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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은 매력이 넘친다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3. 12. 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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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군산이란 도시가 좋다. 도시 규모도 적당하고 조금은 퇴락한 듯한 도시 모습에서 정겨움을 많이 느낀다. 그 오래된 일본식 가옥을 깡그리 때려부수지 않고 조금씩 고쳐 쓰고 있다는 것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 나라가 주권을 잃고 일본에 강점당한 것은 분명 수치스런 일이지만, 일본 통치도 우리 나라 역사의 일부분이다. 옛 일본의 잔재를 없앤다 해서 그것이 우리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통해 일본의 만행과 수탈을 알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경각심을 주어야 한다. 서울에 사는 후배들이 저녁에 차를 가지고 내려온다 해서 나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군산으로 먼저 내려갔다. 시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발길 닿는대로 군산의 명소 몇 군데를 돌아볼 생각이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내항 근처에 있는 진포해양테마공원과 근대문화유산거리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딱히 무엇을 보겠다 정해 놓진 않았지만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옛 군산세관부터 찾아간다. 이 근방이 과거 군산의 중심지였고, 일제 시대에는 미곡 반출로 분주했던 곳이었다. 붉은 색 벽돌이 세관 건물의 기품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 길거리에서도 일본식 가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건물도 적당히 낡아 오히려 보기가 좋았다. 잘만 보존하면 이런 일본식 가옥도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 거기엔 역사가 살아 숨쉬지 않는가. 시멘트와 철골로 만든 고층건물보다 효율이나 편의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도심의 정취야 이게 백번 낫지 않은가 말이다.

 

 

 

 

 

 

 

일본식 전통 가옥으로 유명한 히로쓰 가옥을 찾아갔다. 목조 2층 건물인 이 집의 정식 명칭은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라 하던데, 우린 그냥 일본 가옥이라 불렀다. 이 집 주인이었던 히로쓰는 포목상을 해서 큰 돈을 번 사람이었다고 한다. 집안으로 들어가 정원부터 둘러 보았다.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 놓았다. 자연을 자기 집안에 들여 놓은 느낌이랄까.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가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실내도 들어가 보았다. 방바닥은 다다미가 깔려있고 문은 대부분 미닫이 문이었다. 복도가 길게 이어져 있는 것도 우리 방식과는 달랐다. ‘장군의 아들타짜란 영화를 여기서 찍었다 해서 다시 한 번 눈길이 갔다.

 

 

 

 

 

 

후배들 두 부부가 차를 가지고 군산으로 내려왔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두 번인가 갔었던 군산횟집이 떠올랐다. 이 집도 군산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군산항 바닷가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로 모든 층을 횟집으로 쓰고 있었다. 1층은 수족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엄청 컸다. 이 식당은 1982년 개점한 이래 부지기수로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모양이다. 종업원의 의견을 물어 광어회를 시켰다. 자연산인지, 양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처럼 군산 바닷가에서 맛보는 싱싱한 생선회와 소주 한 잔에 모두들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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