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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2>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3. 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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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말 베이스 캠프를 출발하면서 마칼루 영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고비를 넘어서자 마칼루의 모습이 우리 눈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마칼루와 헤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 하산 일정에서는 더 이상 마칼루를 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대원들은 섭섭함이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나만 홀로 마칼루를 짝사랑했나? 다들 부담없는 하산길이라고 발걸음이 가벼웠다.

 

반대편에서 한 무리의 산악인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산악인 블라디슬라브 테르쥴(Vladyslav Terzyul)의 추모 동판을 설치하기 위해 마칼루 베이스 캠프로 오르는 그의 가족, 친구들이었다. 그는 3년 전 마칼루를 올라 8,000m 14좌를 완등하고 하산하던 길에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었단다. 한 대장에게 14좌 완등 기록을 적은 티셔츠를 하나 건넨다. 나중에 기록을 찾아보았더니 그는 시샤팡마 등정 기록에 시비가 걸려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포터들이 짐을 내려놓고 갈길을 멈췄다. 당말의 매점 주인이 장작값을 주기 전에는 못간다 길을 막은 것이다. 19명의 포터들이 나흘을 묵으며 장작을 가져다 불을 피웠는데, 그 대금으로 7,700루피를 청구한 것이다. 그것은 로지 주인과 포터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우리는 한 발 물러섰다. 대책없이 시간을 끌다가 결국은 포터들이 얼마씩 돈을 걷어 로지 주인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를 봉으로 봤던 로지 주인은 우리에게 바가지 씌우려다 닭 쫓던 강아지 꼴이 된 것이다. 어떤 물품이던 외국인과 현지인에게 받는 금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양리 카르카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강가에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야영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먼저 도착한 포터들이 풀밭을 기면서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기에 뭐하는 것이냐 물어 보았다. 그들이 찾는 것은 바로 동충하초. 한 대장이 그들이 잡은 동충하초를 몇 개 사서 나에게 하나를 준다. 한 개에 20루피씩 주었다 한다. 내 생애 처음으로 동충하초라는 것을 보았다. 상행 구간에 만났던 도마가 여기에 올라와 있었다. 기막히게 돈 냄새를 잘 맡는다 감탄을 했다. 그래서 나도 도마에게 럭시 한 잔을 팔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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