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말리엔보르 궁전(Amalienborg Palace)에서 도로 하나 건너면 프레데릭스 교회(Frederiks Kirke)가 나온다. 왕궁 광장에서도 쉽게 그 존재를 알아볼 수 있다. 18세기 중엽에 로코코 양식으로 설계했으나 실제는 150년 후인 1894년에 완공되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녹색 돔이 꽤 멋있게 다가온다. 때로는 마블 교회(Marble Church)라 부르기도 한다. 초기 설계에는 대리석을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건축비 부족으로 대리석을 대신해 석회암을 많이 썼다는 이야기다. 교회 안으로 들어섰다. 12사도를 묘사한 12개의 석주가 있었고, 돔 장식이 아름다웠다. 밖에서 보는 돔도 멋있지만 실내에서 바라보는 돔 장식도 일품이었다. 천정을 장식한 프레스코화도 인상적이었다. 1536년부터 국교를 개신교인 루터교로 정했는데, 이 교회는 아이러니하게도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을 본따 돔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톨릭 대성당 같은 느낌이 난 모양이었다.
프레데릭스 교회를 나와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니 디자인 박물관(Design Museum Danmark)이 나왔다. 덴마크가 실용디자인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섰다. 이 디자인 박물관은 1757년에 지어진 프레데릭 병원 건물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주로 가구와 일상용품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작품이 많다고 하는데, 그 분야에는 큰 관심은 없어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키오스크에서 커피와 스낵을 사서 정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박물관 앞뜰에 전시된 의자와 야외 정원에 설치된 일부 작품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디자인 박물관을 나와 발길 닿는대로 도로를 따라 걷다가 몇 개의 교회 건물을 지나쳤고, 멋진 벽화가 그려진 학교 건물도 지났다. 도시 전체가 고풍스럽기도 하지만 여기저기 디자인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평범한 교회 건물이나 벽화도 남달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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