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트레킹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그리고 랑탕 트레킹을 꼽는다. 그만큼 인지도나 유명세에서 앞서는 곳이다. 처음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서는 동생을 데리고 어디를 갈까 고민했지만 결론은 금방 났다. 바쁜 회사 생활로 오래 사무실을 비울 수 없는 동생의 입장을 고려해 가장 짧은 코스인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택한 것이다. 해발 고도도 다른 곳에 비해 부담이 적은 4,130m에 불과하다. 신체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반인도 고산병에 대한 걱정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히말라야 트레킹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도하는 코스가 대개 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다. 이를 줄여서 보통 ABC라 부르기도 한다. 안나푸르나에는 남면과 북면에 각각 베이스 캠프가 있는데 정상에 도전하는 원정대는 주로 북면으로 간다. 물론 안나푸르나 남벽을 타려면 당연히 남면 베이스를 이용하지만 워낙 난코스라 원정대가 그리 많지 않다. 트레킹은 모두 남면 베이스로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코스엔 지나치는 마을마다 로지가 많아 어디에서나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야영이나 취사 부담이 없어 너무 편하게 다녀오는 것 아닌가 싶어 내심 불안하기도 했다.

 

카트만두에 도착해 비자 수속을 밟았다. 과거엔 길게 줄을 서서 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는데 이번에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더구나 난 지난 봄에 받은 비자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수수료 30불을 되돌려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네팔도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주 산꾼 박정헌 대장을 공항에서 만났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이다. 공항에 마중나온 장정모에게서 포카라로 가는 국내선 티켓을 받았다. 고맙게도 집에서 김밥을 준비해 왔다. 포카라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국내선 청사에서 박대장과 같이 나눠 먹었다.

 

포카라행 20인승 경비행기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 날씨가 맑아 설산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포카라로 갈 때 비행기 오른쪽 좌석에 앉으면 이렇게 안나푸르나 연봉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포카라 공항에서 미리 도착해 있던 포터를 만났다. 이름이 누리라 했던 것 같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고 나야풀(Nayapul)까지 가자고 흥정을 벌였다. 택시 표식과 미터기가 없는 것을 보아선 무면허 택시임이 분명하다. 1,000루피에 합의를 보았다. 달리는 택시 차창을 통해 붉게 물든 마차푸차레를 볼 수가 있었다.

 

날이 금방 어두워지면서 마차푸차레도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둠을 달려 나야풀에 도착했다. 허름한 매점에서 식빵과 콜라로 일단 허기는 면했다. 나야풀에 있는 로지는 시설이 별로라 비레탄티(Birethanti, 1,025m)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로지를 잡고 허기진 배를 채웠다. 트레킹 첫날이라 누리를 불러 우리 식탁에서 밥을 먹였더니 이것도 외국인 가격을 받는다. 혹시가 역시가 되었다. 모디(Modi) 강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방에 들어 책을 읽다가 저녁 9시가 넘어 조금 일찍 잠을 청했다. 꽤나 피곤했던 모양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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