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블레이에서 빠져나와 그 반대편에 있는 소수스블레이(Sossusvlei)로 향했다. 빤히 눈에 들어오는 거리라 걸어가자고 했지만 땡볕이 너무 강해 금방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은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니 말이다. 차량 몇 대가 세워져 있는 주차장에서 그늘을 찾아 숨 먼저 돌려야 했다. 블레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 또한 사구로 둘러싸인 물웅덩이에서 물기가 모두 사라진 후 소금기와 점토질만 남아 있는 곳이었다. 데드블레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긴 나무들이 살아있어 그늘을 만들어주고 붉은색 일색의 사막에 부분적이나마 푸른 색을 입혔다는 차이라고나 할까. 블레이를 더 잘 보기 위해 빅마마 듄(Big Mama Dune)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푹푹 빠지는 모래를 걸어 고도를 올리기가 생각보단 쉽지 않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소수스블레이도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다. 둥근 궤적을 그리는 빅마마의 유연한 몸매, 붉은 모래사막 속에 색깔이 약간 다른 미색이 숨어있는 것이 그래도 눈에 들어왔다. 뜨거운 사막 열기와 땡볕에 지쳤는지 몸이 힘들단 신호를 보낸다. 물도 모두 떨어졌다. 차를 몰아 캠핑장으로 철수했다. 아침엔 꽤 붐볐던 사구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진 사람 그림자를 찾기가 힘든 이유도 모두 그 때문일 것이다. 에어컨도 없는 캠핑장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 시켜 놓고 후덥지근한 날씨와 싸우며 또 몇 시간을 버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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