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남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마을, 비크(Vik)에 닿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꺽어 레이니스파라 검은 모래 비치 (Reynisfjara Black Sand Beach)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2016년 정초에 방영한 <꽃보다 청준>에도 나왔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해변으로 들어섰다.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변은 온통 검은 모래로 이루어졌고, 그 길이도 굉장했다. 화산암이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침식되고 마모된 결과 이렇게 검은 모래로 변한 것이다. 한 눈에도 검은 모래와 하얀 파도의 대조가 인상적이었다.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의 위세가 엄청났다. 얼떨결에 파도에 휩쓸려 생명을 잃는 일도 가끔 있다고 한다. 그래서 파도를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여기저기 보였던 모양이다.
이 비치를 유명하게 만든 존재는 검은 모래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왼쪽 산악 지형을 구성하고 있는 현무암 주상절리고, 다른 하나는 레이니스드란가르(Reynisdrangar)라 불리는 촛대바위다. 현무암질 용암이 급속히 식어 만들어진 육각형 주상절리는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어 감회가 깊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 윗부분은 바닷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듯했다. 조금 더 돌아가면 조그만 동굴이 나온다. 머리 위에 펼쳐진 주상절리의 단면을 코 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촛대바위는 스칸디나비아 신화와 연결되어 있었다. 트롤(Troll)이란 괴물 둘이 배를 제때 해변에 올리지 못하고 아침을 맞아 배가 돌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우리 눈에 보이는 촛대바위는 그때 침몰한 배의 돛대라고 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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