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에서 안나푸르나 산군과 마차푸차레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은 아무래도 사랑코트(Sarangkot)가 아닐까 싶다. 포카라 어느 곳에서라도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바라볼 수가 있지만, 해가 뜨는 이른 새벽에 사랑코트에 올라 멀리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산군의 모습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그 산군 왼쪽으로 잘 찾아보면 안나푸르나 주봉보다도 높은 세계 7위봉 다울라기리(Dhaulagiri, 8,167m)도 보인다.
사랑코트 전망대의 해발 고도는 1,592m. 포카라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져 있어 그리 멀지는 않다. 포카라에서 걸어오르는 미니 트레킹 코스로도 알려져 있지만 일출을 보려면 새벽 일찍 올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 우리도 전날 택시를 예약해 놓은 덕분에 새벽 5시에 정확히 숙소를 출발할 수 있었다.
어둠을 뚫고 사랑코트에 오르는 차량들이 의외로 많았다. 모두들 우리와 비슷한 생각에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가끔 두 발로 직접 걸어오르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사랑코트에 숙소를 잡은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도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엔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들로 넘쳐났다. 날씨가 좀 춥기는 했지만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붉게 떠오르던 장엄한 태양이 서서히 둥그런 모양을 다 드러내자, 낮게 깔린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가 우리를 향해 인사를 한다. 참으로 황홀한 장면이다. 이 맛에 이른 새벽부터 사랑코트에 오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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