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독일 근무할 당시에 살았던 곳을 찾아가는 추억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그것도 아내와 막내딸을 동반하고 말이다. 나야 귀임한 뒤에도 몇 차례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 기왕이면 다른 곳을 갔으면 했으나, 26년 만에 다시 독일을 찾은 아내의 소원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일단 독일부터 들른 다음에 렌터카를 빌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절충을 보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Kiel)에 닿았다. 빠르게 차창을 스치는 농촌 모습, 광활한 대지, 초원의 푸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기차역으로 지인이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5년을 살았던 아파트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딸들이 태어난 병원도 들렀다. 그래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우리 아들을 자기 자식처럼 아껴주었던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 옛날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떤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그 사이 70대 후반의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플뢴에 있는 지인 집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우리에겐 참으로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플뢴은 슐레스빅 홀슈타인(Schleswig Holstein) 주에 속하는 조그만 도시다. 인구는 8,900명으로 우리 나라의 군청 소재지에 해당한다. 킬에서 뤼벡(Lübeck)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 그로써 플뢰너 제(Grosser Plöner See)를 품고 있고,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호수가 주변에 널려있어 아름다운 호반 도시를 이루고 있다. 호수 옆 언덕 위에 자리잡은 플뢴 성(Plöner Schloss)은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17세기에 르네상스 식으로 지은 플뢴 성은 하얀 외관에 검정 지붕을 하고 있어 꽤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예전에 자주 왔던 곳이었지만 도심과 호수를 차분히 둘러보고 호수를 따라 난 트레일을 걸은 것은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정한 자연과 독일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새롭게 다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속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킬까지 올라갔다.

 

 

플뢴 초입에서 보라색 꽃이 만발한 들판 뒤로 풍력 발전기가 씽씽 돌고 있는 생경한 풍경을 만났다.

 

1818년에 건축된 플뢴 시청사는 플뢴 성과 더불어 플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플뢴 시청사 앞으로는 교회와 상점, 카페가 밀집된 올드타운이 펼쳐진다.

 

 

 

 

화재로 소실되어 1868년 새로 지은 니콜라이 교회(Nikolaikirche)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언덕 위에 있는 플뢴 성에서 내려다본 플뢴 도심

 

 

 

30년 전쟁의 와중에 지어진 플뢴 성은 한때 이 지역을 통치한 슐레스빅 홀슈타인 플뢴 공작의 거처였다.

 

 

 

플뢴 성의 부속시설인 조그만 규모의 정원을 거닐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라 불리는 그로써 플뢰너 제는 길이가 8.3km, 면적이 30 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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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9.11.11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아버지 블로그에 독일 여행 이야기거리가 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서 왔습니다. 마치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한 듯이 설레입니다.

    • 보리올 2019.11.12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군가 여행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구나. Frau Gumpert와 크리스틴, 니콜과 네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니콜은 아직도 한국말을 제법 잘 하더구나. 너도 언제 가봐야할 것 같더라.

  2. 해인 2019.11.15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뢴에 2번 방문해서 한번도 플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어요. 고작 하이디 집 정원에서 바라본 호수가 다에요! 플뢴성이 있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네요 😅 이런 뜻 깊은 여행에 제가 빠져서 살짝 아쉽네요......... 저의 홈타운인데!

    • 보리올 2019.11.15 0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플뢴이 크진 않지만 고풍스럽고 호반 도시라 꽤나 아름다운데 그냥 지나쳐서 좀 아쉽구나. 다음에 가면 꼭 시간을 내렴. 어딜 가나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겠냐. 이 여행을 하면서 네 생각이 많이 났지. 언제 또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참, 네가 태어난 병원에 들른 이야기를 했나?

  3. 지인 2019.11.15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주동안 제일 여유로웠던 플뢴 😂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4. 시윤맘 2019.11.15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은 아직도 어렸을적 독일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몇가지 에피소드를 줄곧 얘기해주곤 하는데요. 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 얘기했다던 그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신거져?^^ 그 어렸던 꼬맹이가 커서 그 당시 자기나이 또래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찾아간다면 참 감회가 새롭겠네요. 그 핑계로 저도 독일에 한번 가야겠어요!

    • 보리올 2019.11.15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년을 살았으니 기억에 많이 남겠지. 빠른 시간 안에 시윤이 데리고 꼭 가보거라. 며느리, 손주 보듯 반가워할 거다.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듯 하더구나.

 

 

아베이루에서 멀지 않은 코스타 노바(Costa Nova do Prado)로 차를 몰았다. 마을 대부분의 가옥을 알록달록한 줄무늬로 칠해 놓은 곳이라 특이한 풍경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요즘엔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포르투(Porto)에서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아베이루 석호(Aveiro Lagoon)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나타나는 바라(Barra)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들어섰다. 긴 모래사장과 제법 높은 등대가 눈에 들어왔다. 여름철 성수기가 지난 탓인지 인적이 드문 해변은 쓸쓸함만 물씬 풍겼다. 코스타 노바에 도착해서도 마을보다 비치부터 먼저 찾았다. 여기도 바라 해변처럼 한산함이 우릴 맞았다. 대서양의 거센 파도만 쉬지 않고 몰려오는 단조로운 풍경이 전부였다. 잠시 모래 위를 거닐다가 해변을 벗어났다. 마을로 향하다가 중간에 작고 예쁜 성당을 발견했다. 오렌지색 지붕을 한 옛 건물은 문이 닫혔고 2000년에 새로 지은 성당은 문을 열어 놓았다. 팔각형 모양으로 만든 외관도 특이했지만, 타일로 심플하게 처리한 중앙 제단과 무슨 장식처럼 만들어 놓은 파이프 오르간은 난생 처음 접하는 스타일이라 놀랍기까지 했다.

 

 

 

코스타 노바로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른 바라 비치엔 포르투갈에서 가장 크다는 등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베이루 라군에서 무엇인가를 채취하고 있는 어부들

 

 

 

코스타 노바 비치도 바라 비치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 한적하고 쓸쓸함이 가득했다.

 

해변과 마을 사이에 자리잡은 초원 뒤로 형형색색의 가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에서 좀 떨어진 초원 위에 세워진 마트리스 성당(Igreja Matriz)는 건축 양식이나 내부 장식이 무척이나 새로웠다.

 

 

해변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집들도 줄무늬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아름다운 골목 풍경을 감상하며 줄무늬 가옥이 밀집된 석호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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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9.11.15 0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비 안온게 그나마 다행이였죠. 역시 바닷가와 인접해서 그런지 이 날 느꼈던 바람도 생생해요. 모자가 날라갈 정도로 많이 불었는데!

 

아침 날씨는 제법 선선했다. 텐트를 걷곤 출발을 서둘렀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노틀담 성당으로 가는 20여 분이 산행 워밍업으론 아주 좋았다. 산길로 들어서기 전에 잠시 성당 안부터 구경했다. 로마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로만 로드를 따라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본옴므 고개(Col de Bonhomme, 2329m)를 거쳐 본옴므 십자가 고개(Col de la Croix du Bonhomme, 2479m)까지 이어진 긴 오르막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발 고도도 1,200m 이상을 올려야 했다. 그래도 프랑스 알프스의 전형적인 초원과 산악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그리 힘들 겨를이 없었다. 소떼가 어슬렁거리는 초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 뒤로는 깎아지른 바위산이 병풍을 치듯 초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발므 산장(Ref. de la Balme)에서 커피나 맥주를 한 잔씩 하면서 잠시 여유를 부렸다. 이런 시간이 뚜르 드 몽블랑의 낭만이 아닐까 싶었다.

 

발므 산장에서 본옴므 고개까지는 제법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했다. 숨이 차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숨을 돌렸다. 청명한 날씨, 뛰어난 풍경이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 드디어 본옴므 고개에 올랐다. 오르막이 끝나지 않았지만 다 오른 것처럼 하이파이브로 자축하는 사람도 있었다. 각자 편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며 꽤 오랜 시간 휴식을 취했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날씨는 쾌적한 편이었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바위길을 걸어 본옴므 십자가 고개로 올랐다. 오늘 구간에선 가장 높은 지점이다. 더 이상 오르막이 없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고개 바로 아래에 자리잡은 본옴므 산장(Ref. de la Croix du Bonhomme)은 그냥 지나쳤다. 산장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훌륭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을 걸어 사피유(Les Chapieux)로 내려섰다. 사피유는 숙소 몇 개와 가게 하나가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마을 앞 초원 지역에 텐트를 쳤다.

 

산골 마을인 콩타민에서도 좀 떨어진 위치에 노틀담 성당이 세워져 있다.

 

 

 

프렌치 알프스의 전형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초원 지대를 지나 발므 산장으로 향하고 있다.

 

 

발므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곤 본옴므 고개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해발 2,329m의 본옴므 고개로 오르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본옴므 고개에서 바위길을 따라 본옴므 십자가 고개로 오르고 있다.

 

 

본옴브 십자가 고개에 올랐다. 그 바로 아래에 본옴므 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본옴므 산장에서 바라본 조망 또한 거칠 것이 없었다.

 

 

 

하룻밤 캠핑할 사피유 마을로 내려서고 있다.

 

사피유 마을로 내려서기 직전에 잠시 계류에 발을 담그는 시간을 가졌다.

 

사피유 마을에서 하룻밤 묵은 캠핑장은 초지 외에는 시설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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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 엔지니어 2018.12.28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 전경이 정말 멋지네요 ㅎㅎㅎ 사진 잘 보고가요^^

  2. 못내밍 2018.12.29 0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너무 이쁘네요..

 

밴쿠버로 가는 길에 클리어워터(Clearwater)에 있는 웰스 그레이(Wells Gray) 주립공원에 들렀다. 관광안내센터에서 가이드 이안(Ian)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안과 함께 트로피 마운틴(Trophy Mountain)에 있는 산장으로 당일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이 하이킹 또한 BC주 관광청의 팸투어 일환이었다. 잘 생긴 강아지 맥스를 데리고 이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헛투헛 하이킹(Hut to Hut Hiking)이란 새로운 개념을 캐나다에 소개한 장본인이다. 그는 이 고장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산을 좋아했다고 한다. 성인이 되어 네팔과 뉴질랜드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다가 뉴질랜드 산장 운용 사례에서 착상을 얻어 고향인 클리어워터 산 속에 산장 세 개를 지어 놓곤 하루씩 묵으며 하이킹을 이어가는 방식을 창안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 관계상 당일 산행으로 트로피 마운틴에 있는 산장 하나만 방문하는 것으로 했다. 일종의 맛보기라고나 할까.

 

이안의 차에 올라 웰스 그레이 주립공원을 관통해 트레일 기점에 섰다. 처음엔 키가 작은 관목숲을 지나더니 곧 고산 지역에 펼쳐진 초원이 나타났다. 고도차가 크지 않아 산행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쉬엄쉬엄 걷다 보니 두 시간만에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엔 식당과 침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하이킹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식재료를 헬기로 미리 올려놓는다고 한다. 침실에는 매트리스와 침낭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이야긴 텐트나 침낭, 매트리스, 음식, 취사구 등이 없어도 산에서 묵을 수 있으니 배낭을 가볍게 꾸린다는 이점이 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행하는 것이 힘든 사람에게 괜찮은 방식이 아닌가 싶었다.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힌 셈이었다. 식당에서 이안이 만들어준 샐러드와 빵으로 점심 식사를 마쳤다. 오후엔 트로피 마운틴 탐방에 나섰다. 산장 뒤로 펼쳐진 리지에 올라 주변 산세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파도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간 산세가 눈에 들어왔으나 지리산 천왕봉에서 보는 풍경에 비해선 그다지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웰스 그레이 주립공원 안으로 들어가 트로피 마운틴으로 드는 산행 기점에 섰다.

 

 

어느 정도 고도를 높이자, 알파인 메도우즈(Alpine Meadows)라 불리는 고산 초원지대가 눈 앞에 펼쳐졌다.

 

 

 

트로피 마운틴을 오르는 길에 마주친 식생들

 

 

파도처럼 사방으로 요동치며 뻗어 나가는 산세가 눈에 들어왔다.

 

 

 

트로피 마운틴에 세운 산장에 도착했다. 식재료와 침낭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트로피 마운틴의 리지를 거닐며 주변 산세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 힘들지 않은 하루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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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스타방게르(Stavanger)를 출발해 뤼세보튼(Lysebotn)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1.5차선 넓이의 좁은 산악도로를 달려 쉐락 레스토랑 앞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지런히 달려왔음에도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주차비로 차량 한 대에 150 크로네를 받는다. 우리의 트레킹 목적지는 해발 1,110m 높이의 쉐락이 아니라 쉐락 경내에 있는 고도 989m의 쉐락볼튼이다. 쉐락볼튼은 뤼세 피오르드(Lysefjorden)를 면한 절벽의 틈새에 낀 5 입방미터 크기의 둥근 바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쉐락은 산 이름이고 쉐락볼튼은 쉐락 안에 있는 절벽 틈새의 바위를 말한다. 사람들은 그 바위 위에 올라 묘한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소에서 자신의 용기를 자랑하며 내심 스릴을 즐긴다고 할까. 어느 정도 담력만 있으면 아무런 장비 없이 쉐락볼튼에 오르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바위에서 미끄러지면 241m를 수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짜릿함이 유명세를 타게 되어 요즘엔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산행 거리는 왕복 10km로 그리 길진 않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산길은 오르내림이 좀 심하고 미끄러운 구간도 있어 발걸음을 조심해야 했다. 체인을 설치해 놓은 구간도 있었으나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고도를 높일수록 우리 뒤로 레스토랑과 주차장, 그리고 피오르드 끝자락에 위치한 뤼세보튼(Lysebotn)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밋밋한 바윗길이 지루하긴 했지만 탁 트인 조망은 시원하기 짝이 없었다. 가끔 오른편으로 뤼세 피오르드가 내려다 보이고 바다 건너 황량한 산악 지형도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거리가 꽤 길게 느껴졌다. 돌탑이 놓인 곳에서 쉐락볼튼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피오르드로 뚝 떨어지는 천길 낭떠러지 틈새에 크지 않은 바위 하나가 끼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유명한 쉐락볼튼에 닿은 것이다. 바위에 오르겠다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줄이 길진 않았다. 대부분은 바위에 올라 만세를 부르는 정도지만 어떤 사람은 묘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뤼세보튼으로 내려가는 중턱쯤에 있는 주차장이 산행 들머리에 해당된다.

 

 

 

 

 

 

 

쉐락은 대부분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봉우리 사이로 물이 흐르고 푸른 초원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돌탑을 보면 쉐락볼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절벽 틈새에 낀 쉐락볼튼에 올라 자신의 담력을 자랑하는 것이 하나의 통과의례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뤼세 피오르드를 내려다 보곤 했다.

 

 

 

 

하산에 나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왔다. 뤼세보튼 마을과 주차장이 내려다 보였다.

 

쉐락 레스토랑은 피오르드를 내려다 보기 좋은 위치에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피오르드와 그 뒤로 펼쳐진 산악 지형을 감상하며 시원한 콜라로 갈증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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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1.08 2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이번엔 노르웨이네요.^^
    사진에서 펼펴지는 노르웨이의 절경에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쉐락볼튼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사람들...정말 대단합니다.
    보기만 해도 제 다리가 후들거리네요.ㅎ

    • 보리올 2016.11.10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여름에 노르웨이까지 다녀왔습니다. 백수한량의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지요? 바위에 오를 때 겁만 먹지 않으면 실제는 그리 무섭지 않습니다.

  2. justin 2016.11.18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과 사진을 보면서 저는 쉐락볼튼에 가면 어떤 포즈를 취할까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습니다~ 상상만해도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