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10개 주 가운데 땅덩이가 가장 크다는 퀘벡(Quebec)은 프랑스 문화권으로 대부분이 불어를 사용한다. 몬트리얼은 퀘벡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캐나다 전체에서도 토론토 다음으로 큰 도시다. 1642년에 도시가 형성되었으니 캐나다에선 역사가 무척 오래된 도시에 속한다. 인구는 광역으로 치면 380만 명을 자랑한다. 주민 중 70% 이상이 불어를 사용하는 프랑스 문화권이라 북미의 파리라고도 불린다. 고풍스런 건물에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고 거리 곳곳에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몬트리얼은 분명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몬트리얼은 이미 몇 번을 다녀간 곳이라 나는 흥미가 그리 크진 않았다. 더구나 불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퀘벡에서 시내 구경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집사람은 몬트리얼 방문이 처음이다. 내가 유능한 가이드가 되어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몬트리얼 구경은 볼거리가 밀집되어 있는 올드 시티(Vieux Montreal)로 선을 그었다. 우리가 맞은 첫 시련은 주차장 찾기였다. 좁은 도로, 협소한 주차장을 열심히 뒤졌건만 차 한 대 주차할 공간을 발견하지 못하고 30여 분을 허비했다. 주차비는 일괄적으로 10. 늘 공짜 주차에 익숙한 촌사람에게 주차비 10불은 크게 느껴졌다.  

 

올드 시티는 몬트리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인트 로렌스 강가에 정착한 프랑스계 카톨릭 신도들이 여기에 터전을 마련함으로써 오늘날 몬트리얼이 생기게 되었다. 한때는 모피 교역의 중심지로 뉴프랑스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역설적으로 구시가지는 쇠퇴를 면치 못했다. 1980년대 들어서야 옛 건물을 레스토랑이나 부티크로 리모델링하고 관광산업이 살아나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게된 것이다.

 

우리의 몬트리얼 유람은 대성당 앞 광장에서 시작되었다. 노틀담 거리를 따라 시청사까지 걸었다. 자크 카르티에(Jacques Cartier) 광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 파는 거리를 구경하고 레스토랑이 많은 거리를 지났다. 몬트리얼에 오면 꼭 푸틴(Poutine)을 먹겠다 했으나 집사람이 고개를 흔들어 이번에도 건너 뛰고 말았다. 돔형 지붕을 한 봉스쿠스 시장 건물, 차이나타운의 일주문도 지나쳤다. 오래된 골목은 고풍스러움이, 새로 난 대로에는 세련된 예술감각이 곳곳에 묻어났다. 골목길을 지나며 고색창연한 건물이 나올 때마다 부러움이 일었다. 모름지기 역사가 있는 도시라면 이런 고풍스러움이 곳곳에 배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노틀담 대성당(Basilique Notre-Dame-de-Montreal)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성당이었다. 북미에서 가장 아름답고 장엄한 성당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솔직히 유럽에 있는 어느 성당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17세기에 처음 지어진 이 성당은 1829년에 다시 지어졌다. 밖에서 보기엔 69m 타워 두 개만 눈에 들어와 그리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 내부는 외관과 달리 엄청 화려했다. 우선 제단 배후에 있는 장식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 설교단이나 파이프 오르간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 화려한 장식, 색상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한 마디로 감동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유롭게 성당을 거닐며 구경을 하진 못했다. 이어폰을 건네받고 지정석에 앉아 무슨 레이저 쇼를 한 시간 하고 난 뒤에야 잠시 성당를 둘러볼 수 있었다.

 

 

  

 

대성당 앞 광장. 올드 시티의 중심지 노릇을 한다. 대부분의 올드 시티 투어는 여기서 출발한다.  

 

자크 카르티에 광장에 붙어있는 한 골목 안에선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다.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과 비슷한 분위기였으나 규모는 훨씬 작았다.

 

  

올드 시티를 여유롭게 걸으며 마주친 몬트리얼의 거리 풍경. 고색창연한 건물이 많아

몬트리얼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

 

노틀담 대성당에서 레이저 쇼를 보았다. 지정석에 앉아 성당의 역사를 들은 후에야 성당을 돌아볼 수 있었다.

화려한 내부 장식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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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3.12.04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사진기에 닮은 풍경들과 비슷한 풍경들이 많이 보여요!!!!!!! 몬트리올~ 저희도 짧은 시간안에 많이 보려고 했었는데, 날씨도 더웠던 터라...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다는.. 북미의 파리~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다채로운 노천까페들~ 그립네요 :)

  2. 보리올 2013.12.04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도 대륙 횡단하면서 몬트리얼에 들렀다 했지. 퀘벡과 더불어 프랑스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니 다음엔 시간을 내서 천천히 둘러보거라.

 

몽 트랑블랑은 북미 동부 지역에선 꽤나 유명한 스키 리조트라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누군가는 밴쿠버 인근의 휘슬러보다도 더 크다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정보였다. 트랑블랑 산의 해발 고도는 875m로 해발 2,160m의 휘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고, 슬로프 숫자나 길이, 낙차 등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래도 산악 지형이 많지 않은 캐나다 동부에서 이런 시설을 가진 스키장을 찾아 보긴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산자락에 자리잡은 단풍나무 덕분에 가을에도 이렇게 많은 인파를 불러모으니 그 입지 조건이 내심 부럽긴 했다.   

 

트랑블랑 호수(Lac Tremblant)로 내려섰다. 여기서 보는 단풍도 아름답긴 마찬가지였다. 눈길을 어디에 두어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니 모처럼 눈이 호강을 한다. 단풍과 어울린 마을도 예쁘긴 했지만 만산홍엽의 산자락이 내게는 더 아름답게 보였다. 사람들이 퀘벡 단풍을 왜 그렇게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지 이 자리에 서니 이해가 되었다. 웬만한 풍경엔 동요가 별로 없는 집사람도 연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눈과 가슴 속에 아름다운 풍경을 실컷 담았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차를 몰아 트랑블랑 호수 건너편에 있는 오텔 두락(Hotel du Lac)이란 호텔을 찾아갔다. 호수와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라 조망이 좋았다. 여기서 바라본 만산홍엽 산자락도 매우 아름다웠다. 넋을 잃고 바라보던 풍경 속으로 하얀 유람선 한 척이 들어와 유유히 호수를 가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구름이 낮게 깔려 산중턱 윗부분은 모두 구름에 가렸다는 것.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이 정도로 만족하라는 의미겠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 유명하다는 온타리오의 알곤퀸(Algonquin) 단풍도 불현듯 보고 싶어졌다.

 

 

트랑블랑 호수로 내려서 마을을 올려다보았다.

동화속 풍경이 과연 이럴까. 파스텔로 그린 듯한 마을이 만산홍엽 속에 다소곳히 자리잡고 있었다.

 

트랑블랑 호수와 단풍이 절묘한 배합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갈대까지 보태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호수를 벗어나 마을로 들어왔다. 어디를 가든 만산홍엽은 기본이었다.

 

두락 호텔에서 내려다본 호수 풍경과 그 뒤에 버티고 선 몽 트랑블랑. 아쉽게도 구름에 가려 그 정상은 볼 수가 없었다.

 

몽 트랑블랑을 벗어나자마자 무어 호수(Lac Moore)를 만났다. 여기 단풍도 어디에 내놔도 결코 빠지지 않을 것 같았다.

 

몽 트랑블랑을 빠져 나오며 327번 도로 상에 있는 다리에서 강가 풍경을 잡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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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1.25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풍이 화려하고 이쁘네요... 하지만 전 눈 덮힌 산을 배경으로 에머랄드 빛 호수가 있는 풍경이 더 마음에 듭니다... 푸른 색을 좋아하거든요...^*^

  2. 보리올 2013.11.25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궤벡 단풍은 캐나다에선 꽤 유명합니다. 에머랄드 호수 풍경이 더 좋다 하셨는데, 전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면 호수도, 단풍도 모두 좋습니다.

  3. 제시카 2013.12.02 1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여기 꼭가보고싶어요! 단풍이 이렇게 이쁘네요 화가들도 많이 와서 풍경화 그리고 갈거같아요 ㅎㅎㅎㅎ

  4. 보리올 2013.12.02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에 산다면 여기는 꼭 한번 가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단풍이 정말 압권이거든. 나중에 네가 아빠를 데리고 가면 안될까?

  5. 해인 2013.12.04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숨막히게(?) 아름다워요. 어떻게 저런 색깔을 낼수 있을까요? 예쁜 색깔들을 모아 캔버스에 찍어낸 유화같아요.... 너무 이뻐요. 벤쿠버에서는 볼수 없는 풍경이라 그런지 아름다움이 2배 4배 10배가 되네요!!!

  6. 보리올 2013.12.04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성이 풍부한 우리 딸이 보면 무척 좋아하겠다 생각했었는데 역시 그렇지? 캐나다에서 가을 단풍 여행지로 온타리오 알곤퀸과 이곳을 친다니 나중에 꼭 가보거라.

 

캐나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서슴없이 단풍을 드는 나라답게 캐나다는 단풍이 아주 유명하다. 오죽하면 국기에 빨간 단풍잎 하나를 떡하니 그려 넣었을까. 사실 메이플 로드(Maple Road)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게 들었다. 나이아가라부터 퀘벡 시티까지 세인트 로렌스(Saint Lawrence) 강을 따라 장장 800km가 이어진다는 단풍길. 단풍이라면 단연 여기가 최고라 해서 언젠가 가겠지 했는데 집사람 성화 덕분에 그 시기가 좀 빨리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메이플 로드 전구간을 달리지는 않았다. 그 가운데 단풍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몽 트랑블랑에서 하루 시간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2012 106, 집사람과 난 차체를 마구 때리는 빗방울을 헤치며 몬트리얼에서 몽 트랑블랑으로 향하는 117번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었다. 하필이면 우리 나들이 시점에 이런 폭우가 쏟아지다니 이러다가 땅에 떨어진 단풍잎만 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몽 트랑블랑이 가까워지면서 그 걱정이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가 서서히 그치면서 붉으죽죽하고 노르스름한 단풍이 도로 주변을 물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론적으로 여기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내 생애에 보기 힘든 아름다운 단풍을 보았기 때문이다.

 

몽 트랑블랑은 로렌시안(Laurentian) 고원지대에 위치한다. 몬트리얼에서 북서쪽으로 130km 떨어져 있다. 동명의 산자락에 그림같이 들어앉은 마을로 퀘벡을 대표하는 휴양지다. 가을엔 단풍, 겨울엔 스키로 사람들을 부른다. 몬트리얼에서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몽 트랑블랑에 도착했다. 마을로 다가서면서 동화 속에나 나오는 파스텔 풍의 마을이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 단풍이 정말 장난이 아니네. 옆에서 집사람의 들뜬 목소리가 들린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다는 미국 메인 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은 여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빈다곤 하지만 그래도 가장 인파가 많을 때는 단풍 시즌임이 분명했다. 엄청난 차량들이 몰려들어 주차장도 꽤나 붐볐다. 차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은 온통 만산홍엽에 둘러싸여 있었다. 빨강, 노랑, 오렌지 색의 단풍이 섞여 색깔도 울긋불긋 다양했다. 카브리올레(Cabriolet)라 불리는 곤돌라를 타고 어퍼 빌리지로 가기 위해 줄을 섰다. 무료로 태워준다는 이야기에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마을이 발 아래 내려다 보인다. 단풍 속에 자리잡은 마을이 진짜 동화 속에나 나오는 마을 같았다. 하늘에 구름이 많아 좀 유감이긴 했지만 그 덕분에 단풍이 더 진한 색깔을 뿜어내는 듯 했다.

 

위에는 카페와 음식점, 호텔이 늘어서 있고 그 가운데 공터에선 아이들이 인공암벽을 오르고 놀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여기 단풍은 아래보다 한 술 더 뜨는 기분이었다. 사람들로 소란한 광장을 벗어나 노랑색 단풍이 물씬한 숲길을 걸어 산을 올랐다. 그 좁은 산길에서 달리기를 하는 아이들도 만났다. 경치에 압도되어 시종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중턱까지 올라오니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트랑블랑 호수(Lac Tremblant)도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조그만 루지(Luge)에 몸을 싣고 아래로 내리꼳는 젊은이들이 커브를 돌며 괴성을 지른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곤돌라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마을 산책에 나서기로 했다.

 

몬트리얼에서 몽 트랑블랑으로 가는 도로에서 만난 단풍. 초입부터 범상치 않은 단풍 색깔에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몽 트랑블랑에 도착. 주차를 하고 곤돌라를 타는 곳으로 걸어갔다.

 

카브리올레 곤돌라 위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이만 하면 아름답다는 표현을 써도 허풍은 아닐 것이다

 

곤돌라에서 내렸더니 광장 주변으로 레스토랑과 카페, 호텔이 늘어서 있었고,

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인공암벽과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는 곤돌라를 타는 대신 산중턱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보단

단풍 숲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여기는 노란 색깔의 단풍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어느 초등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트레일을 달리고 있었다. 인솔교사는 학생들을 독려하며 그 뒤를 따른다.

너무나 밝은 학생들 표정을 보고 이런 게 진정한 교육 아닌가 싶었다.

 

산중턱에서 내려다 본 마을 풍경. 트랑블랑 호수 건너편으로 또 다른 단풍이 펼쳐져 있었다 

 

중력에 의존하는 루지가 쏜살같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제법 스피드가 있어 스릴이 있을 것 같았다.

 

호숫가를 둘러보기 위해 아랫마을로 내려섰다. 단풍에 둘러싸인 동화 속 마을을 여유롭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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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지기 2013.11.22 1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지니랜드 시골 버전 같군요 ^^

  2. 보리올 2013.11.22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디즈니랜드가 시골로 이사가면 이런 모습인가요? 한 수 잘 배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건물들에서 디즈니 냄새가 풍기네요.

 

퀘벡에서 노바 스코샤로 돌아오는 길에 뉴 브런스윅의 달하우지(Dalhousie)를 지나자, 도로표지판에 아카디안 해안도로(Acadian Coastal Drive)와 애팔래치아 루트(Appalachian Range Route)를 알리는 표식이 나온다. 아카디안 해안도로는 붉은 표지판에 하얀 불가사리를 그려 놓았다. 해안가에 정착했던 아카디언들의 삶의 흔적을 연결해 놓은 드라이브 코스로 뉴 브런스윅의 동쪽 해안을 따라 나 있다. 애팔래치아 루트도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퀘벡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뉴 브런스윅 주의 쿠시부구악(Kouchibouguac) 국립공원이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이 발음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 말은 원래 믹막(Mikmaq) 원주민들이 긴 파도의 강이란 의미로 쓰이던 말이었다. 뉴 브런스윅 주에 있는 두 개 국립공원 중 하나이다. 바다 쪽으로 길게 이어져 25km에 이르는 사구와 늪지가 잘 보전되어 있어 생태 탐방에 좋은 곳이다. 자전거를 타기에도 적합하다.

 

 

믹막 시더스(Migmac Cedars)와 솔트 마쉬(Salt Marsh)라는 트레일 두 곳을 찾아 갔다. 한데 2010년 겨울철 스톰으로 피해를 입은 것이 아직도 복구가 되지 않았는지 트레일을 폐쇄해 놓았다. 가는 데까지 들어가 보기로 했다. 트레일은 대부분 판자로 만들어 놓았는데 어디는 옆으로 기울고 어느 곳은 유실이 되어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

 

이 국립공원의 간판 격인 켈리스 비치(Kellys Beach)는 얕은 바다 위에 판자길을 만들어 놓아 쉽게 건너갈 수 있었다. 엄청 긴 사구 지역에 넓은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모래성을 쌓고 있는 아이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바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거기에 하얀 구름은 또 얼마나 낭만적이던지……. 푸르름이 넘치는 바닷가 풍경에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 지역에는 모래사장에 알을 낳아 번식을 하는 물새의 일종인 파이핑 플러버(Piping Plover)가 많다고 한다. 참새보다도 작은 이 새를 보호하기 위해 사구 일부 지역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얕은 바다에선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국인 교민들이 조개를 잡는다고 열심히 모래를 뒤지고 있었다. 국립공원 지역에서 조개를 잡아도 되는지 공연히 걱정이 되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일부러 몽튼(Moncton) 시내로 들어갔다. 첫눈에 들어온 올드 트라이앵글(Old Triangle)이란 아이리쉬 펍(Irish Pub)을 택했다. 난 이런 선술집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리쉬 펍을 좋아한다. 건물밖 파티오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실내는 한산했다. 우선 홍합 요리에 맥주를 한 잔씩 들이켰다. 저녁은 훈제 연어를 시켰는데 야채가 많이 나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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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플라잉카우 2013.02.06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겐 캐나다가 너무멀리있는듯합니다
    가보고싶지만...!!
    잘보고갑니다. 아직은 시작이라서...http://fortysomething.tistory.com 한번 방문,조언부탁합니다

  2. 보리올 2013.02.06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이하게 불혹을 이야기하는 님의 블로그에 다녀왔습니다. 꾸준히 하셔서 좋은 블로그 만드시기 바랍니다. 방문 고맙습니다.

 

포리옹 국립공원을 벗어나 가스페 명물 중 하나인 페르세 락(Perce Rock)을 보기 위해 차를 몰아 페르세로 갔다. 과거엔 작은 어촌이었던 이 마을은 풍화와 침식을 통해 자연이 만든 이 바위 덕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요즘은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도시로 변했다. 온 도시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았다.

 

페르세 락은 길이가 433m에 높이 88m의 크기를 가졌다. 마치 코끼리 한 마리가 바다로 드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큰 범선 한 척이 바다로 나가고 있는 듯 했다. 이 바위는 퀘벡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바위에 20m 높이의 아치형 구멍이 나 있어 더 유명해졌다. 1607년 캐나다 초기 탐험가 중 하나인 사무엘 드 샹플랑이 페르세라 이름을 지었다. 원래 페르세란 단어는 구멍이 뚫려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페르세 선착장은 길게 바다로 뻗어 있었다. 페르세 락을 보기에 더없이 좋은 지점이었다. 일몰 직전의 낮게 깔린 햇빛을 받아 붉게 물든 바위가 꽤나 신비롭게 보였다. 빛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선착장에는 고등어 낚시꾼과 구경꾼들이 섞여 사람들로 무척 붐볐다. 그런데 대부분 전문적인 낚시꾼이라기 보다는 낚시대를 빌려 재미로 하는 수준이었다. 고기를 낚아 올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쩌다 한 마리 낚아 올리면 주위의 부러운 눈초리를 받는 그런 식이었다.

 

 

 

 

페르세에서 좀 떨어진 바닷가 캠핑장에서 야영을 했다. 페르세 구경을 한다고 저녁이 늦었다. 장작을 태운 잔불에 소고기 스테이크를 구워 와인 한 잔 곁들이는 여유도 부렸다. 하늘엔 별들이 총총하고 바다 건너 가스페 반도에선 등대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이런 날은 비박을 하는 것이 훨씬 낭만적일 것 같았다. 원두막처럼 지붕이 있는 데크 위에 잠자리를 마련했다. 땅으로 쏟아지는 별들을 가슴에 담으며 잠을 청했다. 한 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는 피에 굶주린 모기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밤새 얼마나 헌혈을 했는지 머리가 울퉁불퉁해졌다.

 

 

 

다음 날 아침, 페르세 락을 바로 곁에서 볼 수 있다는 전망대를 찾았다. 그 입구에 조그만 매표소를 지어놓고 1불씩 입장료를 받는다.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페르세 락을 볼 수가 있었다. 전망대 아래로 내려서면 페르세 락으로 연결되는 바닷길로 다가설 수가 있었다. 썰물에만 수면 위로 길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는 그 길을 볼 수도, 걸어갈 수도 없었다.  

 

페르세 락 건너편에 마치 고래등처럼 생긴 섬 하나가 있었다. 보나벤처(Bonaventure)라 불리는 이 섬은 수십 만 마리의 부비새(가넷)가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배를 타고 서식지까지 다가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갈 길이 바빠 그냥 페르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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