리지를 지나 넙 피크까지 오르면서 눈에 들어온 산악 풍경

 

 

 

저녁 식사 후에 아시니보인 산 아래까지 접근해 보았다.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석양녘 붉은 노을이 아시니보인 산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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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소한 행복 : 소행 2019.09.01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그림 같네요 저런 곳에서 캠핑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공기부터가 달라보이네요!

  2. 인에이 2019.09.01 2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곳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3. 지후니74 2019.09.03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의 웅장함을 재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네요.

  4. 바다 2019.10.23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장한 자연의 자태는 끝이 없습니다. . 어느 것이 최고다 말할 수 없군요. ..

    • 보리올 2019.10.24 0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연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분으로 느껴집니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호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자연을 우리의 잣대로 우열을 나누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입니다.

 

 

아시니보인으로 드는 트레일 기점은 크게 세 군데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점은 밴프 국립공원에 있는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 카나나스키스 지역에 있는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어떤 사람은 쿠트니 국립공원을 지나는 93번 하이웨이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어느 루트를 택하든 아시니보인 아래에 있는 마곡 호수(Lake Magog)에 닿는 데는 1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체력이 좋고 걸음이 빠른 사람은 당일에 닿을 수도 있지만 텐트와 식량을 지고 가는 백패킹에선 무리가 따른다. 마곡 호수에 닿아 하루나 이틀 주변을 둘러보려면 최소 45일 내지는 56일의 일정이 필요하다. 노익장을 모시고 가는 길이라 우린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차량 지원이 가능했더라면 선샤인 빌리지로 들어가 마운트 샤크로 나오면 좋았을텐데 이도 여의치 않았다.

 

첫날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둘째날은 꽤나 고단한 하루였다. 앨런비 정션(Allenby Junction)에서 우리가 걸을 코스가 그리즐리 때문에 출입이 막혔다.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걸리면 벌금이 최대 25천불이다. 2천 만원이 넘는 금액이니 요행에 맡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말이 다니는 우회로를 따라 아시니보인 패스로 올랐다. 경사가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 어깨로 전해지는 배낭 무게는 만만치 않았다.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해당하는 아시니보인 패스에 도착했다. 북미 대륙의 척추에 해당하는 대륙분수령엔 높은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아시니보인 산도 그 중 하나다. 대륙분수령 동쪽으론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이, 서쪽엔 요호와 쿠트니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도 이를 경계로 알버타 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나뉜다. 대륙분수령은 물줄기, 즉 수계(水系)를 나눈다. 대륙분수령 동쪽의 물은 대서양과 북극해로 흐르고, 서쪽은 태평양으로 흘러든다. 한반도 백두대간과 정맥들이 삼면의 바다로 물줄기를 나누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아시니보인 패스에서 내려서니 고산 초원이 펼쳐진다. 아시니보인 로지로 가는 3km 구간은 별천지로 보였다. 가슴만 겨우 가린 아가씨가 조깅을 하고 있었고, 초원엔 야생화와 야생동물이 우리를 맞았다. 곧 아시니보인 로지가 나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로 꽤나 붐비는 로지에서 케익과 맥주를 시키곤 잠시 쉬었다. 우리가 12일에 올라온 길을 헬리콥터로 15분 만에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묵는 사람에겐 숙식이 제공되는 까닭에 한 사람이 하룻밤에 최소 350불을 부담한다. 아시니보인 로지 인근에 네이셋 캐빈(Naiset Cabin)이라 불리는 통나무 산장도 있다. 식당 쉘터가 따로 있어 식량만 가져오면 취사가 가능하다. 침상 하나에 하루 20불을 받으니 로지에 비해선 엄청 경제적인 숙소다. 오늘은 네이셋 캐빈에서 하루 자고 내일은 마곡 호수 캠핑장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브라이언트 크릭 캐빈은 연중 하이커나 스키어들이 이용하는 숙소다.

 

 

아시니보인 패스로 오르는 길은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는 코스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산악 풍경이 있어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즐리 활동으로 출입을 통제한 트레일을 피해 우회하는 산길을 걷는데 곰이 배설한 한 무더기의 똥을 발견했다.

 

대륙분수령에 있는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 마운트 아시니보인 주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서면 고산 초원지역이 펼쳐진다. 초원에서 조깅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아시니보인 로지 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면서 맥주와 차, 빵을 시켰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아시니보인 로지에서 네이셋 캐빈으로 이어지는 길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네이셋 캐빈은 몇 채의 통나무 집과 취사 쉘터로 구성되어 있다.

 

 

땅다람쥐와 스노슈 토끼가 사람을 보고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원더 패스를 품고 있는 더 타워(The Tower)의 위용이 눈에 들어왔다.

 

네이셋 캐빈에 짐을 풀고 마곡 호숫가로 산책을 나섰다.

 

 

마곡 호수 건너편으로 아시니보인 산이 그 웅자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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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 2019.10.20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지에서 푸는 여정의 고단함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져요. 풍경 속에 머무는 순간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9.10.21 0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석양이 내려앉는 시각에 아시니보인을 마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산행의 고단함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