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Latvia)의 수도 리가(Riga)는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발트 3국에서는 가장 큰 도시로 꼽힌다. 인구는 63만 명에 이른다. 구시가지라 불리는 리가 도심은 중세 유럽풍의 고풍스러움을 잘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주옥같은 공원과 도심의 화려한 건물이 잘 어우러져 생각치도 못 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우선적으로 리가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두 개의 건축물을 둘러보기로 했다. 세인트 피터스 교회(Saint Peters Church)는 리가 도심의 스카이라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루터교 교회다. 13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발트 3국에선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교회 내부 장식은 정갈하면서도 소박해 마음에 들었다. 마침 무슨 콘서트를 준비하는지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뮤지션도 있었다. 첨탑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72m 높이의 전망대로 올랐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리가 도심이 꽤 아름답게 다가왔다.
시청 광장 인근에 있는 블랙헤드스 하우스(House of the Blackheads)로 발길을 돌렸다. 검은 머리들의 집이라 해서 무채색의 우중충한 건물이 떠오르지만 실제는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현란하면서도 어딘가 세련된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났다. 왜 리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불리는지 알 수가 있었다. 133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상인들이 회합과 축제를 벌이고 창고로도 쓰던 공간이었다가 15세기부터 리가에서 생활하던 미혼의 상인이나 선주, 외국인이 조직한 길드가 숙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블랙헤드라는 길드는 얼굴이 검은 세인트 모리셔스(St. Mauritius)를 수호신으로 삼았었고, 현관문 양쪽에 세인트 모리셔스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이 건물을 지키고 있다. 1941년 독일과 소련의 폭격으로 허물어졌는데 설계 도면이 살아 있어 1999년에 재건축을 마치고 다시 오픈했다고 한다. 지금은 주로 전시장이나 콘서트 홀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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