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리팩스의 유명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로열 노바 스코샤 인터내셔널 태투(Royal Nova Scotia international Tattoo)를 보기 위해 아이스하키 경기가 주로 열리는 스코샤은행 센터로 갔다. 1979년부터 시작해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태투 공연은 군악대나 의장대 같은 밀리터리 공연팀뿐만 아니라 민간 공연팀도 참여를 시키고 있어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세계 각국에서 초청한 공연팀도 많아 일종의 국제 행사인 셈이다. 예전보다 내용 면에서 훨씬 다양하고 드라마틱해졌다는 평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나라 태투 공연과는 구별이 된다. 아무래도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로열 에딘버러 밀리터리 태투가 유명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핼리팩스 태투도 에딘버러에 비해 명성은 좀 뒤지지만 규모는 대단한 편이다. 20065월부터는 핼리팩스 태투 행사에 로열이란 명칭을 쓸 수 있도록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윤허를 받았다.

 

태투의 기원은 좀 의외였다. 군악대나 의장대, 공연팀이 펼치는 공연을 일컫는 태투는 네덜란드 말 두덴탑투(doe den tap toe)에서 뒤에 두 단어를 차용했다. 두덴탑투를 우리 말로 해석하면 맥주 따르는 수도꼭지를 잠가라라는 의미다. 17세기 네덜란드에 주둔하던 영국군 기지에서 영외에 있는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병사들을 급히 불러들이기 위해 드럼을 이용한 귀영 신호에서 유래되었다. 요즘엔 음악에 맞춰 행진하는 군대의 분열 의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핼리팩스 태투에 소개된 공연도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가 어렵다. 많은 공연팀이 화려한 복장을 하고 나와 밝은 조명 아래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어찌 보면 비슷한 내용도 있는 것 같았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하는 백파이프와 하이랜드 댄스는 노바 스코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다시 보니 그 수준이 달랐다. 그래도 압권은 마지막에 펼쳐진 대규모 군악 퍼레이드가 아닐까 싶다. 두 시간 반에 걸친 온갖 공연에 눈이 무척 즐거웠다.

 

       

핼리팩스 태투 공연이 펼쳐진 스코샤은행 센터

 

 

 

 

 

 

 

 

 

 

 

 

 

 

 

 

 

 

각종 공연이 쉴 틈도 없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화려하고 절도가 넘치는 공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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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크와콩나무 2019.10.01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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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원픽 One Pick 2019.10.02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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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 관문도시인 핼리팩스(Halifax)는 인구 40만 명을 가진, 아틀랜틱 캐나다(Atlantic Canada)에선 가장 큰 도시다. 인구가 만 명이 넘는 도시가 흔치 않은 지역이라 인구 40만이면 대단한 규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아틀랜틱 캐나다라고 하면 대서양을 면한 다섯 주 가운데 퀘벡을 제외한 네 개 주, 즉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노바 스코샤(Nova Scotia), 뉴 펀들랜드(Newfoundland)를 통칭하는 말이다. 노바 스코샤는 라틴어로 뉴 스코틀랜드(New Scotland)란 의미다. 면적은 남한의 절반 조금 넘는데, 캐나다에선 두 번째로 작은 주다. 인구 역시 92만 명으로 온타리오나 퀘벡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오랜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어 여길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다고 뭔가 사람을 확 끌어들이는 특출난 관광 자원이나 컨텐츠가 있는 곳은 아니다.

 

사실 난 핼리팩스 외곽에 있는 도시에서 3년이란 시간을 살았던 적이 있다. 관광객처럼 핼리팩스란 도시를 열심히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그들보다 핼리팩스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는 많은 편이었다. 핼리팩스 도심은 걸어다녀도 좋을 정도로 크지가 않다. 1749년에 영국군 기지로 설립된 역사 도시라 그런지 도심에 있는 건물들은 꽤 고풍스럽다. 발길 닿는 대로 도심을 돌아다니다 보면 필시 워터프론트에 닿는다. 바닷가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인만큼 여름철에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천천히 걸어도 한두 시간이면 산책을 마칠 수 있다. 바닷가에 있는 펍(Pub)에서 생맥주 한 잔 즐기는 여유를 권하고 싶다. 특히 매리어트 하버프론트 호텔 옆에 있는 로워 데크(Lower Deck)의 야외 파티오에선 맥주 한 잔 마시며 라이브 음악과 춤을 즐길 수도 있다.

 

핼리팩스 도심을 알리는 멋진 표지판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핼리팩스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알렉산더 키스(Alexander Keith’s)란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유명한 핼리팩스 블루어리 파머스 마켓(Halifax Brewery Farmers’ Market)

 

 

로워 데크의 파티오에서 맥주를 마시며 라이브 음악과 춤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핼리팩스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워터프론트를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워터프론트를 따라 걷다 보면 핼리팩스 항 가운데 떠있는 조지스 섬(Georges Island)도 눈에 들어온다.

 

다섯 어부란 의미의 파이브 피셔맨(Five Fishermen)에서 각종 음식에 따라 다른 와인이 서빙되는

프라이비트 다이닝(Private Dining)주정부로부터 대접받았다.

 

 

핼리팩스와 다트머스(Dartmouth)를 연결하는 맥도널드 다리(Macdonald Bridge)

 

 

 

핼리팩스에서 처음 묵었던 프린스 조지 호텔(Prince George Hotel). 한국과 캐나다 국기가 방에 비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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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과 둘이서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은 내가 큰 맘 먹고 끝까지 읽은 영문소설 <Latitude of Melt> 때문이었다. 이 책은 노바 스코샤 태생의 작가, 존 클락(Joan Clark)이 세인트 존스(St, John’s)에 정착해 2000년 출간한 것이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에서 살아남은 한 여자아이의 일생을 그렸다. 오로라란 이름의 아이는 어부 가족에 입양되어 드룩(Drook)이란 마을에서 성장했고, 등대지기와 결혼해선 케이프 레이스(Cape Race)에서 아이 둘을 낳아 키웠다. 이 케이프 레이스는 실제로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면서 보낸 조난신호를 처음으로 잡았던 육상기지였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이 책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것이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핼리팩스에서 포터(Porter) 항공편을 이용해 세인트 존스(St. John’s)로 날아갔다. 포터 항공은 사실 처음 타보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캐나다 동부에 많이 취항하는 포터 항공은 규모 면에선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70인승 프로펠러 항공기에 올랐다. 포터 항공은 국내선임에도 기내 서비스로 맥주나 와인을 제공한다. 다른 항공사에선 적어도 6불은 받을 것이다. 밤늦게 도착하는 비행기인데도 무슨 이유인지 40분이나 연착을 했다. 공항에서 렌트카를 받았다. 600km밖에 뛰지 않은 새차라 기분이 좋았다. 세인트 존스 시내에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아침에 호텔을 나와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어느 정도 경사를 오르자, 세인트 존스 시내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색깔을 가진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안개에 가려 겨우 형체만 식별할 수 있었다. 바다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 안개가 짙은 지역이라고 들었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그래도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새로 지은 등대와 옛 등대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선물 가게나 다른 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다. 꽃피는 5월인데도 여긴 관광 시즌이 되기엔 너무 이른 모양이다.  

 

아발론 반도 남서쪽으로 향하는 10번 도로(Route 10)를 타고 남으로 이동했다. 내비나 지도의 도움없이 감으로 10번 도로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먼저 페리랜드(Ferryland)부터 들렀다. 1621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니 캐나다 여타 지역과는 생성연대가 완전 다르다. 황량한 해안가에 집 몇 채 있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지 배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차를 세우고 빨간 등대가 서있는 곳까지 걸어 들어갔다. 여기도 온통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빨간 등대만 겨우 식별할 수 있었다. 여름철이면 이 등대에서 바구니에 넣어 파는 피크닉 런치(Picnic Lunch)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이 마저도 문을 열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공짜로 나온 맥주 한 캔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내선에선 이런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인트 존스는 도심 전체가 형형색색의 페인트를 칠한 건물과 주택들로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형상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도시다. 첫날은 그냥 맛보기로 그 일부를 보았을 뿐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세인트 존스에서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데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곤 우리 앞에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았다.

 

10번 도로는 아일랜드 이주민들의 고단한 숨결과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라 아이리쉬 루프 드라이브(Irish Loop Drive)라고 불린다.

 

 

 

 

 

 

 

 

  페리랜드는 인구 465명을 가진 조그만 어촌 마을이다. 하지만 해안 구릉위에 빨간 등대가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그 등대에서 파는 피크닉 런치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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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10.10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미스터리 영화에 나올듯 한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5월이래도 꽤 추웠을 것 같아요..

    • 보리올 2014.10.11 0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뉴펀들랜드는 늘 안개도 짙고 대지도 황무지로 덮여 있으니 으스스한 분위기를 느낄만 할 겁니다. 그래도 전 그런 풍경에 마음이 편하던데요.

  2. justin 2014.11.10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동차로 캐나다 횡단을 했지만 뉴펀들랜드를 앞에 놓고 노바스코샤에서 다음을 기약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아무래도 일정상 페리를 타고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너무 길었습니다. 아버지 블로그를 통해서 그 아쉬움을 달래야겠습니다.

    • 보리올 2014.11.10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 그때 뉴펀들랜드까지 갔더라면 완벽한 캐나다 대륙 횡단이었는데 말이다. 나중에 나를 데리고 한번 더 하라는 신의 계시 아니겠냐?

 

세인트 존은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주도인 프레데릭톤(Fredericton)보다도 크다. 세인트 존 자체 인구는 7만 명이라 하지만 광역으로 치면 12만 명에 이른다. 이 정도 인구로 한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다니 우리 개념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세인트 존은 1785년 미국 독립전쟁에 반대한 국왕파(Loyalist)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번영을 이뤘다. 그 해에만 모두 11,000명이 들어왔다고 하니 당시 인구로 따지면 엄청난 유입이다. 이 도시를 로얄리스트 시티라고 부르는 이유도, 당시 로얄리스트들의 이동 경로를 연결해 로얄리스트 트레일이라 부르는 것도 모두 이에 기인한다.

 

이 도시를 캐나다 가장 동쪽에 있는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aint John’s)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도시는 이름이 비슷할 뿐, 엄연히 다른 도시다. 그래서 세인트 존 시의회에서는 1925년 세인트 존스와 혼동을 막기 위해 ‘St. John’이라 축약해 쓰지 않고 ‘Saint John’이라 표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 혼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 인근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이 지역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았고 길거리에 세워놓은 목조상도 많았다. 마켓 스퀘어에는 또한 현대적인 쇼핑몰과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무스헤드(Moosehead)란 맥주가 생산되는 곳도 여기다. 가끔씩 마셨던 맥주가 여기서 생산된다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처음엔 핼리팩스에서 맥주를 만들다가 1917년 핼리팩스 대폭발 이후 세인트 존으로 장소를 옮겨 무스헤드란 브랜드를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트리니티 교회를 들렀다가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멕시코 식당을 찾았다. 타코 피카(Taco Pica)란 식당이었는데, 세인트 존에선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다. 멕시코 스타일의 내부 장식이 먼저 눈에 띄었다. ‘Where to eat in Canada’에 소개된, 그리고 2008년 프로그레스(Progress) 지에 동부 지역 최고 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식당치고는 너무 한산해 보였다.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검정 콩이 들어간 타코를 시켰는데 맛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세인트 존 도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빅 핑크(Big Pink)라 이름 붙인 핑크빛 2층 버스였다.

핑크빛 색상이 도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가 도심에 등장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는 워터프론트에선 마침 비치 발리볼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켓 스퀘어 주변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했다.

특히 바버스 제너럴 스토어(Barbour’s General Store)란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 가게는 원래 여기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던 건물을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과 회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다 한다.

 

 

마켓 스퀘어에 있는 알 하우스와 세인트 존에서 생산되는 무스헤드 맥주

 

 

 

 

 

세인트 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조각공원이었다.

약간은 해학적 분위기를 풍기는 조각상들이 도심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대화재로 소실된 트리니티 교회를 1880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세인트 존에서 모처럼 멕시코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간 타코 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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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두 도시를 착각했었어요...뉴 브런스윅과 뉴펀들랜드가 다른 주인지 몰랐었거든요...ㅜㅜ
    테잌어웨이도 아닌 식당이 종이컵을 쓰다니~품위없어 보이잖아요..
    한국 대도시 웬만한 동 인구도 10만이 넘을텐데요....^^

    • 보리올 2014.04.16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도시의 이름이 워낙 비슷해서 여기 사람들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지요. 전부 50개 정도가 될 겁니다.

 

이런 것도 여행이라 하면 실소를 머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 본다면 집을 떠나는 것이 모두 여행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 집사람과 여행을 함께 하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밖으로 나도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집사람 성격에다 둘의 여행 스타일이 너무나 달라 보통은 나 혼자서 산에 오르거나 오지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노바 스코샤에 살면서 해가 바뀌기 전에 아이들이나 보겠다고 밴쿠버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우리 둘만의 이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집사람을 동행하기는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밴쿠버에서 며칠을 보내고 노바 스코샤로 돌아가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토론토에서 발목이 잡히게 되었다.

 

토론토 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려 핼리팩스행 게이트를 찾아갔더니 핼리팩스 지역에 엄청난 눈폭풍(스노스톰)이 불어 모든 항공편이 취소된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에어 캐나다에서 제공한 호텔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토론토 날씨도 장난이 아니었다. 영하 13도라는 기온은 그렇다 치더라도 바람이 쌩쌩 불고 눈발이 세차게 날려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웠다. 토론토 공항 근처에 있는 크라운 플라자(Crowne Plaza) 호텔에 진을 치고 식사를 하거나 맥주를 축내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집사람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일정 차질로 빚어진 짜증과 걱정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었다. “우리 신혼여행 온 것 같지 않아요?”하는 소리에 말이다.

 

핼리팩스로 가는 비행기는 다음 날 오후 늦은 시각에 출발하는 것으로 잡혔다. 아침 일찍 공항으로 나가 짐을 부치고 남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고민하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토론토 시내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돌아오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일부러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지도에서 대충 눈대중으로 찍은 우리의 목적지,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까지는 무사히 갔다. 마침 특별전으로 중국 진나라 병마용 전시가 있었지만 거기선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그저 길 건너편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곤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방문한 토론토 여행이 너무 싱겁게 끝나긴 했지만 이번에는 이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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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C-eh 2014.04.05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는 동네가 누군가에겐 이런 추억이 있는 여행지네요.

    • 보리올 2014.04.05 1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기치 못한 사유로 낯선 곳에서 하루를 묵는 의외성이 있었지요. 당시는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니 모두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