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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밴쿠버 산행] 브랜디와인 마운틴 휘슬러(Whistler) 인근에 있는 브랜디와인 마운틴(Brandywine Mountain, 2220m)은 자주 찾는 곳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는 산이라고 할까. 설원이 넓게 펼쳐진 정상부에 오르면 탁 트인 조망이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산행 거리는 왕복 12km라 해도 등반고도가 1,270m에 이르기 때문이다. 4WD 차량을 이용하면 브랜디와인 메도우즈(Brandywine Meadows) 가까이로 올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지만, 우리는 예전에 올랐던 방식으로 임도 한 켠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로 올랐다. 산행을 시작한 초기에 조그만 해프닝이 하나 생겼다. 먼저 출발한 일행들이 산길 옆 벌집을 건드린 것인지 놀란 벌들이 뒤에서 혼자.. 더보기
[남아공 로드트립 ①] 드라켄스버그로 가는 길 남아공에 사는 친구와 함께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로 가는 길이다. 친구가 모는 차에 올라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거의 다섯 시간을 달려야 했다. 하지만 더반(Durban)으로 이어지는 N3 고속도로는 시골길을 달리는 듯한 경관을 보여줘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파란색 하늘엔 띄엄띄엄 흰 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좌우로 넓게 펼쳐진 녹색 초원이 계속해 나타났다. 그 일망무제의 풍경에 작은 변화라도 주려는 듯 야트막한 구릉이나 테이블처럼 생긴 산도 눈에 띄었다.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에 마음이 들떠 남아공에 대한 인상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N3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커시드럴 피크 밸리(Cathedral Peak Valley)를 향해 달렸다. 중간에 .. 더보기
[남아공] 말로티-드라켄스버그 공원; 로열 나탈 국립공원, 투켈라 폭포 우리가 가려는 투켈라 폭포(Thukela Falls)는 앰피씨어터 상단에서 투켈라 협곡으로 떨어진다. 낙차가 무려 948m로 베네수엘라의 앙헬 폭포(Angel Falls)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낙차가 큰 폭포라 했다. 한 번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섯 차례로 나눠 낙하한다. 숙소에서도 폭포의 물줄기가 희미하게 보였다. 눈으로 보이는 거리라 투켈라 폭포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구글 맵으로 확인했더니 직선 거리는 수 km밖에 되지 않지만 꽤 멀리 돌아가야만 했다. 산행 기점인 센티널 주차장(Sentinel Car Park)까지는 차로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바수토 게이트(Basuto Gate)에서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처음엔 블록을 깐 도로였지만 곧 비포장도로로 바뀌었고 사륜구동이 아.. 더보기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골마을 아슈란트 인스부르크에서 독일로 바로 넘어갈까 하다가 오스트리아를 이렇게 빨리 떠나기가 좀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알프스 산록에 있는 어느 마을에서 하루 묵으면 어떨까 싶었다. 딸에게 부탁해 인스부르크 서쪽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에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았다. 제펠트(Seefeld)를 지나 옵스테이그(Obsteig)라는 마을에 있는 숙소였는데, 구글 지도에는 아슈란트(Aschland)라 표시되어 있었다. 숙소는 일반적인 하우스가 아니라 일종의 로지 같았다. 예쁜 3층 건물도 마음에 들었지만 숙소를 에워싼 산악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일찍 체크인을 하곤 테라스에서 뒷산을 바라보며 와인과 맥주로 대낮부터 건배를 했다. 왁자지껄한 우리 모습을 고양이 한 마리가 재밌다는듯 지켜보았다. 해질 녘에 마을 구경 겸해서 산책에.. 더보기
[독일] 플뢴(Plön) 오래 전 독일 근무할 당시에 살았던 곳을 찾아가는 추억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그것도 아내와 막내딸을 동반하고 말이다. 나야 귀임한 뒤에도 몇 차례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 기왕이면 다른 곳을 갔으면 했으나, 26년 만에 다시 독일을 찾은 아내의 소원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일단 독일부터 들른 다음에 렌터카를 빌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절충을 보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킬(Kiel)에 닿았다. 빠르게 차창을 스치는 농촌 모습, 광활한 대지, 초원의 푸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기차역으로 지인이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5년을 살았던 아파트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딸들이 태어난 병원도 들렀다. 그래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우리 아들을 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